바룩서 / 예레미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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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외경”으로 분류되는 책들 중 여덟 번째로 <바룩서, Baruch>와 <예레미야의 편지, Epistle of Jeremiah>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바룩서>는 그 서두에서 이 책을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1)  <예레미야의 편지>는 또한 그 서두에서 이 편지를 예레미야 선지자가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권 모두 예레미야와 바룩 당시에 그들에 의해 기록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그 당시보다는 훨씬 후대에 기록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두 권 모두 유대인의 히브리어 성경에는 결코 포함되지 않았으며, 히브리어로 현존하는 필사본도 전혀 없다.

  학자들이 <칠십인역>이라고 부르는 헬라어 구약 필사본들에는 5장으로 되어 있는 <바룩서>와 1장으로 되어 있는 <예레미야의 편지>가 서로 별개의 책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제롬의 라틴어 번역본인 <라틴 벌게이트>는 이 두 권을 하나로 묶어 놓고서 <예레미야의 편지>를 <바룩서>의 제6장으로 분류했다. <킹제임스성경>(KJV) 초판에서 초기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을 따라 “외경”에 해당하는 책들을 따로 모아 구약 정경 다음에 첨부해 놓았을 때, KJV 번역진 역시 <라틴 벌게이트>의 분류를 따라서 그 두 권을 하나로 묶어 놓았다.

  본 글에서 <예레미야의 편지> 구절을 인용할 때는 KJV 번역진이 따랐던 분류 기준대로 그 편지를 <바룩서>의 제6장으로 표기하도록 할 것이다.



1. <바룩서>와 <예레미야의 편지>의 내용 



  “외경”인 <바룩서>는 다음과 같은 줄거리의 배경 설명으로 시작한다(바룩 1:1-9).



  이 책은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바빌론에서 기록한 것인데, 때는 예루살렘이 칼데아인들에게 함락된 지 5년째였다. 바룩은 이 말씀을 여호야킴왕의 아들 여코냐와 사로잡혀간 백성들 앞에서 낭독했는데, 그들은 울고 금식 기도하며 또 모금을 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사장과 백성들에게 보냈고, 바룩은 요시야왕의 아들 시드키야가 만든 성전 기명들을 돌려받아 유다 땅으로 보냈다.



  그리고 사로잡혀간 자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자들에게 요청한 내용이 그 뒤에 짤막하게 나오는데(바룩 1:10-14), 모금하여 보낸 그 돈으로 제물을 사서 하나님께 바치고 바빌론 왕들과 자기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요청과, 이 책을 성전에서 낭독하고 그 내용대로 고백을 드리라는 요청이다. <바룩서>에서 그 뒤에 이어지는 모든 내용은 이스라엘 민족의 죄들을 참회하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와(바룩 1:15-3:8),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권고와 명령과 위로의 메시지다(바룩 3:9-5:9). 바로 이것들을 낭독하고 고백드리라고 요청한 것이다.

  <예레미야의 편지>는 “예레미야가 바빌론에 사로잡혀간 자들에게 전하려고 보낸 편지의 사본”이라는 짧은 소개말에 이어, 그들이 바빌론에서 접하게 될 우상을 섬기지 않도록 권고하는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우상의 무능함과 우상 숭배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2. <바룩서>와 <예레미야의 편지>가 성경으로서 부적절한 이유들 



  A. 위조의 증거들

  “외경”인 <바룩서>는 그 표현들 속에 구약 정경인 <다니엘>의 내용을 참조하여 기록했음을 보여 주는 흔적들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바룩서>의 저자가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아님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된다. 다음은 그러한 사례들이다.



  『그리고 바빌론 왕 느부캇넷살의 생명과 그의 아들 벨사살의 생명을 위하여 기도하되, 그들의 날들이 땅 위에서 하늘의 날들과 같게 되도록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주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우리의 눈을 밝히실 것이며, 우리는 바빌론 왕 느부캇넷살의 그늘과 그의 아들 벨사살의 그늘 아래 살 것이고, 여러 날 동안 우리가 그들을 섬기며 그들의 눈에 호의를 얻게 될 것입니다』(바룩 1:11,12).

  이것은 사로잡혀간 자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자들에게 요청했다는 내용 중에 나오는 말이다. 바빌론 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느부캇넷살왕과 그의 아들 “벨사살”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역사적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바빌론 왕들의 실제 계보는 느부캇넷살(B.C. 605년~562년), 에윌므로닥(B.C. 562년~560년), 네리글릿살(B.C. 560년~556년), 라바시마르둑(B.C. 556년), 나보니두스(B.C. 556년~539년)로 끝난다. 마지막 왕인 나보니두스는 느부캇넷살의 사위이며, “벨사살”은 나보니두스의 아들로서 나보니두스가 전쟁터에 나가 있을 동안 “둘째 치리자”로서 왕궁에 있었다. 배경이 이렇기 때문에 바빌론 멸망의 날에 손가락이 왕궁 벽에 나타나서 쓴 글씨를 해석하는 자는 드높여 “셋째 치리자”로 삼겠다고 했던 것이다(단 5:7,16,29). 구약 정경인 <다니엘>의 이 기록은 다른 역사 자료들의 증거와 일치한다.

  “벨사살”은 결국 느부캇넷살의 “외손자”이며, 전혀 바빌론 제국의 대표자가 아니었다. 느부캇넷살왕과 함께 바빌론 제국의 다른 대표자를 굳이 말한다면 “벨사살”이 아니라 “에윌므로닥”이 되었어야 한다. 그는 느부캇넷살의 친아들로서 느부캇넷살을 이어 왕위에 올랐으며, 느부캇넷살의 직계 후손으로서 바빌론 왕이 된 유일한 사람이다. 나머지 왕들은 모두 느부캇넷살의 사위나 외손자다.

  <바룩서>는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쓴 것이다. 그리고 <바룩서>의 저자가 느부캇넷살과 “벨사살”을 바빌론의 대표자로 생각한 것을 지지할 만한 자료는 <다니엘>뿐이다. 바로 <다니엘>이 바빌론 왕들 중에서 오직 느부캇넷살과 “벨사살”의 이야기만을 다뤘고 또 “벨사살”을 느부캇넷살의 “아들”로 언급했기 때문에, <다니엘> 기록만을 가졌고 역사적 상황을 잘 모르는 <바룩서>의 저자는 상황을 그런 식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2)  <바룩서>의 저자가 바빌론의 멸망 이후에 기록된 <다니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곧 <바룩서>가 그 책 서두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바빌론 포로 기간 초기에 바룩에 의해 기록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바룩서>에는 이스라엘의 죄들을 참회하는 기도의 내용이 나오는데, 그 기도의 내용이 <다니엘> 9장에서 선지자 다니엘이 이스라엘의 죄들을 참회하는 기도의 내용과 비교할 때 거의 표현들과 문장 순서까지 일치함을 볼 수 있다. 다음은 <바룩서> 1,2장의 구절과 <다니엘> 9장의 내용을 순서대로 함께 배열한 것이다.



  <바룩서> : 『의는 주 우리 하나님께 돌아가며 얼굴의 수치는 우리에게 돌아오니, 오늘 유다에 있는 자들과 예루살렘의 거민들에게, 우리의 왕들과 우리의 통치자들과 우리의 제사장들과 우리의 선지자들과 우리의 조상들에게 이루어진 것과 같습니다』(바룩 1:15,16).

  <다니엘> : 『오 주여, 의는 주께 돌아가도 얼굴의 수치는 오늘과 같이 우리에게 돌아오나니, 즉 유다 사람들에게와 예루살렘 거민들에게... 얼굴의 수치는 우리들과 우리의 왕들과 우리의 통치자들과 우리의 조상들에게 돌아오나니...』(단 9:7,8a).



  <바룩서> : 『이는 우리가 주 앞에 죄를 짓고 그분께 불순종하며 우리에게 공공연히 주신 계명들을 행하라는 주 우리 하나님의 음성에 경청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바룩 1:17,18).

  <다니엘> : 『...이는 우리가 주를 거슬러 죄를 지었기 때문이니이다... 우리는 주를 거역하였으며, 또 우리는 주 우리 하나님의 음성에 복종하지 아니하였고... 우리 앞에 세우신 주의 법들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다』(단 9:8b-10).



  <바룩서> : 『...주께서 그분의 종 모세를 통해 정하신 재앙과 저주가 우리에게 달라붙었습니다』(바룩 1:20b).

  <다니엘> : 『...그러므로 그 저주와 하나님의 종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맹세가 우리에게 부어진 것은...』(단 9:11).



  <바룩서> : 『그러므로 주께서는 우리와 이스라엘을 재판한 우리의 재판관들에게, 우리의 왕들과 우리의 통치자들에게, 이스라엘과 유다의 사람들에게 선포하신 그분의 말씀을 이루시어 우리에게 큰 재앙을 가져오셨으니』(바룩 2:1,2a).

  <다니엘> : 『주께서는 우리에게 큰 재앙을 가져오심으로 우리와 우리를 판단하였던 우리의 재판관들에게 말씀하신 주의 말씀을 확정하셨으니...』(단 9:12a).



  <바룩서> :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것들에 따라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일은 온 하늘 아래에서 일어난 적이 없는 것입니다...』(바룩 2:2b).

  <다니엘> : 『...이는 온 하늘 아래에서 예루살렘에 행해졌던 것과 같은 일이 행해지지 않았음이니이다』(단 9:12b).



  <바룩서> : 『주께서 우리에게 선포하신 이 모든 재앙이 우리에게 닥쳤지만 우리는 각자 자신의 악한 마음의 상상에서 돌이키도록 주 앞에 기도하지 않았습니다』(바룩 2:7,8).

  <다니엘> :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이 모든 재앙이 우리에게 닥쳤으나, 우리는 우리의 죄악들로부터 돌이키...도록 주 우리 하나님 앞에 우리의 기도를 하지 않았나이다』(단 9:13).



  <바룩서> : 『그러므로 주께서는 재앙을 위해 우리를 지켜보셨고 그것을 우리에게 가져오셨습니다. 주께서는 우리에게 명령하신 그분의 모든 일에 있어 의로우시지만, 우리는 그분의 음성에 경청하지 않고...』(바룩 2:9,10a).

  <다니엘> : 『그러므로 주께서는 그 재앙을 지켜보셨고 그것을 우리에게로 가져오셨으니, 이는 주 우리 하나님께서는 행하시는 모든 일에 있어 의로우시나 우리는 주의 음성에 복종하지 않았음이니이다』(단 9:14).



  이 정도의 일치는 결코 우연히 벌어지지 않는다. 한 쪽이 다른 쪽을 참조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벨사살”에 대한 언급이 <바룩서>의 저자가 <다니엘>을 참조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표현상의 일치는 그 가능성에 못을 박는 것이다.

  <다니엘> 9장은 바빌론 멸망의 해에 다니엘 선지자가 드린 기도를 기록한 것이므로(단 9:1,2) <바룩서>는 바빌론 포로 기간 초기에 바룩에 의해 기록된 것이 아니며, 그렇다면 <바룩서>는 “마치 성경의 인물이 쓴 것처럼 위조하여 기록한 문서”로서 사실상 아예 “위경(Pseudepigrapha)”으로 분류해야 적합한 책인 것이다.



  B. 성경과 일치하지 않는 바빌론 포로 기간

  “외경”인 <예레미야의 편지>는 그 서두에서 바빌론 포로 기간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너희는 하나님 앞에서 너희가 범한 죄들 때문에 바빌론인들의 왕 느부캇넷살에 의해 바빌론으로 사로잡혀갈 것이다. 너희는 바빌론으로 가서 거기서 오랫동안, 여러 해를 머물 것이니, 곧 일곱 세대가 될 것이다. 그 후에 내가 너희를 그곳으로부터 평화롭게 데려올 것이다』(바룩 6:1,2).

  이 “외경”은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입의 말씀을 대신 전하며 예언하는 것같이 표현하면서 유대인들의 바빌론 포로 기간을 “일곱 세대”라고 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바빌론 포로 기간은 “70년”이었다(렘 25:11,12; 29:10). 그리고 “70년”간의 바빌론 포로에 대한 예언은 완벽하게 문자 그대로 성취되었다(단 9:2, 대하 36:21).

  “일곱 세대”는 결코 “70년”이 될 수 없다. 만일 “일곱 세대”가 “70년”이라면 그것은 “한 세대”가 “10년”이라는 말이고, 그것은 곧 세대를 거듭하여 계속 “10살”에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일곱 세대”는 결코 “70년”이 아니다. “외경”인 <예레미야의 편지>가 말하는 바빌론 포로 기간은 “일곱 세대”이므로, “한 세대”의 평균치를 아주 작게 잡아 20년이라 하여도 그것은 140년이 넘는 기간이며, 이것은 실제 이루어진 역사와 전혀 맞지 않는다. <예레미야의 편지>는 예레미야가 바빌론 포로 기간을 “일곱 세대”라고 예언한 것으로 기록함으로써, 주의 선지자 예레미야를 거짓 선지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외경”인 <바룩서>는 성경의 인물이 쓴 것으로 가장하여 기록한 거짓된 위조 문서로서 “외경”도 아닌 “위경(Pseudepigrapha)”으로 분류되어야 할 책이며, “외경”인 <예레미야의 편지>는 성경의 예언과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서 왜곡된 정보를 지녔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거부했던 사람에 의해 기록된 문서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책은 결코 성경에 포함될 자격이 없다.  BB <다음 호에 계속>

주석)--------------------

1) “네리야의 아들 바룩”은 예레미야 선지자가 입으로 소리내어 예언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두루마리 책에 받아 적었던 서기관이자(렘 36:4,18) 예레미야의 동역자로서, 선지자 예레미야가 감금되었을 때 두루마리 책에 받아 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과 고관들 앞에 선포했던 사람이다(렘 36:5-15). 그는 계속해서 예레미야와 함께 취급받았으며(렘 36:26; 43:6), 하나님께서는 유다 왕국에 대한 모든 심판과 재앙 속에서도 바룩의 생명은 보호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렘 45:2,5).

2)  그러나 <다니엘> 기록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니엘>에서 오직 느부캇넷살과 “벨사살”의 이야기만을 다룬 것은 그 책이 하나님에 의한 왕국들의 흥망성쇠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빌론 제국의 가장 강성했던 왕을 다루고 나서 중간의 다른 왕들은 생략하고, 반대로 하나님을 거역하여 주제넘은 짓을 행하고서 제국 멸망의 날을 맞이한 “둘째 치리자”를 다룬 것이다. 또 <다니엘>에서 벨사살을 느부캇넷살의 “아들”이라고 부르고(단 5:22) 또 느부캇넷살을 벨사살의 “아버지”로 부른 것은(단 5:11,13,18), “아들, 사위, 손자, 자손” 등을 포괄하여 “아들”이라고 표현하고 또 “부친, 조부, 조상” 등을 포괄하여 “아버지”라고 표현하는 성경의 일반적인 표현 방식에 따른 것일 뿐이다.
출처 : 월간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9년 09월  (통권 210호 호)   page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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