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목회자 칼럼 분류
훌 같은 성도들을 존경하라
컨텐츠 정보
- 928 조회
- 목록
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2년 09월호>
『그러나 모세가 손이 무거워지니,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 아래다 놓더라. 그가 그 위에 앉자 아론과 훌이 하나는 이편에서 하나는 저편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그의 손이 해가 질 때까지 그대로 있더라』(출 17:12).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와 약속의 땅으로 가는 도중, 최초의 적인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위대한 지도자 모세, 아론, 그리고 다음 세대의 지도자인 여호수아가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민족의 초기 역사에 있어서 위대한 지도자들로 아주 위대한 일들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여기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한 인물이 하나 등장하는데, 바로 “훌”이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모세가 자기에게 말한 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웠고 모세와 아론과 훌은 산 정상으로 올라갔으니, 모세가 자기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그가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라』(출 17:10,11).
이 “훌”은 갑자기 나타나 위대한 일을 행하고 바로 사라졌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모세와 여호수아를 위대한 지도자의 롤 모델로 동경해 왔으나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진정한 영웅은 아론과 훌이다. 모세의 손이 올라갈 때는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이기고, 모세의 손이 내려갈 때는 아말렉이 이기는데, 아론과 훌이 옆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할 때까지 모세의 손을 붙들어 주었기 때문이다(출 17:12).
말하자면 훌은 기꺼이 두 번째 자리를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다. 성숙한 교회는 기꺼이 두 번째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존경한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데 있어서 현저한 역할을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여 그의 역할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존경해야 한다.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승패는 기도에 달려 있었다. 아론과 훌은 전쟁이 승리로 끝날 때까지 모세의 손을 들어올린다. 모세, 여호수아, 아론, 훌, 이 모두가 전쟁 영웅들이었으나 훌이 그날 행한 일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교회에서도 여전히 “모세,” “아론,” “여호수아”들이 발견된다. 실로 앞에서 부각되는 사람들이 있고, 신문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뒤에 훌의 군대들이 있다. 묵묵히 기도하고 짐을 옮기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기도하는 사람들, 주의 일을 앞에서 하느라 피곤해진 이들의 손을 붙들어 주는 사람들, 결코 이들은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사람들이다. 늘 함께해 주고, 진심 어린 의견을 표명하여 지도자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게 해 주는 사람들, 지도자의 결정에 묵묵히 따라 주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귀한 사람들인 것이다.
◈ “훌”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
훌은 모세와 같이 출중한 지도자는 아니었다. 여호수아와 같이 위대한 장군도 아니었고 아론과 같은 훌륭한 대제사장도 아니었다. 훌은 군대의 훌륭한 군사도 아니었다. 그는 어떤 것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훌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기꺼이 했다. 모세의 손을 들어 올리는 일에 있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마지못하여 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믿음으로, 신실하게 한 것이다.
모두가 다 훌륭하게 설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다 탁월하게 찬송을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다 탁월하게 연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다 뛰어나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주님께서 각 지체를 주님의 몸에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곳에 넣어 주셨다는 사실이다(고전 12:4-27).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위치해 있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위치해 있건,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지체들이다.
◈ “훌”은 그늘에 묻힌 사람이었다 ◈
훌과 같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말렉과의 전쟁 이전에 훌은 성경에 언급되지 않는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영광을 받을 때 그늘에 묻힌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그저 모세를 알아보고, 아론과 여호수아를 알아볼 뿐이다. 전쟁 후에, 여호수아가 진영으로 돌아왔을 때 백성들은 그를 향해 환호를 외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모세에게도 마찬가지의 환호가 따랐을 것이다. 아론은 승리를 주신 주님께 전체 회중을 대표로 하여 설교하고 기도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훌은 자기 막사에서 매우 피곤하여 쉴 때 아무도 그의 등을 두드려 주지 않는다. 아무도 그에게 잘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사실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날 훌이 한 일을 알고 있을 뿐이다. 훌과 같은 사람은 대개 일은 자신이 하고 인정은 다른 사람이 받는 경우가 많다. 교회에서 좋은 일은 목사가 대표로 인사를 받는다. 정작 그 궂은일을 도맡아 한 사람은 사람들이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훌”의 아내와 자녀들은 이 부분이 속상하다! 남편의 역할과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 담임목사가 야속하기만 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평가는 다르다. 성경은 후에 훌이 사람들 사이에서 영향력 있었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가 장로들에게 말하기를 “우리가 너희에게로 다시 올 때까지 너희는 여기에서 우리를 기다리라. 보라, 아론과 훌이 너희와 함께 있으니 만일 어떤 사람이 해야 할 무슨 일들이 있으면 그들에게로 갈지니라.” 하고』(출 24:14).
나중에 성막을 짓는 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브살르엘은 훌의 손자였다. 『보라, 내가 유다 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살르엘을 지명하여 불렀노라』(출 31:2). 브살르엘은 할아버지 훌이 그날 모세의 손을 들어 올려 승리한 후 매우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온 회중은 그 승리를 모세와 여호수아가 이끈 것이라고 환호하였으나, 브살르엘은 자신의 할아버지 훌도 그 승리의 주역이었음을 알았을 것이다. 또한 브살르엘은 다른 사람들이 사람들 앞에서 명성을 얻는 동안 할아버지 훌은 뒷자리에서 묵묵히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훌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시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손자 브살르엘이 성령으로 충만하여 정교한 기술로 성막 짓는 일을 담당하도록 하나님께서 지명하시기까지는 그 훌륭한 할아버지의 영향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조상의 신실한 믿음은 그 자손의 믿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의 믿음에 관하여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케의 영향을 언급한 바 있다. 『나는 네 안에 있는 가식 없는 믿음을 기억하노니, 이는 먼저 네 할머니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케 안에 있었고 네 안에도 있음을 확신하노라』(딤후 1:5). 디모데가 그랬던 것처럼, 신실한 조상에게서 보고 배운 것이 그 후손의 믿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 “훌”은 작은 일에 충실했다 ◈
교회를 청소하는 일, 예배를 위해 준비하는 일, 교회의 시설을 보수하는 일,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어려운 사정이 있는 성도들을 돌보는 일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부모가 이런 드러나지 않고 별로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도 않은 일들을 꾸준히 하는 것을 보는 자녀들은 신실한 성도를 존중하시는 하나님을 더 잘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일은 모든 면에 있어서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게 보이는 일이라 해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주님을 섬기는 데 있어서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종종 힘들기만 하고 보상은 못 받는, 생색이 안 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도 “훌”에게 잘하였다고 말해 주지 않는 동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훌의 희생을 기록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열 성읍을 다스리는 권세를 가지라』(눅 19:17).
주님의 영광을 위한 일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결코 없다. 훌과 같은 사람의 수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편안히 즐길 수 있고 쉴 수 있으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상에서의 “아멜렉과의 전쟁”이 끝났을 때 그 승리는 하나님의 종들의 손을 들어올린, 성도들이 골방에서 드린 기도와 헌신적인 수고 때문이라는 사실을 훗날 다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을 위해서 섬기는데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그 일을 계속 수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러나 그때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동기가 드러나는 때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일을 중단하고 싶다면 자신이 무슨 동기로 그 일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하나님의 일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 씨를 뿌리는 사역이든, 모든 사람이 알아주는 열매를 거두는 사역이든 하나님께는 그 모두가 중요하다. 심는 사람, 물 주는 사람은 다르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나는 심었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으나 하나님께서는 자라게 하셨느니라. 그러므로 심는 자나 물 주는 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오직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뿐이시니라』(고전 3:6,7).
교회에서 드러나는 일을 하는 사람, 드러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 그들 모두가 다 하나님께는 중요하다. 지상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주님을 섬기는 일이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기도 하지만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다 알고 계시며 반드시 보상하신다. 『이제 심는 자와 물 주는 자는 하나니라. 그러나 각 사람은 자기의 수고에 따라 자기의 상을 받을 것이니라』(고전 3:8). 우리는 이 일이 바로 교회가 휴거된 뒤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있을 것이라는 것과, 우리가 우리 몸으로 행한 것에 따라서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석 앞에 나아가서 선이든지 악이든지 각자 자기가 행한 것에 따라, 자기 몸으로 행한 것들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후 5:10).
교회에는 눈에 띄는 역할을 담당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지만, 보통의 그리스도인들은 훌과 같은 사람들이다. 모두가 주께 헌신하였을지라도 모두 드러나는 것이 아니며, 모두가 공개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훌과 같은 일로 부르셨다면, 그 부르심에 기뻐하고 감사하라. 오히려 당신의 몸을 더 적극적으로 드려서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게 하라.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길 때, 비록 그 섬김이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셋째 하늘에서는 기억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기운을 내도록 하라.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