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구령이야기 분류

눈을 들어 밭을 보라

컨텐츠 정보

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5년 02월호>

광주성경침례교회는 매년 봄, 가을에 여행을 떠난다. 이름하여 “전도 여행”이다. 올해 봄에는 3월 셋째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13주 동안, 가을에는 10월 첫 주부터 12월 둘째 주까지 12주 동안 매주 화요일에 여행을 떠났다. 목사님을 비롯하여 평균 8,9명이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우리는 광주와 전남, 전북의 29개 지역을 방문하여 327회의 거리설교를 했고 2,723명의 혼을 이겨왔다. 올해는 주님께서 예년보다 5회나 더 나가서 전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고 열매도 풍성하게 주셨다.

오랫동안 장터에서 복음을 전하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목사님과 형제들이 시장 구석구석에서 설교로 복음을 전하는 동안 자매들은 시장에 인접한 버스 터미널이나 버스 정류장 등으로 흩어져 개인구령을 한다. 점포나 노점의 상인에게는 장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때로는 장사를 도와 가며 복음을 전한다.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어르신의 짐을 들어 주며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고, 다리가 아파 앉아 쉬고 있는 이들 옆에 쪼그리고 앉아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지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전도지를 열심히 나누어 주기도 한다.

20여 년 동안 오일장의 어르신들과 함께 웃고 울기도 하며 복음을 전했는데 해가 갈수록 그곳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오랜만에 방문한 장성과 순창 오일장에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적어 물었더니 세상을 떠났거나 요양원에 가셨다고 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지방 소멸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으니 장터에서 복음을 전할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뿌린 복음의 씨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전파하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했는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 그들은 지금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렸던 가을 여행에 주님께서 놀랍도록 날씨를 주관해 주셨다. 전남 영광 오일장에 가는 날은 오전 11시쯤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9시부터 11시 정도까지 장터를 돌며 복음을 전하고서 차에 타자 5분도 채 되지 않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날 함께한 11명의 동역자들은 놀랍도록 정확하게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렸다. 담양 오일장에 가는 날, 출발할 때 제법 내리던 비는 목적지가 가까울수록 빗줄기가 가늘어졌고 담양 시내 쪽은 해가 비추고 있었다. 담양 오일장은 길거리에 서는지라 비가 오면 장이 제대로 서질 못한다. 하나님께서는 일찌감치 비를 그치게 하셔서 장이 서게 하셨고 사람들을 모아 주셨다. 1시간 30분쯤 시장을 모두 돌며 복음을 전하고 나니 이제 그만하라는 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같은 날에 장이 서는 영암과 나주의 영산포에 가는 날에도 새벽부터 내린 비를 멈추어 주셨다. 해남 오일장에 가는 날은 비 예보와 함께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는데, 출발할 때는 조금씩 내리던 비가 해남에는 오지 않고 바람만 불어서 예정된 시간 동안 복음을 충분히 전할 수 있었다.

날씨를 주관하시는 주님과 함께하는 복음 전파 여행 중 전북 고창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머니, 저는 광주에서 왔어요.” “아니, 그 먼디서 여까정 멋할라고 왔당가?” “하늘나라 가는 방법이 겁나 쉬워서 알려 드리려고 왔어요.” “아이고야, 고맙기도 허지, 그 먼디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헤어질 때 “고맙소. 여까정 와서 좋은 말 해줘서. 고생 많이 허씨요.”
교회 다닌다는 아주머니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고 열심히 해야 천국에 간다고 답을 한다. “어머니, 그건 너무 어렵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잘 지켜야 해요? 그럼 목사님도 천국 못 가지요.” “그라기는 하제. 그랴서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는갑소.” “아니에요, 어머니. 하늘나라는 누구나 가야 하잖아요. 지옥에는 절대로 가면 안 되니까. 하나님께서는 누구나 하늘나라 갈 수 있도록 아주 쉬운 방법을 주셨어요.” “그랴? 그러면야 좋지. 어디 한번 쉽게 설명을 해 봐!” 그녀는 쉬운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전북 남원 오일장은 시장 골목마다 물건 파는 어르신들이 빼곡히 앉아 있는 곳이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필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가 있어 그를 따라가며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친다. “나에게는 왜 복음을 안 전해 주고 그냥 간다요? 나에게도 전해 주씨요!” 당시 필자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느라 무슨 의미인지 알지를 못했다. 혹시 이 사람이 목사라서 그를 부르는 소리인가 생각했다. 그를 보내고 소리치던 아주머니에게 갔더니 건너편 어머니에게 복음 전하는 것을 얼핏 듣고 자기에게도 오는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치니까 큰 소리로 부른 것이라 했다. 소경 바디매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애타게 소리치던 그 모습이었다. 구원받지 못한 채 교회에 다니고 있던 그녀는 그제야 예수님을 영접했다. 옆에 있는 이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고 그곳을 다시 지나는데 아주머니가 앉았던 자리에 아저씨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도 그 자리에서 구원을 받았다. 그녀의 간절한 부르짖음이 그녀의 집안을 구원에 이르게 한 것이다.
광주 시내에 있는 비아 오일장에서는 허리가 굽어 보행용 보조기에 겨우 몸을 의지하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불교 신자를 만났다. “절에 다녀도 하나님은 다 믿고 사시잖아요?” “그라제. 하늘 아래 사는 사람은 다 하나님을 믿고 살제.” 그 하나님의 아들이 죗값을 갚으시려고 대신 죽으셨다고 하니 “아휴, 어떻게 그렇게 감사한 일이 있어~”라고 한다. “믿어야지, 믿어야지!!” 하면서 마음을 담아 기도를 드렸다. 광주 시내의 송정 오일장에서는 다리가 아파 버스 정류장의 의자에도 앉을 수 없어 다리를 쭉 뻗고 바닥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가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빨리 가고, 즉 “죽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렇게 고생하는데 죽어서도 지옥 가서 고생하면 안 된다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신 것을 믿으면 돌아가셔도 하늘나라에 가신다고 전했더니 참말로 고맙다며 믿음을 고백했다. 얼마나 감사한 순간인가!

전남 무안 오일장에서는 얼마 전 자식을 먼저 보내 마음이 상한 여인을 위로하며 하늘나라에 가야 할 것을 촉구했다. “근디 나는 교회 댕기지만은 우리 아들은 교회에 안 갔는디 아들이 천국에 갔을까? 죽으면 아들을 만날까? 우리 아들이 죽고 난 뒤에 보니께 손바닥만 한 성경이 있더만, 나가 그것을 간직할 것인디 다 없애 버려서 후회되야.” 그녀의 말에 거짓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지혜가 필요했다. “어머니, 교회 다녀서 천국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신 것을 믿으면 천국 간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아드님이 교회는 안 갔지만 아프면서 하나님을 찾으려고 성경을 읽은 모양이에요. 성경에는 천국 가는 방법이 있으니까 아드님도 예수님을 믿었으면 천국에 가서 어머니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라며 희박하지만, 그녀에게 소망을 심어 주며 재차 복음을 전했고 그녀는 끝내 예수님을 영접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손을 잡으셨다. 한편, 설교하는 형제들은 심하게 방해를 받고 있었다. 마트를 운영하는 장정들이 욕설과 함께 설교하는 형제의 어깨를 짓누르고 목사님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가해자인 그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형제들은 경찰서까지 오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복음을 듣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며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이들로 인해 “반드시 내가 속히 오리라”는 주 하나님의 약속이 이뤄짐이 더딘 것이리라. 『주의 약속은 어떤 사람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에 대하여 오래 참으시어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다 회개에 이르게 하려 하심이라』(벧후 3:9). 오일장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하는 광주성경침례교회의 사역에 동참하면서 이 말씀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얗게 센 노인들의 머리카락을 보며 『눈을 들어 밭을 보라. 이는 곡식이 추수하도록 이미 하얗게 되었음이라.』(요 4:35)라는 말씀을 떠올렸다. 고생과 수고로 깊게 패인 주름과 검게 그을고 거칠어진 얼굴과 손, 굽은 허리는 그들의 삶의 무게를 가늠하기에 충분했고, 지옥에서 또다시 고통당할 그들에 대한 연민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게 했다.

함께 복음을 전하러 다닌 동역자 대부분은 60세를 훌쩍 넘긴 성도들이다. 일흔이 넘은 자매님도 늘 동행하셨다. 세상으로 보면 정년퇴임을 했을 나이지만 우리의 동역자들은 혼들의 구출 작전을 위해 적진에 투입된, 군기가 바짝 든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었다. 주님께서는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복음을 전하려는 마음을 가졌을 때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주셨고, 용기와 담대함도 주셨다. 더불어서 주님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셨고, 그 가운데 우리를 들어 쓰심으로써 많은 열매를 거두어들이셨다. 하지만 장터의 어르신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기에 우리도 언제까지 복음을 전하러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복음의 일꾼으로서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것이다. 우리를 이어서 복음을 전할 일꾼들을 많이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BB


구령이야기 52 / 1 페이지
번호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