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성경에 나오는 동식물 분류

되새김질 못하는 불결한 짐승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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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4년 12월호>

고봉밥이라는 말이 있다. 밥그릇 위로 수북하게 높이 담은 밥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고봉밥을 먹고 논밭에서 일할 힘을 얻었다. 바로 여기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이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작년 한국인의 고기 소비량이 사상 처음으로 쌀 소비량을 추월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작년 1인당 3대 육류(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의 소비량은 60.6kg으로 쌀 소비량 56.4kg을 선회했다. 이 중에서 돼지고기 소비량이 30.1kg으로 단연코 많았고, 닭고기 15.7kg과 소고기 14.8kg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21년 돼지고기 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 돼지고기를 주 1,2회 이상 구이 혹은 요리로 해 먹는 가정이 69.5%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돼지고기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그러나 한국인의 각별한 애정과는 별개로, 하나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심지어는 그 사체도 만지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유인즉 돼지는 되새김질을 하지 못하는 불결한 짐승인 까닭이다. 『돼지는 굽이 갈라져서 쪽발이지만 되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불결하니라. 너희는 그것들의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사체도 만지지 말라. 그것들은 너희에게 불결하니라』(레 11:7,8). 성경에는 되새김질 못하는 것이 불결한 이유가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묵상과 관련하여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고 또 얻을 수 있는 좋은 교훈이 있다.

우선 “되새김질”이란 소, 양, 염소 등의 동물이 한번 삼킨 먹이를 게워 내어 다시 씹는 것을 말하며, 이를 반추(反芻)라고 한다. 반추동물들은 일단 많은 양의 풀을 집어 삼킨 후, 조용한 장소로 가서 먹었던 풀을 천천히 되새김질 하며 소화시킨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들 또한 젖(히 5:12, 벧전 2:2), 꿀(시 119:103), 사과(잠 25:11), 빵(눅 4:4), 고기(히 5:14) 등으로 제시되고 있는 우리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읽어야 하며, 읽은 후에는 반드시 그 말씀을 되새김질하는, 즉 “묵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일정 시간에 일정 분량을 읽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만족하며 거기서 끝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온전히 “소화시키지” 못한 말씀으로는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것을 온전히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자는 묵상을 명상과 관상기도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명상이나 초월 명상처럼 자신을 비워 피동적인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마귀들이 들어오기 좋은 상태를 만들 뿐이다(마 12:43-45). 더욱이 묵상은 신비주의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묵상은 영의 양식인 말씀을 적극적으로 찾아 읽은 후, 능동적으로 읽은 그 말씀을 곱씹으면서 어떻게 우리의 삶에 말씀을 올바로 적용할 수 있을까를 숙고해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말씀을 지속적으로 삶에 적용시키고 체화하여, 말씀의 능력을 삶의 영역으로까지 승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즉 말씀으로 덧입고 말씀의 능력으로 사로잡혀야 한다.

묵상이 이렇게 중요했기에, 하나님께서는 “success”라는 단어로 “성공”을 말씀하신 성경의 유일한 곳에서 묵상에 관해 언급하셨다(수 1:8). 성공뿐만 아니라 복을 받기 원한다면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라고 말씀하셨다(시 1:1,2). 또한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차갑게 식어 버린 성도의 마음에 다시금 뜨거운 열정을 불어 넣어 준다(시 39:3). 되새김질, 곧 묵상에 이러한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되새김질을 하지 못하는 돼지는 불결한 짐승으로 여기셨을 가능성이 높다.

불결한 짐승인 돼지는 성경에서 줄곧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 특히 베드로후서 2:22의 말씀을 보면 돼지를 구원받지 않은 여자로 묘사하고 계신 것을 본다. 『그러나 참된 잠언대로 그들에게 이루어진 것이니 “개는 그 자신이 토해 낸 것으로 다시 돌아가고 또 돼지는 씻고 나서 그녀의 진창 속에서 뒹군다.” 하였도다.』 씻겨도 다시 진창에 들어가 뒹구는 것이 돼지의 본능이다. 이는 비단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본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긴 그리스도인 또한 죄의 몸을 죽은 것으로 여기고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면 아직 변화받지 못한 죄의 본성에 따라 죄악의 진창 가운데서 뒹굴게 되는 것이다.

베드로후서 2:22은 “개”를 먼저 언급하고 “돼지”를 그 뒤에 언급하는데, 이 점은 “돼지”가 베드로후서 2:1에서 뒤에 언급된 “거짓 교사”의 모형임을 말해 준다. 『그러나 백성 가운데도 거짓 선지자들이 있었던 것처럼 너희 가운데도 거짓 교사들이 있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이 돼지 앞에 너희의 진주를 던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들을 발로 밟고, 다시 돌아서서 너희를 찢을까 함이라』(마 7:6). 여기서 진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핏값을 지불하고 산 “교회”를 예표한다(마 13:46). 진주는 상처를 입거나 쪼개지면 보석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는데, 진주가 예표하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기에 상하거나 쪼개질 수가 없다(고전 10:17; 12:12,13, 엡 4:4-6). 말하자면 교회의 가치는 결코 손상되지 않으며 영원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을 사랑하는 온전한 동기를 가지고 자기 몸으로 행한 일들에 따라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금이나 은이나 보석을 받는다(고전 3:12,13). 이 중에서 보석은 우리가 복음을 전해 그리스도께로 이겨온 사람들로서, 그들은 우리가 받을 『면류관의 보석들』(슼 9:16)이 될 것이다(cf. 말 3:17).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는 구령자들에게 『자랑의 면류관』(살전 2:19)이 수여되는데, 이 면류관은 구령자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봄은 물론,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주님께 이겨왔을 때 그 “진주”(거듭난 성도들)를 “돼지들”(거짓 교사들)에게 던져 주지 않아야만 그들이 자랑의 면류관에 박히는 보석들이 되어 찬란한 면류관이 구령자에게 주어지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성도의 구원은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지만, 그가 받게 될 상급은 그의 행실에 따라서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많은 미혹하는 자들이 세상에 들어왔나니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으로 오신 것을 시인하지 않는 자들이라. 이것이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라. 너희 자신을 돌아보라. 이는 우리가 이루어 놓은 것들을 잃지 아니하고 온전한 상을 받으려는 것이라』(요이 1:7,8).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붙들어서 아무도 너의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계 3:11).

위와 같이 돼지는 성경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제시되는 짐승이다. 유대인들에게 금지된 돼지는 유대인들이 결코 상종해서는 안 되는 짐승이었는데, 누가복음 15장의 “잃어버린 아들의 비유”에 나오는 “작은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산을 모두 탕진해 버린 결과, 결국 그 먼 나라의 백성 중 한 사람의 돼지를 치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작은아들은 돼지를 치는 일로 더부살이를 시작했고, 돼지가 먹는 곡식 껍질로 배를 채우고자 했지만 그에게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상태를 숙고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아버지께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이제 내가 일어나서 내 아버지께로 가리라. 그리고 이렇게 말하리니, 아버지여, 내가 하늘을 거역하여 아버지 앞에 죄를 지었나이다』(눅 15:18). 작은아들은 자신이 “하늘을 거역하여”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했는데, 이처럼 죄는 하늘을 거역하여 하나님께 짓는 것이다(삼하 12:13, 시 51:4, 느 1:6, 삼상 12:23). 따라서 인간의 죄의 문제는 그가 범한 죄를 주님께서 어떻게 처리하시는가를 알고 따를 때 해결될 수 있다.

죄에 대해 사망을 선고하신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영원한 생명 또한 선물로서 예비하셨다(롬 6:23). 복과 저주를 눈앞에 두셨기 때문에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를 택하면 구원받게 된다. 비유 속의 작은아들이 죄의 “돼지우리”에서 뛰쳐나와 아버지께로 향했던 것처럼, 구원받지 못한 죄인 역시 지옥으로 떨어질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받아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사람을 그분의 아들로 받아 주시고, 상속자로서의 지위도 주신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들에게 주시려고 예비하신 유업과 상급과 면류관을 받도록 경주하라고 독려도 해 주시는 것이다.

돼지는 불결한 동물이다. 구약 시대의 유대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민족으로 부름받았다. 지금은 율법을 지켜 구원받는 시대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는 은혜의 시대이기에 그리스도인은 돼지고기를 마음껏 먹어도 된다. 단, 돼지를 통해 지난날의 “불결하고 타락했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어야 한다.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나아간 지금은 말씀을 되새김질하듯이 묵상함으로써 두 번 다시는 돼지와 같은 더러운 육신의 본성이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것이 구약 시대에 불결하여 사체조차 만지지 말라고 하셨던 “돼지”를 통해 얻는 교훈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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