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저울
"테켈은 왕을 저울에 달았더니 부족함이 나타났다 함이요." (단 5:27)
우편물을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그곳에서 사용하는 저울의 정직함에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똑같은 규격에, 봉투종이가 약간 두터울 뿐, 눈으로 볼 땐 별 차이 없는 봉투가 몇 장 섞여 있었는데 우편료가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저울의 눈금이 어김없이 제 무게만큼의 수치를 표시해 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저울에 달아보는 분이시다. 구약 시대에는 다스리는 왕이나 하나님의 일꾼들이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면 그에게 경고하셨다가 그가 지속적으로 함량미달일 때에는 선과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얹힌 과일들이 적정함량에서 부족할 때 가차 없이 벨트 아래로 떨어지고 말듯이 그 자격을 박탈하여 더 이상 그를 돌아보지 않으셨다.
그리스도인은 모두 제사장이요 독특한 주의 백성이다(벧전 2:9). 하늘나라의 유업 얻기를 소망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해서는 그 유업을 얻을 수 없다. 하나님의 저울에는 인간의 의나 권세나 재능이나 재물이 얹히는 게 아니므로, 하나님께 받은 은사로 열심히 섬겨서 유업을 받아야 한다. 열심을 다하고, 뜻을 다하는 그리스도인의 쓰라린 고난과 눈물과 자주 꿇는 무릎만이 거기에 무게를 더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처럼 할 일 다 하면서 하나님의 유업까지 덤으로 얻으려 한다면 얼마나 염치없는 일인가? 주님께서 저울에 달아보실 때 적정함량이 되려면 늘 신실하게 생각과 힘을 다하여 섬겨야 한다.
진심과 전심으로 섬긴 믿음만이 영원한 비중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