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교제
"이는 내가 그를 알고 그의 부활의 능력과 그의 고난의 교제를 알아 그의 죽음의 본을 따르려 함이며" (빌 3:10)
미국 캘리포니아 브레그 해안에는 오색의 매끈한 유리 돌들이 깔려 있는 “글래스 비치”(Glass Beach)가 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전국 규모의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이 해변은 인근 마을에 악취를 풍기는 골칫거리였다. 1967년에는 쓰레기를 매립장으로 옮기면서 무기한 폐쇄됐는데, 이후 해변을 예전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한 작업들이 이어졌다. 그 결과 쓰레기들은 깨끗이 치워졌지만 작은 자갈들과 섞인 유리조각들은 골라낼 수 없었다. 그래서 40년간 그곳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해변이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 깨진 조각들을 파도가 다듬고 또 다듬어 유리보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오랜 시간 유리파편들을 연마한 파도의 손길은 어딘가 낯익은 데가 있다. 모나고 쓸모없는 파편들을 매일같이 밀려든 파도가 때리고 감싸며 다듬어가듯이, 자상하신 하나님 아버지 역시 그분의 자녀들을 인생의 굽이마다 파도를 보내시어 연단하고 다듬으신다. 때로 그것은 매섭고 아프지만 어리석고 못난 자녀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간다. 우리의 믿음의 창시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슬픔의 사람』이자 『질고에 익숙한 사람』이셨다(사 53:3). 주님의 생애는 질고가 친숙할 만큼 고난과 교제하는 삶이었다. 그러한 주님 안에 있는 주님의 자녀에게 고난과 연단은 『구원의 증표』(빌 1:28)가 된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파도와 같은 연단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그 징계마저도 사랑이시다.
고된 나그네 순례 그치고 주님 얼굴 뵈올 때 그 기쁨 한량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