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의 영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였으니, 하나님을 아는 자는 우리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한 자는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느니라. 이로써 우리가 진리의 영과 미혹의 영을 아느니라." (요일 4:6)
어린 시절 필자의 고향마을 교회에서는 겨울철이면 일 년에 꼭 한 번씩 심령대부흥회를 가졌는데, 맹맹한 상태에 있던 교인들이 열정적으로 찬송 부르고 통성기도에다 철야기도까지 하며 은혜(?)라는 것을 받기도 했으므로 교회로서는 일종의 큰 잔치였었다. 열일곱 살 전후에는 필자도 고향마을 부흥회뿐 아니라 다른 교회 부흥회까지 몇 번 참석해 본 기억이 있다. 그때마다 통성기도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는데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었다. 피가 낭자한 줄도 모르고 주먹으로 마룻바닥을 치는 사람, 무어라 무어라고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 자기 가슴을 마구 두드리며 울부짖는 사람... 실로 여름밤 들판의 개구리 울음소리 못지않았다. 집회 후 철야기도회 시간에는 방언의 은사를 받았다는 사람이 나와 천천히 방언을 말하고, 통역의 은사를 받았다는 사람이 그 옆에서 통역까지 하는 것도 보았다. 그 시절 필자에겐 두 가지 의문이 있었다. 하나는 성령님께서는 왜 이런 난장판 속에서 역사하실까 하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방언하고 통역하는 내용이 왜 이리도 시시하고 유치한가 하는 점이었다. 영에는 짐승의 영(전 3:21), 사람의 영(고전 2:11), 하나님의 영(고전 2:14), 사탄의 영(계 16:13)이 있는데, 결국 지난날 부흥회에서 한국 교회를 휩쓴 것은 은사주의였고, 그것을 주도했던 영은 사탄의 영이었던 것이다. 그 후유증으로 대다수의 교인들이 미혹의 영의 역사를 성령의 역사로 잘못 알고 있는데,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 바른 말씀과 바른 교리로 주님을 섬겨야 할 때이다.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가장 많이 닮은 것은 사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