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도구
"기드온이 주께 말씀드리기를 “오 나의 주여, 내가 무엇을 가지고 이스라엘을 구원하리이까? 보소서, 나의 집은 므낫세 중에서 가난하고 나는 내 아비 집에서 가장 작은 자니이다.” 하니" (판 6:15)
기드온은 미디안인들의 눈을 피해 밀을 타작해야 할 정도로 비참한 처지에 있는, 압제받는 백성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인물이었다(판 6:11). 그 자신의 말마따나 가난하고 작은 사람이었던 기드온에게는 무슨 대단한 병장기가 있을 리도 만무했을 테고, 따라서 미디안과 전쟁을 치르려면 뭐라도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기드온은 주님께 “무엇을 가지고” 이스라엘을 구원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주님께서는 끝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주지 않으셨다는 점이다. 오히려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할지를 정한 것은 기드온 본인이었다(판 7:15-18). 그렇다면 기드온의 질문에 대한 주님의 응답은 무엇이었을까? 『반드시 내가 너와 함께하리니 네가 미디안인들을 한 사람 치듯이 치리라.』(판 6:16)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내가 함께하는데 무엇을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겠느냐?”라고 오히려 반문하신 셈이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일이 분명하다면, 무엇으로 그 일을 이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특별히 죄가 되는 방법만 아니라면, 소몰이 막대기를 사용하든(판 3:31) 나귀의 턱뼈를 사용하든(판 15:15) 그분께서 승리를 주시는 데는 아무 지장도 없기 때문이다. 혹 하나님께서 분명히 기뻐하시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법으로 해야 할지 저런 방법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그런 고민에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그저 함께하시는 분을 믿고 그 일에 착수하도록 하라!
주님만 의지해 힘차게 나가자, 이 거룩한 싸움 곧 끝이 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