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으로 들어간 겁쟁이들
"이는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욕하는 자들이나 약탈하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과 전혀 함께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니 그렇게 하려면 너희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니라." (고전 5:10)
서기 313년에 있었던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 이후, 개종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여러 혜택들에 혹한 이교도들은 대거 “물 뿌림”을 통해 카톨릭 교회로 “입교”했다. 그들에게는 당연히 과거의 우상 숭배와 음란하고 방탕한 습관들에 대한 통렬한 뉘우침(행 19:18,19, 살전 1:9)이 있을 리가 없었고, 바뀐 것이라고는 섬기는 “신의 이름”뿐이었다. 따라서 교회들 안에는 온갖 죄들과 미신적인 의식들이 밀려들었고, 이런 세태에 환멸을 느꼈던 사람들 가운데는 교회들을 떠나 사막, 동굴, 깊은 산 속 등지로 나름대로 “성별”했던 자들이 있었다. 그 수가 늘어남에 따라 공동으로 효율적인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 세웠던 것이 바로 “수도원”이었다. 그러나 주님을 “잘 믿는” 사람들이 되겠다는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수도원은 금욕주의를 위시한 온갖 이단 교리와 사디즘, 마조히즘 같은 변태적 성욕이 판을 치는 기괴한 장소로 변모해 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주님의 지상 명령, 곧 복음을 전파하라는 명령(마 28:18-20)을 수행하지 않고 음지로 숨어드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면 박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세상 한가운데로 가서 제대로 된 구원 간증조차 없는 자들을 받아들인 카톨릭 교회를 비판하고, 복음을 전해서 혼들을 이겨왔어야 했다. 그러나 수도원에 숨어들었던 자들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어두운 세상에서 분리했지만 빛들로서 비추는 자들(빌 2:15)은 되지 못했던 그들은, 결국 다른 종류의 어둠을 만들어 내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한때는 어두움이었으나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니 빛의 자녀들로서 행하라(엡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