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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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땅에 심은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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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9년 06월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백인 농부가 농사일을 하면서 복음 전도자로 말씀을 선포하는 일에 자신을 드렸고, 그 일에 관해 책을 썼는데, 이 글은 그 책에서 발췌한 것으로, 읽는 여러분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주>1)

하나님께서는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일까?
주님은 약속을 지키신다. 레이디스미스에서의 집회에 뒤이어 다른 집회들도 열렸는데, 내가 회중 앞에서 아무리 초조해 하고 자신을 부적격한 사람으로 여긴다 해도, 성령님은 늘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내게 보여 주셨다. 『그 시각에 너희에게 말할 바를 주시리라. 말을 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니라』(마 10:19,20).
1992년 10월, 우리는 그레이타운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약 세 시간 거리에 있는 북(北)크와줄루-나탈의 뉴캐슬에서 뉴 파머스 홀을 임대했다. 홀은 약 3천 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었고, 좌석은 공석이 없을 정도로 매일 밤 꽉꽉 들어찼다.
우리는 그 지역 영농인 모임들에 들렀고, 그들은 우리를 위해 운송을 준비하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버스를 임대하고 또 개인 차량을 이용해 사람들을 그들의 농장과 남아공 흑인 거주 지구에서 데려왔다. 호송용 트럭들과 버스들이 바퀴 뒤로 먼지를 자욱이 일으키며 시내로 굴러들어오자, 차 뒤에 탄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통에 무슨 축제라도 열린 것처럼 주변이 들썩거렸다. 줄루 사람들은 웰시에서 노래자랑 콘테스트를 열곤 했는데, 그들의 노래를 듣는 일은 정말로 멋진 일이었다!
나는 그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갈급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홀 내부에는 피아노와 기타, 트럼펫, 드럼들로 구성된 대형 악단을 준비하여 주님께 즐거운 소리를 내게 했다. 그때 내가 조카 앨리스테어의 죽음과 내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나를 붙들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이야기하자, 마치 물이라도 끼얹은 듯 침묵이 흘렀다. 아이의 죽음은, 모든 이가 그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공감 사항이기 때문이었으리라. 하나님께서 내가 그 일을 견딜 수 있도록 도우셨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고, 또 그 일은 주님께서 그들을 위해서도 무언가를 하실 수 있다는 것을 그들로 깨닫게 했다.

어느 날 밤 나는 폰티오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으신 예수님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회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주님을 지켜보는 무리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예수님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막달라 마리아는 ‘주님을 풀어 주세요!’라며 목에 핏발이 서도록 소리치고 있습니다. 이방인인 빌라도는 ‘그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도록 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그를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자신의 위선적인 삶의 방식과 인생의 죄를 드러내기 두려워 주님의 죽음에 동의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오늘밤 주님의 편에 서겠습니까?”
제단 앞에 나와 헌신할 것을 촉구하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많은 이들이 울며 회개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의 주와 구주로 영접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주님께서 이들의 마음과 삶 속에 위대한 일을 행하고 계심을 알았다. 구원 상담자들이 그들을 맞이하려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계속해서 병자들과 마귀들린 자들과 잃어버린 자들과 외로운 자들과 실직자들을 위해 이후 두 시간 동안을 기도했다.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서 믿음의 기도를 해주었다. 예수님께서는 필요를 가지고 나아오는 이들을 일일이 만나 주시기 때문이다. 육체의 질병을 치유받으려 하든지, 절망에 빠진 인생에서 사랑과 희망을 느끼고 싶어하든지, 주님께서는 자신에게 나아오는 그 모든 이들을 만나 주시는 것이다.

뉴캐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로 기뻐하고 있었다. 때마침 파종기인데도 그 집회에 꼼짝없이 붙들려 있었기 때문에 얼른 농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우리는 파종시기보다 거의 일주일이 뒤쳐져 있었고, 다른 모든 농부들은 이미 그들의 밭에서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을 것이 뻔했다.
그러나 그레이타운에 가까워지자 깜짝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경작 활동의 기미가 없었고, 밭들은 텅 비어 있었다. 농사를 모르는 이라도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밭들이 말라 있었던 것이다. 비가 계속해서 오지 않았기 때문에 파종을 시작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도 밭을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튿날 아침, 여느 때처럼 주님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개인 사무실로 갔다.
“주님, 저는 불평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가 지난 수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고 계십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혼들을 추수해 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돌아올 때에는 최소한 비라도 내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창밖을 내다봤다.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잠시라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려면 이보다 날이 더 더워져야 했다.

농부는 비즈니스맨이 되어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복음 전도자도 마찬가지이다. 큰 복음 전도집회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다른 모든 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는 이 문제에 있어서도 주님의 뜻을 행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했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영광 가운데서 그의 풍요함을 따라 너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실 것이라』(빌 4:19). 나는 돈을 요구하지도, 기부 요청용 “신문”을 발송하지도, 헌금에 호소하지도 않기로 마음먹었다. 사도 바울은 천막을 만드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자기 생계를 벌어들였다. 나는 농부이고 내 직업이 이 사역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신실한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트랜스바알에서 집회를 열었을 때 집회 협력자 중 한 사람이 어느 늙은 농부를 초대했는데, 그는 통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복음 전도자들은 하나같이 돈벌이를 잘하는 사람들이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 “이 집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심지어 기부금도 거두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정말로 그런지 보러 왔던 것이었고, 그렇게 해서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
복음 전도집회 초기에는 모든 경비를 내 호주머니에서 털어내었다. 또 홍보, 포스터 제작, 집회팀의 숙식, 홀 임대를 위해 자비를 더 내야만 했다. 농장은 나의 유일한 수입원이었고, 샬롬 농장은 많지도 않은 재산을 수년 동안 사역에 쏟아부었다. 요즘은 자발적 기부금의 도움을 약간 얻고 있지만, 농장은 아직도 사역에 필요한 경비의 90%를 보조하고 있다.
언제나 하나님께서는 농장을 통해서 우리의 필요를 공급해 주셨다. 또 우리의 사역이 책들과 텔레비전, 라디오 프로그램, 집회들, 샬롬의 성장하는 공동체를 통해 발전해 나갔을 때, 주님은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관대하게 베풀어 주셨다.

농부로서, 나는 건조한 봄철에 작물을 수확할 수 없게 될까봐 염려가 되었다.
이 모든 일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시므온이었다.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느 때처럼 우리의 기도모임에 참석하러 온 것이다.
나는 말했다. “쏘우보나, 므퓨에뚜(형제님, 안녕하세요).”
그러자 시므온이 물었다. “뉴캐슬은 어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언제나처럼 신실하셨습니다. 능력있는 역사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므온은 입을 한껏 벌리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는 내가 본 가장 따스한 미소를 지닌 사람이었다.
“기쁜 소식이군요,” 그가 말했다. “느코시(왕)께서는 위대하십니다.”
그러자 나는 물었다. “하지만 시므온, 여기서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모든 것이 몹시 가물어 있군요. 농부들은 파종을 아예 생각지도 않고 있고, 어떤 농장에서도 일할 낌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시간이 없습니다.”
“아카 루투, 므퓨에뚜,” 그가 대답했다. “문제없습니다.”
“문제없다고요? 시므온, 이건 심각한 상황입니다!”
“자, 형제님,” 그가 말했다. “이미 늦었으니 빨리 가서 작물을 심으십시다.”
“시므온, 농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마른 땅에 씨앗을 심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비가 내리기를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 커다란 덩치의 줄루 사람은 내 눈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그의 음성은 권위와 완전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형제님, 당신은 이제 막 강력한 부흥회에서 돌아왔습니다. 매일같이 하나님께서 능력있게 역사하시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형제님은 주님이 우리 옥수수밭에 비를 내려 주실 것을 신뢰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까? 왜 형제님은 우리가 마른 땅에라도 파종하면 예수님께서 비를 주실 거라고 믿지 않는 겁니까?”
나는 책망을 받았다. 그리고 주님께 - 그리고 시므온에게 - 나의 믿음 없음을 용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형제님이 옳습니다. 자, 가서 트랙터와 옥수수 파종기를 가지고 나옵시다. 대형 트레일러에 비료를 가득 채우고, 원반 쟁기와 일반 쟁기를 트랙터에 거세요. 그리고 파종을 시작합시다.”
트랙터들과 장비들이 큰 대열을 지어 옥수수밭으로 가는 모습은 가히 진풍경이었다. 땅은 바짝바짝 말라서 흙먼지가 멀리 수마일까지 일어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분명 다른 농부들은 우리가 이번에는 정말로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열심히 온종일 일했고, 나는 작업을 끝내고서 밭들을 휭 둘러보았다.
“주님, 주님의 옥수수 작물이 여기 있습니다. 지금이 우리가 겪어 본 최악의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여태껏 거뒀던 최고의 수확을 우리에게 주신다면, 주님께서 저를 전임 복음 설교자로 부르셨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입니다. 전체 농장의 경영을 주님의 손에 맡겨 드립니다.” 이것은 주님께 드리는 엄숙한 맹세요 언약이었다.
우리는 그때처럼 수확을 위해서 끝까지 기도로 구한 적이 없었다. 씨앗이 겨우 발아될 정도의 적은 양의 빗방울만 떨어졌을 뿐 하늘은 다시 개이곤 했다. 나는 싹들이 가까스로 힘겹게 나와서는 이내 하얗게 말라버리는 것을 뜬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래서 이렇게 외치곤 했다. “주님! 주님의 작물이 죽어가나이다!”
그러면 때마침 약간의 비가 더 내리곤 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다른 몇몇 농부들은 파종 전에 비를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고, 결국 파종이 늦어서 아주 형편없는 수확을 거두었다. 우리의 기적의 작물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계속해서 자라감에 따라, 우리의 손보다는 우리의 무릎에 더 많은 굳은살이 박인 것같다.

앤드류는 군에서 전역하여 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 해 여름 집에 돌아온 그는 우리 내외가 녹초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 며칠만 어디 다른 곳에서 쉬었다 오는 것이 어떻겠냐며 우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작물은 무릎 높이까지 자랐기 때문에 생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상황은 주님께 달려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앤드류에게 농장을 맡겨놓고 떠났다.
앤드류는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매일 아침 내 사무실로 가 개인적인 기도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우리 농사에 하나님의 축복을 구하고 옥수수밭에 비를 내려 주실 것을 간구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밭에 나가 흙먼지 이는 땅을 바라보는데 검은 비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는 너무도 흥분한 나머지 트럭에서 뛰쳐나와 하나님을 찬양했지만, 얄궂게도 강한 동풍이 불자마자 폭우는 언제 왔었냐는 듯 저 멀리 가 버리고 말았다.
앤드류는 완전히 풀이 죽어 버렸다. 저 멀리 아련한 곳에서 비가 내리는 것이 보였지만, 우리 농장은 언제나처럼 가물어 있었다. 실내로 들어온 그는 성경을 펴고서 기도했다.
“주님, 이것이 대체 무슨 경우입니까? 아버지와 어머니는 온 맘을 다하여 주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 작물에서 나오는 모든 이익은 복음을 전하는 데 쓰입니다. 우리가 왜 이 가뭄을 겪어야만 합니까?”
그리고 그는 무릎에 놓인 성경을 내려다 보았다. 전도서 11:4이 펼쳐져 있었다. 그는 그가 읽고 있는 것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바람을 관측하는 사람은 파종하지 않을 것이요, 구름을 바라보는 사람은 거두지 아니할 것이라.』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을 신뢰하지 않은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깨어 보니 한랭전선이 이동해 들어와 부드러운 단비가 그칠 줄 모르게 내리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그 농작물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배웠다. 주님은 보는 것이 아닌 믿음으로 행하고 또 주님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봄이 다 지나가자 우리는 헥타르 당 무려 5톤의 씨앗을 수확했다. 대부분의 옥수수 줄기에는 두 개의 속대가 달렸고, 때때로 세 개까지 달린 것도 있었다. 그것은 내가 추수했던 최고의 수확이었고, 가물었던 한 해를 생각할 때 참으로 기적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밭을 보러온 농부들과 친구들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모든 찬양과 영광은 최고의 농부이시며 왕이신 예수님께로 돌려졌다. 이것이 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이가 알고 있었다.

우리는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 주님은 주님의 계약을 언제나 지키고 계시며, 우리가 우리의 계약을 지킬 것을 또한 기대하고 계신다. 나는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님께 드린 나의 서원을 지키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주님을 섬기는 데 농장을 온전히 내어드린다는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BB
주석)---------------
1) 이 글은 다음 책을 옮긴 것이다. Angus Buchan, Faith Like Potatoes, pp.8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