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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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디한의 <창세기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초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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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5년 07월호>

초상화(肖像畵)는 인물을 대상으로 그리는 인물화(人物畵)의 한 갈래로, 주로 사람의 얼굴을 중심으로 묘사한다. 과거 화가들은 인물화 연습을 위해 늘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인 자신을 모델로 삼아 자화상(自畵像)을 많이 그렸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진으로 간편하게 인물들의 모습을 남기는데, 빠르고 편해진 대신 정성 어린 묘사와 개별적이고 심미적인 표현은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 책이 특별한 시각으로 성경을 바라보게 해 준다. 바로 <창세기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초상화들>인데, “초상화”라는 단어가 나의 흥미를 끌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 줄지 궁금했다.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성경에 조명을 주시는 성령님과의 교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를 떠올릴 수 있게 해 준다. 여러 장의 인물화를 담은 화첩(畵帖)처럼, 창세기를 통해 예수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서문에 나타난 저자의 고백에 따르면, 성경의 첫 시작 책인 창세기만 해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가 가득하여, 그 다루는 범위를 성경 전체에서 구약으로, 다시 모세오경으로 점차적으로 축소하였고, 최종적으로는 창세기만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성경의 매 페이지마다, 아니 몇 구절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를 읽는다는 저자 M.R. 디한 그가 고백한 경지가 실로 놀라웠다. 놀라움을 넘어 부럽기까지 했고, “나도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열망이 일었다.

책은 총 2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장 창조에 있어서의 그리스도”부터 “제23장 완전한 원형”까지 모든 장이 소중하다. 책 앞부분의 “제1장 창조에 있어서의 그리스도,” “제2장 그리스도 살아 있는 말씀”을 통해서는 영원 전부터 계셨고 창조의 주체로서의 말씀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성경을 공격하는 사상들, 특히 현대의 과학자들과 무신론자들, 고등비평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연합적 공격이 모세오경, 특히 “창세기”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세상에는 창세기에 기록된 “창조 기사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신화나 우화 정도로 치부하려 드는 풍조가 만연하다. 이에 대해 디한 목사는 창세기의 역사성과 신빙성을 강하게 옹호하며 성경 전체가 진리임을 강조한다.

예수님께서는 성경 전체가 자신을 가리킨다고 말씀하셨다(요 5:39, 눅 24:27). 디한 목사는 무척 강력한 어조로 우리에게 그 놀라운 진술을 믿도록 촉구한다. 그의 표현에서 절절이 느껴질 것이므로 그대로 옮겨 본다. 「예수께서는 내가 여러분의 머리와 심장 속에 그것들을 두들겨 넣는 방법을 알기 원하는 그러한 심각하고 중대한 말씀들을 언급하셨다. 제발 성령께서 그것들을 강조하셔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 막중한 진술을 당신에게 이해시키시기를 바란다. 여기 그 말씀이 있다.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모세와 모든 선지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자신에 관하여 모든 성경에 있는 것들을 그들에게 설명하시더라』(눅 24:27).」(p.63) 디한 목사는 성경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한다는 사실을 머리와 심장 속에 “두들겨” 새겨 넣기를 간절히 권면한다.

나는 저자가 위와 같이 힘주어 강조한 부분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말마따나 내 속에도 바로 그 생각을 확고히 심고자 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 전체가 주님 자신에 대해 말씀한다고 하셨고(요 5:39), 이는 당시 신약성경이 없었음을 고려할 때 “구약성경”을 의미한다. 주님께서는 모세의 책들을 믿으셨고 때때로 인용하셨다. 따라서 성경의 일부분을 사실로 믿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육신하신 분이셨던 주 예수 그리스도, 곧 “창세기”가 포함된 모세의 책들을 믿으셨던 주님을 은밀하게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로 우롱하는 짓이다. “모세오경의 역사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는 이렇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다음에 이어지는 “제3장 그리스도와 아담의 갈비뼈”에서는 최고로 아름다운 초상화를 만날 수 있다. 창세기 2장의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아담이 깊이 잠든 후에 그의 갈비뼈로 아내를 얻은 사건은, 예수님의 찢긴 몸과 그분의 피흘림을 통해 교회가 탄생한 것과 연결된다. 이것은 신약에서 바울이 말한 『위대한 신비』(엡 5:32)로서, 우리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찢긴 옆구리 사이로 흘러나온 보혈을 통해 탄생하여 『그의 몸과 그의 살과 그의 뼈의 지체』(엡 5:30)가 되었다.

『하나님의 아들』(눅 3:38)인 아담은 그와 한 몸이었던 사랑스런 이브가 타락하여 죽을 운명에 처해지자, 타락한 그녀를 위해 자신을 낮추어 아내가 받게 된 저주와 동일한 저주를 감수했다. 아담은 이브 스스로 아담 자신의 거룩한 수준으로 올라올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을 그녀의 수준으로 낮추었고, 그녀에게 내려진 사망의 저주에 동참코자 자신을 사망에 넘겨준 것이다. 우리 역시 사탄에게 속임을 당했고 하나님께로부터 분리되었지만, 『하나님의 아들』(마 16:16)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낮추시어 하늘 영광의 보좌를 떠나 세상에 오셨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빌 2:5-8). 죄를 알지도 못하시는 분께서 자신과 우리의 죄를 동일시하시고 우리를 그분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죄를 알지도 못하는 그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오, 주님께서는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가!

책의 “제4장 그리스도 둘째 사람”을 읽을 때는 아담의 깊은 잠, 아담의 가슴이 열렸을 때 그 찢긴 몸 사이로 흘러나온 피, 자신의 갈비뼈로 지음받은 아내 이브를 향한 아담의 목숨을 건 사랑을 다시 한번 음미했는데, 그 아담이 예표하는 예수 그리스도께 자연스럽게 마음을 모으고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아담께서 셋째 하늘을 떠나 인류의 죄들을 제거하고 구주가 되어 주셨기에 누리게 된 영원한 생명! 주님께서 타락한 죄인을 위해 몸소 낮추고 낮추신 그 측정 불가한 사랑에 감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책 뒷부분으로 가 보도록 하자. “제17장 삼 일의 여행”과 “제18장 대속물”에서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모리야 산 여정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사역을 예표적으로 보여 준다. 이삭은 나이 많은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저항할 수 있었을 텐데 전혀 저항하지 않았고, 어떤 불평도 없었다(사 53:7). 이것은 겟세마네에서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옵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옵소서.』(마 26:39, 막 14:36)라고 기도하며 아버지의 뜻에 순순히 따랐던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이다. 마침내 주님께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고 고뇌에 찬 소리로 부르짖으셨을 때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하늘의 빛을 끄고 그 문을 닫으셨다. 『제육시에서 제구시까지 어두움이 온 땅을 덮었더니 제구시경에 예수께서 큰 음성으로 소리질러 말씀하시기를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하시니, 이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말이라』(마 27:45,46). 사랑하는 아들께서 희생되셔야 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하늘에 암막 휘장을 걸어 놓으셨다. 독생자께서 『세상 죄를 제거하는 하나님의 어린양』(요 1:29)으로서 십자가에 제물로 드려지셨을 때 아버지의 마음 또한 까맣게 타들어 갔으리라.

여기서 우리는 모형론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 주는 대목을 만난다. 즉 그것은 “이중 모형”인데, 이삭을 통해 자기를 부인하고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여기까지만 보여 주고, “숫양”을 예비하신 여호와이레 하나님을 은혜롭게 계시한다. 실로 아름답고 놀랍게도 초점이 전환된다. 내내 이삭을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보여 주다가, 이삭은 죄인이며 구속자가 될 수 없기에 “이삭의 대속물”인 “숫양”에게로 모형이 극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뿔이 수풀에 걸린 숫양을 잡아와서 이삭 대신 번제로 드린 아브라함은 그곳의 이름을 『여호와이레』(창 22:14)라고 불렀는데, 여호와이레는 “하나님께서 마련하실 것이다.”라는 뜻이다.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입을 빌어 하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친히 제물을 마련하실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나는 창세기에서부터 모형을 통해 계시된, 아버지 하나님의 장대한 인류 구원의 계획에 대해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모리야 산에서 뿔이 수풀에 걸린 숫양을 발견했던 아브라함은 대속제물을 예비해 주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드렸을까. 실로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였을 것이다. 이 점은 십자가의 대속제물이 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서 값없이 구원받은 우리가 기쁨과 감사로 찬양하며 하나님께 경배하는 일이 얼마나 마땅한가를 말해 준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고자 숫양과 같은 대속제물로 자신을 낮추어 육신을 입고 오신 하나님, 곧 『세상 죄를 제거하는 하나님의 어린양』(요 1:29)께서 친히 자신의 씨를 보기 위해 순종적으로 기꺼이 제물이 되시는 길을 택하여 십자가로 올라가셨던 것이다. 많은 범죄자들 중의 한 명인 나 또한 갈보리 십자가 위의 예수님의 피흘리심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이러한 주님의 자기희생적 사랑의 깊이는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나는 믿음의 선배인 M.R. 디한의 눈을 통해 예수님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책의 “제3장 그리스도와 아담의 갈비뼈”에서는 성경을 보는 새로운 독서법을 알려 주는데, 나 역시 저자처럼 깊은 통찰로 성경의 매 페이지, 매 구절마다 바로 그 구절에서 계시하는 예수 그리스도 나의 주를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통독과 병행하는 가운데 그러한 독서법을 적용한다면, 그 말씀 그 자리에 계신 주님과 더 실제적으로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워하며 기도하고 그분의 영원한 사랑과 행복 속에 함께 잠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 M.R. 디한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오가며 여러 인물과 사건, 의식 등을 통해 신약에서 분명하게 입증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들을 풍부하게 제시해 준다. 우리 또한 이것을 본으로 삼아 존귀하신 주님을 더 알아가고, 개인적인 성경 읽기를 통해 차츰 범위를 넓혀가며, 신구약성경 66권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들을 더 많이 발견하기를 열망했으면 한다. 이것은 새로운 “초상화” 작업이 될 것이고, 남몰래 보물찾기를 하듯 매우 흥미진진한 여정이 될 것이다. 저 영원에서도 우리가 감동과 찬양으로 섬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경을 상고하라. 이는 너희가 성경에 영생이 있다고 생각함이니, 그 성경은 나에 관하여 증거하고 있음이라』(요 5:39). 이제 우리는 성경의 모든 페이지의 어느 곳에서든 주님을 찾아야만 한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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