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무스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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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4년 10월호>
<킹제임스성경>을 비평하는 신학교 교수들과 그들이 쓴 책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킹제임스성경의 원문인 TR은 16세기에 편집된 신약 원문들을 통칭하는 말인데, 그 첫 번째 편집자인 에라스무스는 로마카톨릭이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고작 5개의 후대의 열등한 필사본들만을 가지고 자신의 헬라어 신약 원문을 출간했습니다.』
이런 비평은 킹제임스성경을 비하하는 전형적인 비방 중의 하나로 소위 복음주의, 보수주의, 근본주의 신학교들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는 자타가 공인하는 16세기 최고의 학자로, 필사본들의 시대를 마감하고 보존된 필사본들을 하나의 헬라어 원문으로 집성하여 출간함으로써 인쇄된 헬라어 원문의 시대를 연 신실한 하나님의 종이었다. 1)
오늘은 종교개혁 직전의 16세기 초로 돌아가서 에라스무스와 그의 헬라어 신약 원문에 대해서 그의 증언과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에라스무스와 대화를 나눠 보도록 하자.
A.D. 1530년경, 스위스 바젤의 에라스무스의 작업실
성경 학도 : 안녕하세요? 말로만 듣다가 이렇게 뵙게 되어서 기쁩니다.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에라스무스 : 반갑습니다. 네,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 에라스무스의 성경에 대한 태도
성경 학도 : 로마카톨릭은 성경을 경시하는데 선생님에게 성경은 무엇입니까?
에라스무스 : 저는 먼저 우리가 ‘그리스도보다 더 나은 권위자가 계신가?’를 스스로 물어 보길 원합니다. 친구가 쓴 작품이 있다면 그것을 읽고 또 읽습니다. 그러나 평생토록 복음서와 서신서를 한 번도 읽어 보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마호메트주의자들은 코란을 공부하고, 유대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탐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리스도를 위해 주님의 말씀을 공부하지 않는 것일까요? 주님은 우리의 유일한 선생님이십니다. 성령님께서 주님께 임하실 때 하늘에서 소리가 나더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하셨습니다.
성경 학도 : 그렇죠!
에라스무스 : 혹자가 주님의 가르침을 묵상하다가 죽는다면 그 죽음조차도 복된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을 갈구해야 합니다. 그것을 품고, 그것으로 우리 자신을 적셔야 합니다. 해야 한다면 그것으로 죽고, 그 말씀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나무나 돌로 만든 그리스도의 형상을 보면 보석으로 장식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거짓된 형상보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더 가까이 인도하는 복음서의 말씀은 얼마나 소중한 것이겠습니까? 복음서 안에서 우리는 말씀하시고, 치유하시며, 죽으시고, 부활하시는 그리스도를 만나며, 육신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진실하게 임재해 계신 주님을 뵙는 것입니다. 2)
* 헬라어 원문의 준비 과정
성경 학도 :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출간하신 헬라어 원문은 고작 5개의 필사본만을 대본으로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요?
에라스무스 : 하하하. 또 그 소리네요. 최종적으로 대본으로 삼은 것이 5개라는 것은 맞습니다. 그 필사본들이 올바른 원문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헬라어 원문을 편수하기 전에 저는 수많은 필사본들을 검토했습니다. 전 유럽과 바티칸의 도서관들을 다니며 필사본들을 연구하며 논쟁이 되는 본문들의 이본들도 조사했습니다. 그러한 연구의 결과로 5개의 필사본들을 최종적으로 대본으로 삼은 것이지 지금까지 연구한 필사본이 5개란 말이 아닙니다. 물론 대적들은 그렇게 저의 헬라어 성경을 공격하고 싶을 것입니다.
* 에라스무스의 원문과 변개된 성서들
성경 학도 : 그러면 에라스무스 선생님의 헬라어-라틴어 대역성경과 로마카톨릭의 라틴 벌게이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에라스무스 : 현저한 차이가 있지 않았다면 헬라어 신약을 편수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편수한 헬라어 원문에는 마태복음 6:13, 예수님과 부자 관원이 말씀을 나누는 마태복음 19:17-22, 마가복음의 마지막 열두 구절, 누가복음 2:14의 천사의 노래, 천사가 나타나고 피가 땀이 되어 흘렸음을 말하는 누가복음 22:43,44, 요한복음 7:53-8:11의 간음하다 잡힌 여인, 디모데전서 3:16의 경건의 신비 등에서 변개된 성서와 모두 차이가 나고 올바른 본문을 담고 있습니다. 3)
쉬운 예로, 신부들은 제가 출간한 신약 원문이 그들에게 미칠 위험을 목도하고, 저의 헬라어 성경의 오류를 집어내는 대신 전략적으로 저의 번역과 번역자인 저를 공격했습니다. 신부들은 “여기를 보라! 라틴 벌게이트처럼 사람들에게 ‘고해성사하라(Do penance)’고 하는 대신에, 그는 사람들에게 ‘회개하라(Repent)’고 한다.”라고 비난했습니다(마 4:17). 당연히 라틴 벌게이트의 번역이 틀린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설교단에서 저를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그는 이교도이며 이교의 우두머리이고 날조자다!” “에라스무스가 바로 적그리스도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성경 학도 : 따지고 보면 선생님은 훌륭한 로마카톨릭교도가 아니군요!
에라스무스 : 네, 그렇습니다. 하하하.
* 에라스무스가 말하는 교회의 기초
성경 학도 : 교회의 회복을 위해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에라스무스 : 우리는 구원의 교리는 악취가 나는 고인 물로 가득 찬 인간의 저수지, 곧 인간의 전통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순수하고 풍성한 강들, 곧 하나님의 말씀에서 취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를 배라고 생각할 때 이 배가 풍랑에 좌초되지 않고 구출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닻만이 이 배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품에서 나오는 하늘의 말씀, 곧 복음서에 여전히 살아 있고 그 속에서 여전히 말씀하시고 역사하시는 그 말씀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4)
* 에라스무스의 동기
성경 학도 : 로마카톨릭에서는 라틴 벌게이트만 쓰는데, 왜 헬라어 성경을 편수하고 또 라틴어로 직접 번역하셨습니까?
에라스무스 : 1516년 출간된 저의 헬라어 원문 초판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개인이 성경을 읽지 못하게 하거나 성경을 자국어들로 번역하지 못하게 하는 자들을 열렬히 반대하는 바입니다. 그들은 마치 무지야말로 소위 기독교를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모든 여인들이 사복음서와 바울 서신을 읽기를 바랍니다. 또한 사복음서와 서신서가 모든 언어들로 번역되어 스코틀랜드인들과 아일랜드인들뿐만 아니라 터키인들과 사라센들도 읽고 깨달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신약의 말씀이 모든 사람의 혀로 찬미를 받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십자가의 위대한 승리요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쟁기를 잡은 농부가 신비로운 시편의 말씀을 노래하고, 베 짜던 직공이 복음서의 말씀을 외우며 활기를 찾고, 배의 키를 잡은 키잡이가 거룩한 말씀을 노래로 흥얼거리고, 담소를 나누는 여인이나 물가에 앉은 친구가 성경 말씀을 암송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5)
* 에라스무스의 결심
성경 학도 : 많은 연구를 하셨는데 앞으로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에라스무스 : 저는 성경을 연구하다가 죽겠노라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제 모든 기쁨과 화평이 바로 성경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학문을 하는 목적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한 풍성한 은혜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는 하나님께만 모든 소망을 두며, 우리는 그의 아들의 죽음을 통해서만 구속된다는 진리를 알고, 세상의 정욕들에는 죽은 것으로 여기며, 주님의 교리와 모본에 일치되는 삶을 살고, 어떤 사람도 해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선을 행하며, 미래의 상급을 인내로 소망하면서 우리의 시련들을 이기고, 끝으로 우리의 덕을 스스로에게 돌리지 않고 우리에게 힘을 주셔서 우리에게 이런 일들을 행하게 하신 하나님께 온 힘을 다해 감사를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6)
에라스무스는 비록 16세기의 모든 종교 개혁자들처럼 로마카톨릭으로 태어났지만 그 믿음과 행보는 성경대로 믿는 프로테스탄트에 가까웠다. 그의 신약 헬라어 원문은 전 유럽에서 로마카톨릭을 붕괴시키기 위한 가공할만한 화력을 제공했다.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원문을 시작으로 헬라어 표준원문의 판본들이 출간되고, 자국어 성경들로 종교 개혁의 불길이 유럽을 휩쓸었다.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와 하나님의 말씀의 강력함을 보라! 진리의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거짓 복음으로 뒤덮은 로마카톨릭의 아성 한가운데서 보존된 신약 원문이 출간되게 하심으로써 종교 개혁의 동이 트게 하시고 구원과 부흥과 세계 선교의 대낮을 밝히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능력이 있어 양날이 있는 어떤 칼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 그리고 관절과 골수를 찔러 가르고 마음의 생각들과 의도들을 판별하느니라』(히 4:12). BB
(각주)--------------------------
1) 피터 럭크만, 『신약교회사』(서울: 말씀보존학회, 1997), pp.473-477.
2) Roland H. Bainton, Erasmus of Christendom (New York: Charles Scribner’s Sons, 1969), p.140.
3) Edward F. Hills, The King James Bible Defended, pp.198,199.
4) J. H. Merle D'Aubigne, History of the Reformation of the Sixteenth Century, 1835, Vol. V, Book XVIII, pp.153-156.
5) Preserved Smith, Erasmus, A Study of His Life, pp.184,185.
6) D'Aubigne, pp.153,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