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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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직 세습을 정당화하는 김국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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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8년 09월호>

기독교대한감리회가 8월 7일 경기도 구리시 하늘샘 토평교회에서 제28회 총회 감독회장 후보 합동 정책 발표회를 가졌다. 9월 25일에 있을 선거를 앞둔 1차 발표회에 기호 1번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 2번 양총재 목사(한서교회), 3번 고수철 감독(흑석동제일교회), 4번 강흥복 목사(상계광림교회)가 감독회장 후보로 나섰다.
감독회장 후보들에 대한 공통 질문 시간에 담임 목사직 세습에 관한 후보들의 견해를 묻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 매우 흥미로운 의견이 개진되었다. 목사직 세습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인 세 후보와는 달리, 오직 기호 1번 김국도 후보만이 적극적으로 찬성을 표한 것이다.
김국도 목사는 대물림 목회를 하는 것은 구약성경에서 혈통에 따라 제사장직을 승계하는 것과 같아 당연한 권리이자 가장 성경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권력과 땅과 재산을 물려준 세습과는 차별을 두는 입장을 보이면서 목사직 세습을 성경을 예로 하여 지지한 것인데, 김목사는 두 형인 김선도, 김홍도 목사가 이미 그들의 아들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대물림했기 때문에 그의 이번 발언은 사뭇 눈길을 끄는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김국도 목사는 목사직 대물림을 당연한 일로 제시하기 위해 구약의 제사장직 승계를 예로 들었다. 구약의 제사장직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최초로 부르심을 받았으며(출 28:1), 제사장직과 관련하여 "아론"과 그의 뒤에 올 그의 씨가 지켜야 할 영원한 규례들이 주어지기도 했다(출 28: 43). 주님이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임명하여 수행케 하신 제사장직은 레위 지파에서 오로지 "아론의 계열을 따라" 부르심을 받는 직분이었으며, 아론이 속한 레위 지파의 나머지 레위인들은 제사장 아론을 섬기라고 주어졌다(히 7:11, 민 3:1-10). 구약의 이 제사장직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특별한 부르심으로 주어지는데, 성경은 『사람들 중에서 택함을 받은 대제사장마다 사람들을 위하여 임명을 받아 하나님께 속한 일들을 하게 되나니, 이는 그로 예물과 속죄를 위한 희생제물을 드리게 하려는 것이라... 이런 존귀는 아무나 스스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아론과 같이 하나님께 부르심을 입은 자라야 하느니라.』(히 5:1-4)고 말씀한다. 구약의 제사장직 승계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의해서 아론의 혈통 안에서만 이루어진 매우 특별한 과정이었으며, 구약의 법규로 보장되는 합법적인 절차였다.
그런데 김목사는 이러한 구약 제사장직 승계 과정을 현재 한국 기독교계 안에서 일고 있는 목사직 세습의 기현상에 적용하며 이를 가장 성경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약 교회와 관련한 교리들을 구약에서 찾으려 한 데서 비롯된 심각한 오류이다. 신약 교회의 교리서는 바울 서신들이다. 바울 서신들 가운데 특히 디모데전서(3장)와 디도서(1장)는 목사직에 관하여 두 차례에 걸쳐 명기하고 있지만, 목사직 세습에 관해서는 단 한 구절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왜 그런 것인가? 목사직 세습은 하나님의 뜻 밖에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목사는 목사 자격 요건(딤전 3:2-7, 딛 1:5-9)을 갖춘 하나님의 일꾼에게 지역 교회의 선임목사들이 안수하여 세우는 것이다. 후임목사를 세워야 하는데 마침 그의 아들이 목사로서 성경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어 그 아들을 후임으로 세우는 것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그를 목사로 세우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그 아들이 신약 교회의 목사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독립된 일꾼으로 세워지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아버지가 목사이기 때문에 아들에게 그 교회의 목사직을 세습하는 기현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아버지가 목사라고 목사 아들이 지역 교회의 목사직을 당연히 대물림해야 한다는 데에는 어떠한 성경적 원칙도 없을 뿐더러, 구약의 제사장직 승계를 예로 하여 현재의 목사직 세습을 당연한 권리로 주장하는 것은 김목사가 성경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신약의 제사장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은 거듭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다. 『너희도 산 돌들로서 영적인 집으로 지어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영적인 제물들을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느니라』(벧전 2:5). 보다시피 긴 설명이 필요없는 얘기지만, 아버지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아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신약 교회 시대에 영적 제사장직은 대물림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약의 제사장직 승계 전통을 현재의 비정상적인 목사직 세습에 적용하는 것에 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겠다.
김목사의 성경 해석 방식은 구약의 원칙을 신약으로 가져와 적용하는 매우 비성경적인 해석 방식이며, 이런 무리한 방법으로 인해 안식교와 같은 이단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현 개신교계 내에도 구약과 신약도 나눌 줄 모르는 설익은 이단 교리들이 정통을 가장하여 무지한 교인들을 오도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투른 칼잡이는 칼을 빼는 것도 서투르고, 휘두르는 것도 서투르며, 칼집에 칼을 집어넣는 것도 서툴러 제 몸을 베기 십상이다. 누구든지 "칼"인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적용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그와 같은 사람이다. 결국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혀 부끄러움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엡 6:17, 딤후 2:15). 하나님의 말씀을 그릇되게 다루는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이 내게 합법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합법적이라고 해서 다 세워 주는 것이 아니니라.』(고전 10:23)는 말씀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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