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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뒤집기”만큼 쉬운 “교단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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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09월호>

최근 한 교단이 자신들을 다른 교단으로 바꾸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행동의 주인공은 “기독교한국하나님의교회”라고 하는 교단이다. 이 교단은 1965년에 창립했고, 교리적으로는 “칼빈주의” 신학과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왔던 “알미니안주의” 신학을 추종하면서 또 “성령세례”의 증거로서 방언을 강조하는 오순절 계통의 신학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이 약칭으로서 “하나님의교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 종종 오해되어 왔지만, 그들은 “세계복음화선교협회 하나님의교회”라고 하는 사이비기독교 단체인 “안상홍 증인회”와는 별개의 교단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들이 갑자기 전혀 다른 신학적 배경을 지닌 “칼빈주의”를 표방하는 장로교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5월 31일에 그 교단 산하 전체 목회자들이 그 교단 산하 신학교인 한영신학대학교 대강당에서 회의를 열고, 교단의 이름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한영)”로 바꾸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그후 지난 7월 9일부터 11일까지는 장로교 측의 혁혁한 인사들을 데려다가 한영신학대학교에서 교역자들에게 “장로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장로교회,” “장로정치제도란 무엇인가,” “칼빈주의란 무엇인가,” “교단 헌법”에 대해서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했다. 그들은 오는 12월에는 “개혁주의 신앙과 신학,” “당회, 노회, 총회의 기능과 그 역할,” “교단 규칙,” “성경 소요리문답 해설,” “칼빈주의 5대 교리” 등의 강좌를 개설하여 교역자들을 교육할 예정이며, 2010년까지는 이 교육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부실하다 해도 “교단”이라면 많은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그 속에 있을 텐데, 어떻게 그 다수의 사람들이 믿고 있는 신앙과 교리와 신학이 손바닥 뒤집듯이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는 것인가?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는 과거 신학 논쟁을 넘어서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불거져 반대파를 감금, 처형시키고1) 반대파를 정죄하기 위한 편파적 종교회의를2) 할 정도로 심각하게 대립되었던 상반되는 교리다. 그런데 한쪽의 신학과 신념을 가지고 사역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한순간에 쉽사리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 교단에 엄청나게 탁월한 “종교개혁자”가 등장해서, 자신들이 따르고 있던 교리가 전적으로 비성경적이었고 칼빈주의가 전적으로 옳았다고 입증해 주기라도 했는가? 그러나 분명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종교개혁의 외침과 마찰과 반대도 없이 한 교단이 다른 교단으로 탈바꿈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그 교단 대표자의 변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한영신학대학교 총장이자 교단개명 추진위원장인 한영훈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 교회가 인정하는 교단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전체 교역자들이 1년에 두 차례씩 보수교육을 통하여 장로교단의 정체성과 칼빈주의 5대 교리, 정치제도,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등을 공부하도록 할 것이다.”
“45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한국하나님의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한영)로 개명하고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새로운 교단 명칭은 개명이라는 단순함에 머물지 않고 그동안 추구하던 웨슬리안 성결운동에서 칼빈주의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으로 전환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취지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국 장로교의 신학을 대표하는 신학자와 목회자를 청빙하여 ‘교단 교역자 보수교육’을 개최했다... 교단 소속 교역자, 한영신학대학교의 교수 및 보직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기에 교단과 대학의 일체성을 이루는 미래는 밝다고 할 것이다... 지금 출발하는 본 교단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한국 장로교단에서 교역자를 양성하는 정규 신학대학교를 직영하고 있는 5-6개 되는 교단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창대케 되는 그 날이 도래함을 확신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문호를 개방해 500여 교회가 가입된 중형 교단으로서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
답이 나왔다. 그들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 생존”의 문제를 두고 교단을 바꾼 것이다.
그들이 교단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정말 필요했을 것이다. “하나님의교회”라는 교단 이름 때문에 자주 유사한 이름을 쓰는 사이비 기독교 단체가 아닌지 오해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그들은 사실상 자기들이 스스로 내걸고 있는 교단의 교리도 전혀 믿지 않고, 그 교단으로서의 정체성도 전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교단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어느 것이 올바른 교리인지, 어느 것이 성경적인 교리인지 판단할 능력도 없었다. 그들은 성경을 연구한 결과 자기들이 나아갈 방향으로 선택한 장로교 교단의 교리가 진정으로 옳다는 “결론”을 내려서 장로교 교단에 속하기로 한 것이 아니다. 만약에 그런 태도였다면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책임 있는 목회자요 신학자로서 수년간의 진지한 연구 후에 “결론”으로서 교단을 바꾸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고 교단을 우선 바꾼 후에 교단 교역자들에게 장로교와 칼빈주의에 대해서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들이 서둘러서 교단을 바꾼 이유는 한영훈 목사의 증언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교회에서 “인정”받아서 “미약한” 교단을 “창대케” 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생존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오직 한국 교회에서 가장 인정을 받는 교단에 달라붙어서 “한패”가 되는 것이다. 그런 교단이 바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였던 것이다.
일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그 교단의 이 같은 행태를 비판했다. 평택대 김동수 교수는 “하나님의교회라는 이단 이름과 혼동될 수 있다는 점, 교단이 열악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결정한 사항이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렇게 교단을 바꾸는 것은 코미디 같은 현상이다.”라고 꼬집었고,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의 라은성 교수는 “그것은 마케팅 전략으로, 순수하게 볼 수 없다... 이제까지 오랫동안 오순절 신학을 가르쳐 온 학교가[한영신학대학교를 말함] 이제는 칼빈주의로 바뀐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힐책했다.
그러자 한영훈 목사는 “교단과 대학의 미래를 위해 자체적으로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한국에서 장로교 간판만이 통하는 실정 속에서 긴 안목으로 볼 때 학교를 살려나가려는 몸부림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인간적인 사업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은 소위 “하나님의 사역”이었다. 그런데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믿고 가르치고 실천하는 신앙 교리를 내버리고 양립할 수 없는 다른 편의 교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자기가 믿고 가르치고 실천하던 내용이 성경적으로 잘못되었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개혁을 해서 바꾸는 것은 참으로 올바른 용기이고 훌륭한 본이 되지만,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믿음”도 바꿀 수 있다는 이러한 행동은 그들에게 사실 “믿음”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다. 그들은 그동안 스스로도 믿지 않는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왔던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배를 섬기는 것』이다(롬 16:18). 그들에게 있어서 “믿음”은 그들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라 교단 운영을 위해 필요하면 붙이거나 떼거나 맞바꿀 수 있는 액세서리나 걸치는 옷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믿음 없는 행동의 대표가 된 한영훈 목사는 “한국기독교복음단체총연합”에 의해서 “제2회 한국 교회 연합과 일치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오는 9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있을 시상식에서 그 상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올바른 신앙으로 많은 사람들을 계도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연합과 일치”를 잘 시킨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은 한국 교회의 신앙을 흐리는 일이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연합과 일치”(고전 1:10)는 교리와 신앙의 문제를 변별하지 않고 아무것이나 한데 묶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교리를 한데 뒤섞거나 교리를 무시하면서 연합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교리의 풍조”에 휘말리지 않고 “진리”를 말함으로써 “믿음의 하나됨”과 “하나님의 아들을 아는 지식의 하나됨”에 도달해야 한다(엡 4:13-15).
그러나 현재의 실태를 보라. 교리적이고 신앙적인 부분에 책임감도 없이 이 교단에서 저 교단으로 바꾸는 일을 “손바닥뒤집기”만큼 쉽게 해 버리는 일을 총괄하는 사람이 최근 한국 교회에서 가장 “연합과 일치”에 있어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고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단 전환을 수행하고 있는 “기독교한국하나님의교회” 곧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한영)” 교단의 목회자, 신학자들은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그냥 “세력”을 의지하며 교단을 전환하는 것에는 아무런 간증도 있을 수 없다. 기왕 이전의 것을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녔다면, 지금까지의 비뚤어진 자세는 회개하고 정말로 올바른 진리를 찾아서 그것을 교단의 입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역자들에게 칼빈주의를 주입하는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에서는 칼빈주의 중 어떤 교리들을(예컨대 칼빈주의 예정론 곧 칼빈주의 5대 교리) 왜 비성경적이라고 질타하는지도 철저하게 배우는 등의 교육 역시 진행해야 할 것이다. BB
주석)---------------
1)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목사이자 라이덴 대학의 신학교수였던 알미니우스(Jacob Arminius, 1560-1609)가 칼빈주의 예정론을 반대하며, 고마루스(Francis Gomarus, 1563-1641)와 대논쟁을 벌였는데, 그 논쟁은 알미니우스가 죽은 후, 알미니우스 파의 46명의 목사들이 의회에 “항의서”를 제출하여 칼빈주의를 반대하고 칼빈주의자들은 다시 “반항의서”를 제출하여 알미니우스 파를 반대함으로써 더욱더 크게 불거졌다. 그 무렵 칼빈주의 사상의 지지자였던 모리스왕자(Prince Maurice, 1588-1625)는 쿠데타를 일으켜, 알미니우스 파의 당을 전복시키고, 알미니우스 파를 지지하던 올덴반벨트(John Oldenbarnevelt)를 참수하고 그로티우스(Hugo Grotius)를 무기징역에 처했다. 신복윤, 「칼빈주의 5대강령의 역사적 배경」, III. 항론파와 항의서 中.
2)칼빈주의자들과 알미니우스 파의 대립 문제를 수습하고 해결한다는 명분의 “돌트 총회”에는(여기서 소위 칼빈주의 5대 교리가 요약된 “돌트신경”이 결정되었다.) 알미니우스 파 대표 13명이 참석했으나, 그들은 피고 취급을 받았고, 의사진행에 참가하지도 못하고 제외되어 버렸다. 결국 그 회의는 칼빈주의자들의 압도적인 승리와 알미니우스 파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정성구, <돌트 총회와 칼빈주의 운동>, 2-(A) 돌트 총회의 경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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