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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와 파타의 연립내각 구성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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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03월호>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양대 정파인 하마스와 파타는 2006년 1월의 총선 결과에 따라 3월에 출범한 하마스 주도의 단독 내각을 대체할 새 연립내각을 출범시키기 위한 협상을 지난 수개월간 진행해 왔으나, 주요 각료직의 배분과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문제를 포함한 새 내각의 정책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난 2월 8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과 파타의 대표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이 연립내각 구성에 합의했다. 새로운 연립내각 구성에 대한 이번 합의가 팔레스타인 문제는 물론,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새로운 연립내각 구성의 배경
작년 3월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 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연합 등이 경제 원조를 중단했다. 따라서 지난 1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경제 상황은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는 크게 하락했고, 반대로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평화 정책을 통해 경제 지원을 받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압바스 수반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상승되었다. 압바스 수반은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고자 하마스와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협상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16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하마스를 더욱 압박했다. 하마스는 조기 총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으며, 경제 원조가 없이는 정치적 기반을 상실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에 경제 봉쇄 조치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파타와의 연정이 필요했다. 또한 지난 2개월 동안 하마스와 파타의 무력충돌이 본격화되어 100여 명 정도가 사망하고 수백여 명이 부상당한 상황을 진정시켜야 했다. 따라서 하마스와 파타가 새로운 연립내각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사실상 내전이나 다름없던 내분 상황을 종료시켰고, 이스라엘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연합에 경제 원조를 요청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 하마스와 파타의 연립내각 구성 합의 내용
연립내각 합의의 주요 이슈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주요 각료직의 배분 문제였고, 둘째는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문제를 포함한 새 내각의 정책 문제였다. 내각의 인선에 대한 합의안에 따르면, 하마스 소속의 이스마일 하니야 현 총리가 새로운 내각에서도 총리직을 유지하고, 새로 신설된 부총리 자리에 파타 인사를 임명하며, 하마스와 파타가 총리와 부총리를 포함하여 각각 9개와 6개의 각료직을 차지하는 것이다. 또 내무장관과 외무장관을 포함한 주요 5개 각료직은 하마스와 파타 이외의 무소속 인사들에게 주되, 특히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은 하마스가 지명하는 후보 5명 가운데 파타의 대표인 압바스 수반이 임명하게 했으며, 군소 정파들에게 4개 각료직을 배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하마스와 파타 간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연합 등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었다. 합의문에서 이스라엘과 체결된 기존 협정을 “존중”하겠다고만 발표했는데, 이것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무력 투쟁을 포기하며, 이스라엘과 맺은 기존의 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세 가지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요구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응답을 회피한 것이었다.
▶ 연립내각 구성에 따른 정세 변화
이스라엘 파괴를 강령으로 명시하고 있는 하마스의 입장에서 이스라엘과의 협정을 존중한다는 표현은 큰 변화 같지만, 실제로는 그 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책임을 교묘하게 비켜간 것이다.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하마스는 연립내각의 정책과 하마스의 정책을 분리하는 입장을 취했다. 즉 하마스 단독의 정책은 이스라엘을 인정할 수 없으며 기존의 강령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연립내각의 정책은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하마스와 파타는 이스라엘과 체결된 협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또 묵시적으로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경제 원조를 재개하기 위한 세 가지 전제 조건을 거부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새로운 PA 연립내각을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 원조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당분간 팔레스타인의 경제난은 계속될 것이다.
이스라엘 올메르트 총리는 온건파인 압바스 수반과의 협상을 통해 하마스가 세 가지 요구 조건을 수용하도록 유도했으나 요구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경제 봉쇄 조치는 다소 효력을 발휘하여 하마스가 어떤 형태로든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협상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의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켰으며, 하마스가 현실을 직시하고 이번 합의안을 통해 평화 정책을 향해 작은 걸음을 내딛게 했다.
하마스는 연립내각 합의를 통해 압바스 수반을 이스라엘과의 협상 대표로 인정하고 광범위한 권한도 부여했으나, 연립내각의 출범으로 경제 원조를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압바스 수반의 입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하지만 현재 하마스의 상황은 파타와의 연정과 압바스를 통한 협상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경제난이 호전되지 못할 경우에는 하마스와 파타 간의 권력 다툼으로 다시 심각한 내분이나 내전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이 직면한 경제적, 정치적 문제의 해결은 하마스와 파타가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연합의 요구 조건에 대한 수용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하마스나 파타 중에 누가 주도권을 잡든지 팔레스타인의 선택은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이것은 마지막 때에 이스라엘에 조성될 거짓 평화의 전주곡이 될 것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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