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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죄받지 않는 거짓말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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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7년 12월호>
Q『출애굽기에 보면 히브리 산파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들이 파라오에게 거짓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출애굽기는 거짓말을 금하는 "십계명"이 기록되어 있는 책인데, 어떻게 그런 책에서 거짓말이 버젓이 용인되어 산파들이 축복을 받게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문의하신 질문은 출애굽기 1장에서 이집트 왕이 "출산대 위에 있는 히브리인들의 사내 아이들을 죽이라."라고 산파들에게 명령했을 때 일어난 일에 관한 것입니다. 『이집트 왕이 히브리 산파들에게 말하니, 한 사람의 이름은 시프라이고, 또 한 사람의 이름은 푸아인데, 그가 말하기를 "너희가 히브리 여인들에게 산파 일을 수행할 때 출산대 위에 있는 아이들을 살펴 아들이거든 죽이고 딸이거든 살려 주라." 하더라. 그러나 그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이집트 왕이 그들에게 명령한 대로 하지 않고 사내 아이들을 살려 주었더라. 이에 이집트 왕이 그 산파들을 불러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 이같이 행하여 사내 아이들을 살려 주었느냐?" 하니, 그 산파들이 파라오에게 말하기를 "히브리 여인들은 이집트 여인들과 같지 않고 건강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도착하기 전에 해산하나이다." 하더라.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 산파들을 선히 대하셨으며, 백성들은 번성하고 매우 강성해지더라.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그분께서 그들의 집안을 융성케 하셨더라』(출 1:15-21). 이 말씀을 읽어 보면 산파들이 실로 거짓말을 했음에도 하나님께 복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기 20장에서 『너는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16절)라는 계명을 주신 분이신데, 이 산파들을 다루실 때는 그들의 거짓말과 관련해서 복을 주셨던 것입니다.
우선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들은 물론, 인간의 다양한 말들과 그들의 "거짓말"도 실려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진리의 책이지만, 그 진리를 제시함에 있어서 인간의 다양한 면들까지도 가감 없이 제시하시는 것입니다. 성경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만 보더라도 사람이 얼마나 거짓말을 잘 하는 존재인가가 드러나게 되는데,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라는 진리"를 창세기에서 다음과 같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인류의 첫 조상인 아담의 아내 이브는 『참으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동산의 모든 나무에서 나는 것을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라는 뱀의 질문에, 『우리가 동산 나무들의 열매는 먹을 수 있으나,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에 관해서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그것을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혹 죽을까 함이라.' 하셨느니라.』(창 3:2,3)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여기 2절에서 이브는 『마음대로』라는 말씀을 삭제했고, 3절에서는 『만지지도 말라.』라는 말을 첨가했으며 『반드시 죽으리라.』라는 말씀도 『혹 죽을까 함이라.』로 약화시켜 버렸습니다(창 2:16,17과 비교). 인간의 거짓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삭제하고 변개시킨 데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아브라함은 사라에게 이집트인들 앞에서 아내가 아닌 누이라고 말하라며 거짓말을 부추겼고(창 12:12,13), 사라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보라, 네 아내 사라가 아들을 가질 것이니라.』(창 18:10)라고 말씀하셨을 때 여자의 관례가 끝나 버린 자신에게 더 이상 임신이 안 될 것으로 알고 속으로 웃었으면서도, 주님께서 『어찌하여 사라가 웃으며 말하기를 '늙은 내가 확실히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 하느냐?』(창 18:13)라고 하셨을 때 『내가 웃지 않았나이다.』(창 18:15)라고 주님께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삭 역시 그랄인들에게 아내에 관해 말할 때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그녀는 나의 누이라.』(창 26:7)라고 거짓말했으며, 야곱도 자기가 형 에서인 것처럼 거짓으로 분장하더니 아버지 이삭에게서 축복을 받아 냈습니다(창 27:18-29). 야곱의 삼촌 라반은 라헬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그에게 7년을 봉사하라 해 놓고서는 그 7년이 다 찼을 때 라헬 대신 레아를 줘 버리는 거짓말을 했습니다(창 29:18-25). 라헬은 남편 야곱과 야반도주했을 당시 아버지 라반이 자기가 섬기는 형상들을 찾으러 장막 안으로 들어왔을 때 여자의 관행이 없었으면서도 있는 척함으로써 상황을 모면했습니다(창 31:35). 야곱의 아들들은 여동생 디나가 세켐에 의해 더럽혀졌을 때 히위인들과 상호 종족 간에 혼인할 의향이 전혀 없었으면서도 오직 그들에게 복수할 목적으로 할례를 요구했고, 히위인들이 할례를 받고 가장 아팠을 때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성읍으로 가서 모든 남자들을 죽였습니다(창 34:1-26). 이뿐 아니라 야곱의 아들들은 요셉을 시기하여 그를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아넘겼으면서도 아버지 야곱에게는 염소 새끼의 피 묻은 채색옷을 가져가 마치 요셉이 짐승에게 찢겨 죽은 것처럼 거짓말했습니다(창 37:28-34). 유다는 그의 맏아들 엘과 둘째 오난이 죽자, 며느리 타말에게 셀라가 장성하면 그녀와 혼인하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서는 이를 어겼습니다(창 38:6-14).
이처럼 창세기만 보아도 인간에게는 타고난 거짓말의 성향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인간의 거짓말도 기록되어 있는 것인데, 그렇다고 모든 거짓말이 진리이며 정당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내용들을 보면서 깨달아야 할 것은 『실로, 하나님은 참되시나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라.』(롬 3:4)라는 말씀이 진리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출애굽기 1장의 히브리 산파들의 거짓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거짓말을 한 산파들을 하나님께서 심히 복 주신 것을 보면 그들의 거짓말은 『실로, 하나님은 참되시나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라.』라는 말씀을 입증하기보다는 어떤 예외적인 면을 담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말하자면 "어떤 동기"로, 그리고 "누구를 위해서" 거짓말을 했느냐가 정죄와 복을 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본문에서 해답을 찾자면 1:17이 그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이집트 왕이 그들에게 명령한 대로 하지 않고 사내 아이들을 살려 주었더라.』 히브리 산파들이 거짓말을 한 "동기"는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한 것"에 있었고, 그 목적에 따른 대상은 "죄 없는 히브리 사내 아이들"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무죄한 유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그 거짓말은 하나님께 100% 용인되고 큰 복의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 산파들을 선히 대하셨으며, 백성들은 번성하고 매우 강성해지더라.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그분께서 그들의 집안을 융성케 하셨더라』(출 1:20,21).
"무죄한 유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로 복을 받은 경우는 히브리 산파들 외에 또 있습니다. 여호수아 2장의 창녀 라합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을 살려 주고자 거짓말했는데, 이것으로 인해 하나님께 복을 받은 것입니다. 『그 여자가 두 사람을 데려다가 숨겨 놓고 이렇게 말하더라. "사람들이 내게 왔었으나 나는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였으며 어두워지자 성문이 닫힐 때쯤 되어 그 사람들이 나갔으니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하노라. 속히 그들을 쫓으라. 그리하면 너희가 그 사람들을 따라잡으리라." 하더라. 한편 그녀는 그 사람들을 지붕 위로 데리고 가서 그녀가 지붕 위에 가지런히 쌓아 둔 삼대로 숨겼더라』(수 2:4-6). 라합은 여호수아가 보낸 정탐꾼들에 관하여 거짓말을 함으로써 여리코 왕이 보낸 사람들로 하여금 "헛수고"만 하고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그 뒤 라합은 주님께서 여리코를 완전히 진멸하실 때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살아남게 되는 복을 누리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라합이 정탐꾼들과 맺은 약속에 근거한 것이지만(수 2:12,13), 전반적인 상황은 "유대인들의 생명을 살려 준 거짓말"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성경에서 거짓말이 정죄받지 않고 복을 누리게 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십계명에 『너는 살인하지 말지니라.』(출 20:13)와 『너는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출 20:16)라는 계명들을 두셨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무죄한 유대인"의 생명과 관련될 때에는 『너는 살인하지 말지니라.』(출 20:13)라는 말씀에 따라 거짓말을 용인해 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유대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 『너를 축복하는 자들에게 내가 복을 주고 너를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리라.』(창 12:3)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에 대한 이 약속이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거짓말에도 적용되어 거짓말한 당사자들은 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죄나 그 죄의 결과를 감추려고 하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간과하시지 않지만, 아브라함의 후손인 유대인을 살리기 위한 경우와 관련해서는 절대적인 예외를 두셨던 것입니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