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기자의 논단 분류

“저본”(底本)부터 잘못된 한글 성경들 (1)

컨텐츠 정보

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7월호>

성경이 최종권위로서의 위상을 가지려면, 우선 그 성경이 권위를 인정받을 만한 저본으로부터 번역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변개된 저본은 아무리 잘 번역해도 그 변개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올바로 보존된 저본으로부터 번역해야 올바른 성경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한글 성경들의 저본들과 그 번역 과정을 알아봄으로써, 저본이 잘못된 그 성경들이 그리스도인들의 믿음과 실행의 최종권위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I
“로스역”으로 불리는 한국 최초의 신약전서 <예수셩교젼셔>(1887년)


이 번역본은 스코트랜드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를 중심으로 번역되어 “로스역”으로 불린다. 로스와 매킨타이어(MacIntyre), 이응찬, 서상윤 등이 함께 번역, 출간한 한국 최초의 신약성경이 <예수셩교젼셔>(1887년)이다. 초기 한글 성경의 번역에는 중국어 성경이 저본이 되거나 참고 자료로 폭넓게 사용되었는데, 중국어 성경 가운데 주의해서 살펴야 할 것은 <문리역, 文理譯>이다. <문리역>은 선교사 로버트 모리슨(Robert Morrison, 1753-1834)이 1813년에 번역, 출간한 성경을 말한다. 이것이 후에 개정, 번역되어 1852년에 출간된 것이 <신약전서문리, 新約全書文理>이며 1854년에는 구약과 함께 출간되었는데, 이것을 <성경전서문리, 聖經全書文理>라고 한다. 이 성경은 통상적으로 “대표자역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메드허스트(Medhurst), 귀츨라프(Gützlaff), 브리지만(Bridgman), 존 모리슨(John Morrison) 등의 선교사로 구성된 대표자회의에서 개정 및 번역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문리역>은 “침례”(浸禮)를 “세례”(洗禮)로 번역하는 등 번역상의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로스역, 즉 <예수셩교젼셔>(1887년)의 저본으로 사용된 것이 중국어 성경인 <신약전서문리>였다.또한 로스는 이와 더불어 영어 <개역본>(RV, 1882년)과 <개역본>의 저본으로 사용된, 변개된 헬라어 성경인 <개역 헬라어 신약 옥스퍼드판>(1881년)을 저본 및 참고 자료로 사용함으로써 한글 성경은 처음부터 변개된 성경으로 시작되었다.
로스역은 1883년 1월에 쓴 로스의 편지에 번역 원칙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두 번째와 여섯 번째 항에서 번역저본에 대한 언급이 이렇게 나온다. 「둘째, 영어 역본보다 <개역 그리스어 성경>을 기준으로 한다...여섯째, <개역 그리스어 성경>을 그대로 따른다. 다만 요한복음 8:1-11 “간음한 여인 사건”과 마가복음16:9-20은 사본상의 문제로 생략한다.」 이 번역 원칙에서 헬라어 성경이 저본으로 제시되지만 실제로는 헬라어 성경에서직접 번역되지 못하고 참고하는 정도였으며, 당시 선교사들의 원어 및 한국어 실력에 따르면 영어 개역본과 문리역이 주된 저본이었다. 번역된 본문만 놓고 판단할 때에도 최초의 한글 신약성경은 변개되어 있다. 요한복음 8:1-11과 마가복음16:9-20이 통째로 삭제되었는가 하면, 현대의 변개된 헬라어 성경과 영어 성경들에서 삭제된 신약의 13개 구절들이 똑같이 없으며, 교리적으로 주요한 구절들과 표현들 역시 동일하게 왜곡되어 있다. 이후 등장한 한글 성경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특히 19세기 당시에 비평가들과 변개자들에 의해 성경의 권위가 격하되고 변개된 헬라어 성경과 변개된 영어 성경이 출간된 탓에 그 영향이 한글 성경의 번역에 그대로 반영된 데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한글성경이 번역되던 당시는 성경을 번역하기에는 내외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II
“구역(舊譯)성경”으로 불리는 <셩경젼셔>(1911년)


언더우드를 중심으로 한 국내의 미국계 선교사들은 로스의 <예수셩교젼셔>를 수용하지 않고 새로운 번역을 추진하였다. 따라서 로스역은 이들이 번역한 성경에게 자리를 내주고 지속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되었다. 언더우드는 로스역을 무시하고 번역 사업을 독점하여 자금을 영입하고 번역의 명예를 차지하고자 한국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번역을 서둘렀다. 이로 인해 구역성경도 바른 번역이 되지 못했다.


구역성경 번역은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톤, 헤론 등의 선교사들이 상임성서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작하였으나, 1893년 번역자회를 미 북장로교회의 언더우드와 게일, 미 북감리회의 스크랜톤과 아펜젤러, 영국 성공회의 트롤로프, 미 남장로회의레널즈 등으로 새롭게 조직하였다. 이들에 의해 1900년에 <신약젼셔>가 출간되었는데 이것을 시험판이라고불렀다. 1904년에는 1900년판을 개정하여 출간하였고, 1906년에는 이것을 다시 개정하여 소위 “공인역”이라는 이름으로 <신약젼셔>를 출간하였다.


구약의 경우 미 북감리회의 존스, 미 남감리회의 하디, 미 북감리회의 노블, 미 북장로회의 마펫, 캐나다 장로회의 그리어슨 등이 번역에 참여하였고, 또 언더우드, 게일, 레널즈, 크램, 한국인 이창직, 김정삼 등이 번역했다. 1911년3월 6일에 <구약젼셔>가 출간되었고, 3월 15일에는 <구약젼셔>가 1906년판<신약젼셔>의 개정본과 합본되어 <셩경젼셔>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는데, 이것이 한글로 번역된 최초의 신구약 성경이었다.


개역성경의 전신인 구역성경이 번역된 저본은, 로스역과 마찬가지로, 보존된 바른 성경인 <표준원문>을 변개하여 만든 헬라어 성경이었으며,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변개하여 만든 영어 <개역본>이었다. 또한 번역에 이용했던 자료를 살펴보면 이들의 번역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는데, 1897년 영국성서공회의 켄뮤어 총무에게 요청한 비평서적 목록에는 알포드의 헬라어 신약성경, 스웨트의 칠십인역, 메이어 신약 주석, 엘리코트 신약 주석, 카일과 델리취의 주석 등과 같은 책들이 있다. 이것은 번역자들이 바른 저본은 물론, 바른 참고 자료에도 접근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III
구역을 개정한 <성경개역>(1938년)과 <개역한글판>(1961년)


구역성경이 번역, 출간된 이후 개정 작업이 시작되었다. 구약은 게일, 레널즈, 언더우드, 케이블, 스톡스, 베어드,엥겔, 어드맨, 클라크, 하디, 피터즈 등의 선교사들과 한국인 김필수, 김인준, 정태홍, 김관식, 이원모, 김정삼, 박형용, 채필근 등이 참여하였으나 대부분은 죽거나 탈퇴하거나 극히 미미한 참여로 끝났으며, 게일, 레널즈, 베어드,피터즈, 김인준, 이원모 등이 주로 개정하여 1937년에 개역이 마무리되었다. 신약 개정은 1926년부터 1937년에 이루어졌는데, 스톡스, 로스, 윈, 컨닝햄, 베어드 2세, 크레인, 남궁혁 등이 참여했다. 이렇게 하여 구약과 신약의 개정이 완료되고 1938년에 <성경개역>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것이 현재 사용하는 개역성경의 출발점이었다.

이후에도 <성경개역>은 1939년에 개정되었고, 또다시 1952년에 “한글맞춤법통일안”(1948년)에 따라 개정되었기 때문에 한문이 병기된 판들과 구분하여 <개역한글판>이라고 불렀으며 이후의 판들도 모두 동일하게 불렸다. 개역성경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개정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신약의 경우에 공개된 것만 1900년, 1904년, 1906년, 1911년, 1939년, 1952년, 1956년, 1957년, 1961년 등 아홉 번이고,구약은 1939년부터 1961년까지 다섯 번이다. 그러나 알려진 바로는 실제로 64번이나 개정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성경개역>의 저본에 대한 자료는 1912년 1월 15일 한국성서위원회의 밀러 총무가 개역자들에게 준영국성서공회의 번역 지침서에서 찾을 수 있는데, 저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성경 번역과 개역은 히브리어 및아람어와 헬라어 원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언어권에 이미 사용되고 있던 역본들은 이용되어야 한다. 구약 번역에서는그 당시 영국성서공회가 마련한 최신판 히브리어 성경본을 저본으로 해야 한다. 원어에 익숙지 못한 번역자는 영어<킹제임스성경>이나 <개역본>, 1901년 영국성서공회의 본문과 난외주를 따를 수 있다. 그런데 영어도 모른다면, 그 번역자는 영국성서공회가 이미 허가한 어떤 한 역본을 사용해도 좋다.」

이 지침에 따르면 당시의 개역자들은 반드시 히브리어나 헬라어에서 번역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 능력에 따라 저본을 사용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개역되는 과정에서도 바른 히브리어 원문에서 번역된 것은 없었고, 구역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변개된 영어<개역본>은 물론 <미국표준역본>(1901년)이 주된 참고 자료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22년에 엥겔이 “긴즈버그의 히브리어 구약성경”을 참고 자료로 요청한 기록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으나, 이 역시 구약성경의 본문 비교를 통해 본다면 변개된 성경이 저본이 되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신약 개정에 사용된 저본은 1923년판 네슬(Nestle)의 헬라어 성경 14판이며, 신약의 구약 인용은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개역본>(RV)이 사용되었다. 네슬의 헬라어 성경은 1898년의 초판을 시작으로 현재 27판이출간되었는데, 대표적으로 변개된 헬라어 성경이다. BB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기자의 논단 208 / 1 페이지
RSS
번호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