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지상강좌 분류

레위기 서론 - 율법 속에서 교훈을 발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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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04월호>

레위기는 흔히 어려운 책으로 알려져 있다. 구약성경 중에서도 역사서나 선지서보다 율법책들이 좀더 어렵게 느껴지며, 특히 레위기가 그렇다. 성경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부터 공부하는 학도에 이르기까지 레위기는 손에 잘 닿지 않는 책이다. 그 이유는, 일단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희생제사나 율법의 조항들이 길고 반복적으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지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조차 하기 힘든 까다로운 규례들로 인해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설교자들에게는 이 책이 어렵다기보다 그 경륜적인 위치가 달라 신약 성도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설교하기가 꺼려진다. 신약에 제시된 명백한 진리에 따르면, 사람은 율법 없이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고 의로워질 수 있다(롬 3:21, 엡 2:8).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물론이요, 그리스도인들에게 설교할 때에도 율법적인 의는 무용하다. 그래서 기껏해야 복음의 반대 요소로서, 혹은 믿음에 의한 의를 방해하는 형식적인 행위들로서 율법을 제시할 때 레위기를 사용할 뿐이다.
하지만 레위기는 그렇게 취급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가치있는 책이다. 일단 이 책이 성경에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존귀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레위기는 구약의 율법을 대표하는데, 이 율법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한 경륜을 이끄신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더욱이 하나님께서 친히 계획하시고 이끄시고 또 완성하실 그분의 백성 이스라엘을 다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것이 창세기를 제외한 구약성경 전체를 덮는 요소임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레위기를 소홀히 여긴다면 구약성경 전체를 소홀히 여기는 것과도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레위기를 공부해야 하는데, 그 목적은 다음과 같다.
레위기 연구의 목적
첫째, 구약적인 경륜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레위기는 구약의 경륜에 속한 책이다. 구약의 경륜이 신약 성도인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구원이나 의로운 영적 생활에 있어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 진리의 지식에 있어서도 필요치 않다는 것이 아니다. 율법은 하나님께서 이 땅을 운영하시는 여러 경륜들 중 하나다. 율법을 이해할 때 구약을 이해하게 되고, 구약을 이해할 때 하나님께서 여러 경륜들의 차이를 이해하며 하나님의 섭리적 다스리심을 깨닫게 된다. 또한 구약은 이스라엘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는 또한 하나님의 통치, 즉 그분의 왕국과 연관된다. 이것이 선지서와 연결되어서 메시야 왕국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구약의 경륜과 왕국의 경륜이 연결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신약의 은혜를 더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모형론의 개념이기도 한데, 레위기를 통해 율법과 은혜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율법은 많은 부분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예표하고, 또한 신약적인 의와 대조가 된다. 희생제사의 법이나 명절에 관한 법의 세세한 규정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에 관한 진리들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예표해 준다. 이는 우리가 받은 은혜를 더욱 풍성하고 확고하게 해주는 요소가 될 것이다. 설교에 적용한다면, 신약의 십자가와 은혜를 뼈대로 삼고 구약의 율법을 살로서 덧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율법의 의와 믿음의 의를 대조하면서, 우리가 받은 구원, 우리가 누리는 은혜가 얼마나 놀라운지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더 풍성한 영적 교훈을 얻기 위함이다. 로마서 15:4은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것은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이는 성경이 주는 인내와 위로로써 소망을 지니게 하려 함이니라.』고 말씀한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비유적으로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천국에 관한 교훈을 받은 모든 서기관들은 마치 자기 보물 창고에서 새 것들과 옛 것들을 꺼내 오는 집주인과 같으니라.』(마 13:52)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새 것들”이 신약의 진리라면 “옛 것들”은 구약의 진리다. 성경은 보물 창고다. 옛 보물과 새 보물은 모두 소중하다. 때로는 옛 보물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율법을 통해서 옛 보물의 아름다움을 맛보는 것이다. 옛 보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영적인 교훈들을 풍성히 깨닫는 것이다. 비록 율법이 교리적으로는 신약 성도에게 적용되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께 무엇을 좋아하시고 무엇을 싫어하시는지는 알 수 있다. 즉 하나님의 성품과 역사하심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그에 따라 하나님의 목적과 의도를 발견하고 그에 순종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레위기를 가르치는 사람들에 따라서 더 다양한 목적들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목적만으로도 레위기를 공부할 충분한 동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레위기를 어렵게 느꼈던 이유는, 레위기에 제시되어 있는 율법의 의미들을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요한 말씀이라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하면 지루한 말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그 말하고자 하는 진리가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이해하게 되면, 그 말씀들은 주옥같은 말씀들이 된다.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며, 나를 향한 아름다운 말씀이 된다. 이 레위기 연구 코너를 통해 독자들이 레위기의 진리들을 깨달아, 레위기를 읽을 때 그와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이미 본지 155호, 『지상강좌 - 율법에서 발견하는 진리』 코너를 통해 영적 예배의 관점으로 레위기의 일부를 다룬 바 있다. 이번 호부터는 레위기 전체를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모세오경 속의 레위기의 위치
모세오경 중 레위기는 율법의 핵심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경배와 성별이다. 이것이 구체적인 규례로 제시된 것이 바로 레위기이다. 레위기는 신명기와 함께 율법을 가장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런데 신명기는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을 모두 마치고 새 땅 앞에 이르렀을 때, 즉 모압 땅에서 카나안 땅을 바라보고 있을 때 주어진 율법이고, 레위기는 그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직후 시내 산에 왔을 때 주어진 율법이다. 율법이 말씀하시는 바가 같기 때문에 이 둘은 서로 같은 말씀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관점은 분명히 다르다. 레위기는 이집트를 빠져 나온 세대에게 하시는 말씀이고, 신명기는 그들이 모두 광야에서 죽은 후에 새 세대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이들은 출애굽할 때 어렸거나 아니면 광야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이들은 광야 생활의 모든 것을 겪었고, 특히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그들의 불순종을 경험했다. 그래서 신명기는 더 실제적일 수 있다. 반면 레위기는 율법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 어떠한가를 잘 보여 주는 책이다. 특히 경배와 성별에 관한 세세한 규정들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할 지 그 지침을 주기에 충분했던 책이다. 이 원리는 신약 성도인 우리에게도 귀중한 교훈으로 다가온다.
연대기적으로 말해서, 레위기의 위치는 시내 산에서 모세가 율법을 받는 동안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떠난 후 시내 산에서 대략 1년 정도를 머문다(출 19:1, 민 10:11 참조). 그 사이에 십계명도 받고, 성막도 짓고, 그 외 레위기에 제시된 모든 율법들을 받은 것이다. 율법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covenant)이다. 율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민족적으로 택하셨고, 이스라엘은 그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임을 나타내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레위기와 신명기는 같은 율법을 다루면서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기에 다른 관점으로 제시되었다. 그래서 레위기를 시내 산 언약이라고 하고 신명기를 모압 땅 언약이라고도 말한다. 세대적 진리의 관점으로 말한다면 레위기를 “모세의 언약,” 신명기를 “팔레스타인의 언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신명기 전체가 팔레스타인의 언약인 것은 아니다.)
레위기는 레위인들에 관한 책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레위인들 자체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레위인들 중 제사장과 연관된 내용이 핵심이다. 첫 장부터 희생제사에 대해 말씀하는데, 그 제사는 제사장들이 수행한다. 그리고 이어서 8장부터는 제사장들의 성별에 대한 말씀이 나온다. 11장부터는 여러 의식적인 규례들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제사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18-20장은 여러 가지 도덕적 규례들이 제시되어 있어, 제사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레위기 전체적으로 보아 제사장의 역할은 매우 강조된다. 그래서 이 책이 “레위기”인 것은 제사장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구약 제사장들은 “레위 계열의 제사장”(히 7:11)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제사장들과 관련된 책이라는 말은, 제사장들에게만 해당되는 규례라는 말이 아니라 제사장들을 통해 온 백성이 율법으로 다스림받는다는 말이다. 이 때의 이스라엘 신정(神政) 사회는 희생제사뿐 아니라 백성들의 모든 생활 규범들, 심지어 질병에 걸린 문제에까지도 제사장들을 통해 통제받았다. 결국 레위기는 경륜적으로 율법 시대의 핵심적 교리를 보여 주는 책인 것이다. 그러나 율법은 당시의 “하나님의 말씀”이었으므로, 우리가 이 책에서 영적으로 받는 교훈 중 하나는, 우리의 모든 삶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통제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레위기의 구조
레위기의 구조는 크게 전반부(1-17장)와 후반부(18-27장)로 나뉘어지는데, “성별”의 관점으로 말할 때 전반부는 의식적 성별을, 후반부는 도덕적 성별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전반부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성별된 지위를 말하고, 후반부는 성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책임과 행동을 말한다. 그 구체적인 개요는 다음과 같다.
▶ 제1부 - 의식적 성별(1-17장)
1-7장 : 제사에 관한 법
8-9장 : 제사장의 성별과 직무에 대해서
10장 : 제사의 규정을 어긴 자에 대한 형벌(실제적인 예)
11장 : 음식에 대한 규례
12장 : 산모에 관한 법
13-15장 : 문둥병과 유출병에 대한 규례
16-17장 : 대속죄일과 피의 속죄에 대해서
▶ 제2부 - 도덕적 성별 (18-27장)
18장 : 성적 범죄에 대하여
19장 : 십계명과 연관된 다양한 규례들
20장 : 18장 내용의 반복
21-22장 : 제사장들의 성별에 대하여
23장 : 명절의 법
24장 : 주의 이름을 모독한 자에 대한 형벌(실제적인 예)
25장 : 안식년과 환희의 해
26장 : 복과 저주에 대하여
27장 : 서원과 헌물에 대하여
구조적으로 볼 때, 레위기는 하나님께서 다양한 법들을 제시하신 후 백성들이 헌신하는 것(서원의 법)으로 끝난다. 즉 율법을 받은 자들, 곧 하나님의 언약을 받은 자들은 그분께 복종하고 그분만을 따르라는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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