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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들의 성별과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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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06월호>

레위기 1-7장에서 기본적인 제사의 종류와 그 구체적인 규례가 나온다면, 8장부터는 그 경배의 규례를 실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중 제일 처음에 언급되는 것은 그 제물을 드리는 제사장들에 대한 부분이다. 8장에서는 모세가 아론 및 제사장들을 성별시켜 직무를 맡기고, 9장에서는 그들이 희생제사의 직무를 수행한다. 이어서 10장에서는 직무를 잘못 수행한 제사장들의 예를 들어 준다. 하나님께 드리는 경배를 그분의 규례에 따라 행하지 않는 큰 죄에 대해 경고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희생제사의 규례에서 단순히 죄 용서에 대한 모습만 발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강조가 되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이다. 경배의 규례가 까다로운 것도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거룩하심과 같이 백성들에게도 그 거룩함을 요구하시며, 이는 동시에 하나님의 두려우심을 보여 주시는 것이다.
1. 제사장들의 성별
제사장들의 성별은 모세를 통해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모든 제사들은 제사장들이 수행하지만, 그 제사장들이 제사를 수행하기 위해 모세는 특별한 모습으로 제사장이 된다. 모세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씻기고 옷입히고 기름붓고 피를 찍어 바르고 그를 위해 희생제사를 드린다.
(1) 대제사장의 성별
대제사장은 일반 제사장과 그 입는 의복부터 다르다. 그는 옷을 입고 허리띠를 띠고, 그 위에 겉옷을 입고 에봇을 덧입고, 흉배를 달고, 흉배에 우림과 툼밈을 붙인다(출 28장 참조).
에봇은 대제사장 직무를 위한 특별한 옷인데, 금실과 청색, 자색, 주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만든다(출 28:6). 즉 여러 가지 색깔로 되어 있으며, 금을 섞어 만드는 것이다. 그 옷은 하나님의 제사장임을 보여 주는 것이며, 거룩함을 나타난다.
특이한 것은 훗날 백성들이 미신적이 되었을 때, 에봇은 필요 이상으로 신성하게 취급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재판관기 8:27에서는 기드온이 에봇을 만들어 성읍에 두었는데, 이는 백성들을 우상 숭배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또 재판관기 17장에서는 에프라임의 미카라는 사람이 자신의 신당에 에봇과 트라빔을 만들어 놓았다. 트라빔(Teraphim)이란 일종의 가족 수호신 같은 우상이다. 사람의 모양같이 만드는데 휴대용부터 사람만한 것까지 크기는 다양하다. 이방 지역에서 가문의 대를 잇는, 혹은 재산권이나 장자권을 이어받는 징표가 되기도 했었는데, 이것이 가문의 수호신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에봇과 트라빔이 함께 등장하는 또 한 곳은 호세아 3:4인데, 거기에는 『이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많은 날들 동안 왕도 없고 통치자도 없고 희생제도 없고 형상도 없고 에봇도 없고 트라빔도 없이 거하다가』라고 되어 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의지하는 모든 것들이 끊겨 없어지는 시대를 예언한 것인데, 이처럼 에봇과 트라빔은 이스라엘 가운데 만연된 우상 숭배 중 하나였다. 트라빔은 원래부터 우상의 개념이 있었으나, 에봇은 원래 대제사장의 의복 중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는 특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에봇은 트라빔과 마찬가지로 점치는 도구 정도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에봇이 이처럼 우상 숭배의 도구로 전락한 것은 에봇에 하나님의 뜻을 묻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림과 툼밈인데, 후대 사람들은 우림과 툼밈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은 잊어버리고, 우림과 툼밈에 나타나는 “신비한 뜻”만을 본 것이다.
우림과 툼밈은 “빛”과 “온전함”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흉배에 단 열두 가지 보석 외에 추가로 달린 것으로서, 특별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이 제시되는 도구이다.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종종 대제사장의 옷을 통해 제시되는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곤 했다(민 27:21, 신 33:8, 삼상 28:6, 스 2:63).
그 외에도, 아론은 특별한 관을 쓴다. 관에는 순금으로 패를 만들어 붙였는데, 거기에는 “주께 거룩함”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 관은 거룩한 면류관이다(레 8:9). 이로써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대제사장을 통해 백성들에게 드러난다. 출애굽기 28:38에는 이스라엘의 죄들에 대해 아론으로 하여금 “감당하게 하라.”고 말씀한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에게 거룩하라 하셨지만, 실제로 백성들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 따라서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론의 거룩한 패는 백성들의 죄들을 감당한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더러운 죄인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거룩한 패를 통해서 백성들을 받아들이실 수 있는 것이다. 예표적으로 말할 때는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하심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더러운 죄인들이지만,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대제사장은 또한 기름부음을 받는다. 모세는 기름을 부음으로써 그를 성별시키는데, 기름은 아론뿐 아니라 성막의 다른 기구들에도 부어졌다(레 8:10-12). 기름은 그 부음받은 자를 구별시키는 의미가 있다. 왕이나 제사장이나 선지자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그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구별한다는 것이다. 왜 구별하시는가? 하나님의 특별한 사역을 위해서 구별하시는 것이다. 즉 기름부음을 받은 자는 하나님의 것, 즉 하나님의 일꾼이라는 것이다.
성막의 기구들도 기름부음을 받았으니, 그것들은 더 이상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지 못한다. 출애굽기 30:37,38에서는 증거궤 앞에 둘 향수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그 ‘제조 방법’까지도 일반인들이 맡기 위해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아 두신다. 즉 주님께 드려진 것은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사장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예표적 의미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기름은 성령을 상징한다. 우리는 성령을 받았을 때 세상과 구별지어진다. 우리는 언제 성령을 받았는가? 은사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방언하고 치유될 때 받은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받을 때 성령을 받은 것이다. 바로 그때 성령님이 임하신다. 그리고 그분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생 구별지어진 사람들이다.
아론이 기름부음을 받은 것은 좀 특별하다. 왜냐하면 다른 제사장들은 피뿌림을 받은 후 기름부음을 받지만(8:24,30), 대제사장은 피뿌림을 받기 전에 먼저 기름부음을 받는다(8:12). 이러한 면은 성도들에게 부어진 기름보다는 예수 그리스도께 부어진 기름을 예표한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아론(대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근거해서 성령을 받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의 상징인 기름부음을 받기 위해 아무런 절차도 필요치 않으셨다. 예표상 기본적으로 대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일반 제사장들은 우리 성도들을 상징한다.
(2) 제사장들의 성별
제사장들도 그들의 직무를 위해서 특별한 옷을 입고 허리띠를 띠며 모자를 쓴다(8:13). 그리고 희생제사들을 드린 다음 아론과 그 아들들은 피뿌림을 받고(8:23, 24), 기름부음을 받는다(8:30). 그들은 희생제사를 드린 후 거룩한 음식을 성막 안에서 먹으며, 7일 동안 성막 안에 있어야 했다. 그리고 8일째부터 본격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했다.
피뿌림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름부음을 받는 것도 성별을 의미하지만, 피뿌림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피는 용서와 관계되므로, 주님을 위해 완전히 구별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신약 성도들이 왜 모두가 왕 같은 제사장들인가?(벧전 2:9) 우리는 전임사역자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모두가 제사장들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피로 피뿌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죄들을 용서받았고 세상으로부터 불러냄을 받았다. 그러므로 다시 세상으로 들어가면 안 되는, 완전히 성별된 자들이다. 또한 우리는 제사장들로서 주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고(히 10:19) 또 영적 제물을 드리는 특권을 얻었다(히 13:15,16). 더 이상 인간 중보자가 필요치 않다.
(3) 희생제사들
직무를 행하기 위해 제사장들은 희생제사들을 드린다. 여기서 드려지는 제사는 다음과 같다.
1. 속죄제(8:14-17) : 4장에서 “제사장들의 속죄제”에 해당하는 제물을 드린다. 8장에서 행해지는 규례는 4장에서 제시한 규례와 같다. 이것은 직무를 위해 드리는 속죄제이다. 하지만 아무리 직무를 위한다 해도 먼저 속죄의 예를 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를 섬기는 이 직무는 성결한 자가 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2. 번제(8:18-21) : 1장에서 제시한 바대로 번제의 규례에 따라 제물을 드린다. 각을 뜨고, 피를 뿌리고, 동물 전체를 태우는 것이 번제임을 보여 준다. 번제는 온전히 드려지는 헌신을 의미했다. 따라서 제사장들도 주님께 온전히 드려지는 모습을 취해야 한다.
3. 화목제(8:22-29) : 22절에서 “봉헌의 숫양”이라 말하는 것이 바로 화목제를 뜻한다. 이어지는 규례가 3장과 7장에서 제시한 바, 화목제의 규례와 같다. 내장 등만 태우고 고기는 제사장이 취한다(29-32절). 또한 가슴 등을 흔드는 제사로 삼아 드린다. 이 화목제는 기본적으로 “서원”을 위한 화목제이다(7:16).
4. 음식제사(8:26) : 음식제사는 별도로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 화목제와 함께 드려진다. 이는 7:12에서 제시된 바에 따른 것이다. 음식제사는 예물로 드려지는 것이다. 제사장들은 자기들의 봉사를 주님께 바친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속건제는 드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속건제는 구체적인 죄들의 행위들을 의미하는데, 제사장들이 임명받는 이 자리는 그들의 구체적인 죄들을 속죄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직무를 위해서 드려지는 희생제들이다. 하지만 속건제도 크게 말해서는 속죄제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결국 임명받는 제사장들은 주님이 명하신 모든 제물들을 드린 셈이다. 제사장들은 이처럼 전적으로 드려져야 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도 주님의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을 때 이처럼 전적으로 드려져야 한다는 것, 전적으로 성결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2. 언약의 백성들을 성별시킴
8장이 제사장들의 성별을 위한 모습이었다면, 9장은 백성 모두를 위해 제물을 드리는 모습이다. 이 일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성별된 날부터 7일이 지난 후, 8일째 되는 날에 행해졌다.
그러나 모습은 7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백성들을 위해서도 속죄제(8:3)와 번제(8:3)와 화목제(8:4)와 음식제물(8:17)을 드리기 때문이다.
왜 백성들도 제사장들과 같은 규례로 드려져야 했는가? 이 장면은 지금 공식적인 레위 제사장 직분으로서 처음 율법에 따라 직무를 행하는 장면이다. 이후부터는 일상적인 제물을 드리면 되지만, 지금은 맨 처음 공식적인 첫 율법 행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출애굽기 20장에서 맨 처음 율법이 주어졌고, 25장에서 성막의 규례가 제정되었으며, 성막이 세워진 후 공식적인 첫 직무가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제사장뿐 아니라 백성들도 모두 주님께 헌신해야 한다. 왜냐하면 레위인들만 주님의 백성이 아니라 이스라엘 모두가 주님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레위기 등을 통해서 레위인이나 제사장들이 매우 특별한 존재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이끄시기 위해 사용하신 도구들이었을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장들이나 레위인들만이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와 언약을 맺으셨다. 온 백성이 하나님 앞에 거룩한 백성인 것이다. 율법은 레위인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레위인들은 단지 그 율법에 따라 하나님을 섬기는 그 직무를 위해 선택되어졌을 뿐이다. 그들은 이미 출애굽기 19장에서 공식적으로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만 언약을 주신 것이 아니라 모든 백성을 언약의 백성으로 삼으신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동일하다. 비록 오늘날의 지역 교회의 목사가 신분적으로 제사장이요 레위인인 것은 아니지만, 전임사역자로 구별되어서 하나님의 직무를 전적으로 행한다는 점에서는 그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 성도들보다 좀더 헌신되어 주님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임사역자들만이 새 언약의 일꾼들인가? 그들만이 구별된 백성들인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피로 새 언약을 맺으신 것은 그분을 믿는 온 백성들과 맺으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성도들이 세상에서 구별되어야 하고 주님께 헌신해야 한다. 우리가 구원받았을 때 우리는 모두 독특한 백성이 되었다. 베드로전서 2:9은 이렇게 말씀한다. 『그러나 너희는 선택받은 세대요 왕 같은 제사장이며, 거룩한 민족이요, 독특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움에서 불러내어 그의 놀라운 빛으로 들어가게 하신 분의 덕을 너희로 선포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이 구절은 원래 출애굽기 19:5,6에서 이스라엘 백성들 전체와 언약을 맺으실 때 하신 말씀이다. 이스라엘은 율법(옛 언약)을 지킨다는 전제로 독특한 보물이 되고, 제사장들의 왕국이 되며, 거룩한 민족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새 언약에 따라서 그렇게 특별한 위치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주님께 구별된 자로서, “성도”의 지위에 합당한 행실을 지켜야 할 것이다.
이처럼 레위기 9장은 율법 하에서 하나님께서는 백성 전체와 상대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공식적인 첫 희생제사가 끝나자 주의 영광이 모든 백성 위에 나타났다. 이때 아론이 백성을 축복하는 것을 주목하라. 『아론이 백성을 향하여 손을 들어 그들을 축복하고...』(9:22). 이제 아론의 공식적 대제사장 사역이 시작되는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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