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의 경륜적 진리 분류
올바로 나누지 않으면 봉인되는 책, 사도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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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7년 04월호>
거룩한 하나님의 책인 사도행전을 "이단의 온상"이요 "무익한 격론장"으로 만들어 버린 자들은 누구인가? 기독교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하는 소위 유명한 목사들과 히브리어 및 헬라어 학자들 그리고 성경 개정자들이다. 이들은 유명 신학교와 높은 학위를 자랑하며 교계 안에서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좋아하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기를 원하지만, 사실 성경을 읽을 줄도 모르는 무식쟁이들이요 거짓말쟁이들이다. 『모든 환상은 너희에게 마치 봉인된 책의 말과 같이 되었으니 사람들이 그것을 유식한 자에게 건네주며 말하기를 "청컨대 이것을 읽으라." 하나 그가 말하기를 "봉인되어 있으니 읽을 수 없노라." 하며』(사 29:11). 그들에게는 사도행전뿐 아니라 성경의 모든 책들이 봉인되어 있다. 왜냐하면 한 번도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공부한 적이(딤후 2:15) 없고, 선한 교리의 말씀들로 양육받은 적이(딤전 4:6) 없기 때문이다. 교리에 전념하거나(딤전 4:13) 주의해 본 적이(딤전 4:16) 없으며, 하나님의 교리를 돋보이게 한 적도(딛 2:10) 없다. 그들은 전혀 말씀과 교리에 수고하지 않는 자들인데, 그러면서도 자기들 스스로가 배나 존경받을 사람들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딤전 5:17). 하나님께서는 그런 위선자들에게 어떤 계시도 주지 않으시며, 결국 그들에게는 성경이 영원히 "봉인된 책"이 될 수밖에 없다.사도행전이 이스라엘을 위한 경륜에서 교회를 위한 경륜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인 책이라는 사실을 유념하지 않으면 이 책의 "봉인"을 제대로 뗄 수 없다. "이스라엘을 위한 경륜"의 특징은, "구약의 율법"과 "물리적인 왕국"(왕국 복음)에 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주제로 하여 전개되는 책이지만, 그 특성상 구약의 연장선상에서 신약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위치하기 때문에 왕국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구약의 율법적인 특징을 보여 주는 구절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러나 사도행전에서는, 이미 신약이 시작되었고 그 새 언약의 피를 흘리신 예수님께서 구약의 율법을 완성하셨기에, 율법적인 내용보다는 물리적인 왕국 및 왕국 복음에 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 그래서 왕국이 임하기 직전의 모습이 부각되고 그에 따라 사도행전 "초반부"(1-7장)에서는 사도들이 유대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왕국 복음 위주의 사역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2장에서 교회가 이미 시작되었음에도 사도들은 교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구절들을 교회 시대의 교리로 적용하면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물론 과도기의 특성상 교회 시대에 적용되는 구절이 전혀 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교회 시대에 전파해야 하는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이 아니라 왕국이 임하기 직전에 전파되는 "왕국 복음"과 연관된다.
① 우선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로부터 이 땅에 세우실 물리적이고 실제적인 왕국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었다. 『주여, 이 때에 이스라엘에 그 왕국을 다시 회복하시겠나이까?』(행 1:6) 이것은 영적인 왕국이 아니다. 구약에서 예언된 그대로 문자적으로 회복될 이스라엘의 왕국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새 언약도 시작되었고 이제 곧 영적 왕국인 하나님의 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 시대가 시작될 것이므로 그런 쓸데없는 기대는 당장 접어 두라!"고 꾸짖지 않으셨고, 다만 물리적인 왕국이 회복되는 때나 시기는 하나님 아버지의 권한에 있는 것이라고만 말씀하셨다(행 1:7). 그러니까 경륜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해도, 아직까지는(최소 사도행전 7장까지는) 왕국이 회복될 수 있는 소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당시는 왕국이 임하기 직전의 상황, 곧 여전히 메시아 왕국을 바라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왕국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② 이런 이유로 사도행전 2장에서는 베드로가 "유대인들"을 상대로 설교를 하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들로(마 10:6) 하여금 회개하게 하여 왕이신 메시아를 받아들이게 하는 데에 왕국 복음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이방인이나 거듭난 성도들을 향해 설교하지 않았다.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예루살렘으로 온 "신앙심이 깊은 유대인들"(행 2:5)과 "예루살렘에 거하는 사람들"(행 2:14)에게 설교했던 것이다. 그리고 설교 말미에서는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에게 한 것이며, 또한 먼 곳에 있는 모든 사람, 즉 주 우리 하나님께서 부르실 모든 사람에게 하신 것이라.』(행 2:39)고 말함으로써 이 설교가 적용되는 대상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먼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결코 이방인들이 아니며, 『멀리 있는 이스라엘... 즉 주를 거슬러 범죄한 그들의 허물로 인하여 주께서 쫓아내신 모든 나라에 있는』(단 9:7) "유대인들"을 의미한다.
③ 또한 그의 설교에서 인용되고 있는 "요엘의 예언"(행 2:16-21) 역시 교회 시대가 아닌 이스라엘과 연관된 것이었다. 오순절에 오신 성령님을 통해 사도들이 방언한 것과 연관해서 이 예언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사실 이 예언 중 당시에 성취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은 대환란 끝, 곧 재림 직전에 성취될 예언이다. 그럼에도 여기서 언급된 이유는 당시에 왕국이 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즉 회복될 이스라엘의 왕국과 연관된 상황에서 인용된 말씀인 것이다. 이런 진리를 전혀 읽어 내지 못하는 무식한 은사주의자들은 자기들의 거짓 교리를 정당화하는 데 이 구절들을 써먹고 있지만, 그들은 성경을 변개시키면서까지 억지로 봉인을 풀어 보려고 고집부리는 위선자들일 뿐이다. 스펄전은 "하나님의 말씀을 변개시키는 것은 저주받을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죄악이다."라고 말했는데, 성경을 변개하고 왜곡하는 은사주의자들은 저주받을 이단들임이 분명하다.
④ 물론 베드로의 설교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행 2:23), 장사(행 2:27), 부활(행 2:31)이 언급되고 있다. 마치 이 설교가 "은혜의 복음"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로써만 설교했을 뿐 "죄를 제거하는 구속의 방법"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이 범죄한 사실을 일깨우는 근거로 전파했고, 또한 그들이 십자가에 못박은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것, 곧 그들의 메시아라는 사실을 확증하는 근거로 전파했던 것이다(행 2:22,23,36-38). 사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지상 사역을 하실 때 행하셨던 기적들과 이적들과 표적들로 이미 확증되었던 부분이다(행 2:22). 하지만 백성들은 그 표적들을 보고서도 왕이신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고 십자가에 못박았다. 주께서는 그런 완고한 백성들에게 "마지막 경고장" 같은 표적 하나를 제시하신 적이 있는데, 그것이 "요나의 표적"이었다(마 12:38-40). 이것은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보여 주는 표적이었는데, 지금까지 행한 많은 표적들을 보고서도 믿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향후 그분께서 친히 죽으셨다가 살아나실 그 일이라도 믿고 받아들이라는 의도에서 제시하신 "마지막 경고장"이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베드로의 설교의 많은 부분이 유대인에게 "표적"으로 주어진 부활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행 2:24-36).
⑤ 베드로의 설교로 마음에 찔림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어찌하여야 하리이까?』(행 2:37) 이것은 은혜의 복음이 전파되는 교회 시대에 부합하는 다음의 질문과 다르다. 『내가 구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이까?』(행 16:30). 질문에 대한 답변도 차이가 난다. 전자의 경우는 『회개하라. 그리고 죄들을 사함받은 것으로 인하여 너희 각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으라. 그리하면 너희가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라.』(행 2:38)이고, 후자의 경우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안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이다. 이것은 모순이 아닌데, 왕국 복음이 전파되는 상황과 은혜의 복음이 전파되는 상황에는 분명한 교리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흔히들 잘못 알고 있듯이 사도행전 2:38은 교회 시대의 이방인들을 향한 구원의 교리가 아니다. 특히 그 구절에 나오는 침례는 교회 시대의 성도들이 아니라 "유대인들이 받아야 하는 침례"인데, 이는 앞서서 침례인 요한이 베풀었던 "회개의 침례"(막 1:4)와 매우 유사하다. 두 침례 모두 왕국이 임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받아야 했던 침례로서,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메시아를 받아들이고 왕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다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인가 후인가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즉 구약의 상황에서 받는 침례인가와 신약이 시작된 상황에서 받아야 할 침례인가의 차이만 있었을 뿐, 왕국 복음과 연관해서 베풀어진 침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⑥ 그리고 "치유의 표적"이 나타나고 있는데(행 3:1-11), 이것은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의 사역이 왕국 복음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모태에서부터 앉은뱅이가 된 사람을 고쳐 준 것에 놀라움으로 바라보고 있던 유대인들에게 베드로는 두 번째 설교를 하게 된다. 여기서도 듣는 대상은 이방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행 3:12)인데, 2장의 첫 번째 설교와 마찬가지로 설교 말미에서 이 말씀이 적용되는 대상이 이스라엘 사람들임을 강조하고 있다(행 3:25). 그러면서 거룩하시고 의로우신 생명의 통치자를 죽인 그들이 "회개하고 돌이키면" 그 통치자이신 예수님께서 돌아오실 때 그들의 죄들이 지워질 것이라는 약속을 선포한다(행 3:19-21). 또한 악한 행실로부터 "돌아설 것"을 강조한다(행 3:26). 즉 회개는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강조되지 않는 것이다. 믿음은 주로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에서 강조되기 때문이다(행 20:21). 더욱이 베드로는 "모세와 같은 한 선지자"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설교가 왕국 복음과 연관되어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행 3:22).
⑦ 사도행전 3장 이후 7장까지의 내용들을 계속 보면 청중들은 모두 "유대인들"이었고(행 4:1,5,10; 6:12; 7:1,2), 많은 표적과 이적과 기적들이 계속해서 뒤따랐다(행 5:1-11,12,16,19-23; 6:8). 이것들은 "사도의 표적들"(고후 12:12)인데, 방언이나 병 고침, 마귀를 쫓는 것 등과 같은 표적들이 과도기적인 시대에 사도들에 의해 행해졌던 것이다. 그 대상은 "믿지 않는 유대인들"(고전 1:22; 14:22)이지, 결코 교회 시대의 믿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여전히 마태복음에서처럼 왕국을 거부했다. 그들은 왕의 선두주자로 와서 왕국 복음을 전파했던 "침례인 요한"을 거부했고(마 11:18), 유대인의 왕으로 오시어 왕국 복음을 전파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으며(마 27:25, 요 19:15), 또한 거국적으로는 마지막으로 왕국 복음을 전파했던 스테판마저 거부하고 돌로 쳐 죽였던 것이다(행 7:54-60). 마지막 기회마저 그들은 놓쳤으며 결국 왕국은 완전히 거부되어 미래로 연기되고 말았다.
이렇게 사도행전 초반부는 왕국 복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데 스테판의 죽음과 더불어 마지막 기회가 거부되었을 때,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게 된다. 즉 마지막 거부가 있던 바로 그 현장에 새롭게 변화되는 경륜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있으니, 그가 곧 사울이라고도 하는 바울이었다(행 7:58). 왕국 복음에서 은혜의 복음으로 넘어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바울이 등장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율법의 의로 말한다면 전혀 흠이 없었던(빌 3:6) 바울이 은혜의 복음을 전파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될 역사적인 순간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예수님께서 율법 아래 나시어 율법을 완성하시고 그분의 죽음을 통해 은혜로 특징지어지는(요 1:17) 신약을 여셨듯이, 율법에 열성적이었던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 율법을 배설물로 여기면서 이스라엘만이 아닌 유대인과 이방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엡 3:2)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도행전은 바울이 등장하면서부터 왕국이 아닌 "은혜의 복음"에 관한 내용들로 그 중심이 서서히 넘어가게 된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