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나의 사랑하는 책 - 추천도서 이야기 분류

잭 T. 칙의 <찰리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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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12월호>

한승용 / 그날의 양식 편집인

필자는 이 글을 쓰는 저녁에 퇴근을 하던 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여학생에게 잭 T. 칙(Jack T. Chick)의 <찰리와 개미>를 건네주었다. “혹시 교회 다녀요? 만화 좋아하세요? 이거 읽어 보세요. 읽고 여기에서 말하는 대로 믿으면 됩니다. 죽음 뒤에 지옥의 심판이 있는데 ‘여기서 알려 주는 대로’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아요.” 여학생은 “네.” 하고는 <찰리와 개미>를 호의적으로 받아 점퍼 주머니에 넣고 내렸다. 필자는 여학생이 “여기(만화전도지)서 알려 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전도지를 펼쳐 보기를 바랐다.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1분 남짓한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만화전도지를 건네주는 것이다. 어린아이든, 초중고생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고 “만화 좋아하세요?” 하며 건네준다. 그러면 만화를 보지 않을 것 같은 노인이라 해도 웃으면서 받는다. 간혹 “그거 뭔데요?” 하고 묻고는, “예수님 믿고 구원받으시라고요.”라고 대답해 주면 싸늘한 표정을 짓거나 기분 나쁘다는 듯 엘리베이터를 박차고 나가는 이도 있었지만 말이다.

사실 필자는 만화책을 싫어했고 지금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온통 그림뿐인 책에 글이라고 해야 어느 공터에 풀 몇 포기 돋아난 것 같은 점이 맘에 안 들기도 했고, “만화”라는 가벼운 이미지가 읽기를 주저하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화에 반감이 없어 보였다. 간혹 <찰리와 개미>를 주었던 초등생을 만나면 정말로 읽었는지 확인 차 물어보곤 한다. “너, 그 만화 읽었니?” “네.” “거기서 알려주는 대로 예수님 믿었어?” “네.” “예수님께서 너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대신 피 흘려 죽으시고 무덤에 묻히신 지 삼 일 만에 다시 살아나신 것을 믿었어?” “네.” “그렇다면 넌 죽어서 지옥에 안 가고 하늘나라에 가는 거야.” “네.” 하지만 어른을 만나서 “전에 제가 드린 만화 읽어 보셨나요?” 하면 읽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럼 예수님 믿으셨나요?” 하면 눈동자가 살며시 굳어 간다.

가끔 아이들 몇 명이 우르르 엘리베이터에 타면 그들을 위해 가방에서 <찰리와 개미>를 꺼내는데, 누가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일단 주고 본다. 그때 한 아이에게 만화전도지를 건네면 옆에 있던 아이가 “나도 저거 받았는데.” “우리 집에 저거 있는데.” 하며 아는 척을 한다. 그러면 내심 반갑기가 그지없다. 아이들은 <찰리와 개미>를 잊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관”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도 있었다. “엄마가 그런 거 받지 말라고 했어요.” 유심히 보니 이미 <찰리와 개미>를 주었던 아이였다. 아마도 집에 그것을 가고 가자 엄마가 “그거 뭐니?” 하고 물었던 것 같다. “응,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아저씨가 줬어. 예수님 믿으면 지옥에 안 가고 하늘나라에 간다며 이거 읽어 보라고 하던데.” 아이의 엄마는 만화전도지를 빼앗듯 받아들고는 아이에게 말했을 것이다. “다음부터는 낯선 사람이 이런 거 주면 받지 마. 알았지?” “응.”

만화의 주인공인 찰리는 개미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로 그려진다. 그에게 개미는 그의 꼬마 친구이다. 찰리는 이제 비가 오면 개미가 있는 곳이 호수가 된다는 친구의 말에 “안 돼! 내 개미들은 어떡해!” 하며 개미들 걱정을 한다. 그리고 개미들에게 경고한답시고 “애들아, 내 말 잘 들어... 너희들 이제 큰일 났단 말이야! 높은 곳으로 이사 가야 돼!”라고 하지만 개미들이 알아들을 리가 없다. 주먹으로 땅을 쳐 가면서 “난 너희들을 구해 주려는 거야!” 하고 고함을 쳐 보지만 개미들은 도무지 귀가 막혔다. “어떡하면 알아듣겠니... 너희들은 다 죽을 거야!” 그런 찰리에게 친구 사라가 개미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딱 한 가지” 방법을 알려 주는데, 그건 바로... “네가 개미가 되는 거야!”였다. 사라는 만약 찰리가 개미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다리가 여섯 개 달린 새끼 개미로 태어나서 흙먼지 속에서 살 수 있다면 찰리는 개미들을 정말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에 찰리는 “우웩!!” 하며 역겨운 반응을 보이지만 사라의 설명은 계속된다.

“네가 개미가 돼서 경고해 주는데도 개미들이 너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렴. 게다가 자기들한테 엄청난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고 말하는 너한테 화만 내고, 그리고 너를 죽이려고 한다면... 너는 그런 개미들을 위해서 기꺼이 죽어 줄 수 있겠니?” 이에 찰리는 강한 반감을 보인다. “무슨 소리! 개미를 그 정도로 사랑하는 건 아냐. 그렇게 사랑이 많은 사람이 어디 있냐!”

“아니야, 찰리야! 그보다도 더 큰 사랑을 가지신 분이 계시단다. 바로 하나님이야! 하나님은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으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사랑하신단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만드신 분이야. 그런데 아주 옛날에,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에게 문제가 생겼어. 개미들보다 더 큰 문제였지. 문제는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했을 때 시작됐단다. 그들이 지은 죄가 우리 모두한테까지 전달되었던 것이야. 죄를 가지고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지옥으로 가게 됐어. 그러나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님은 우리가 지옥에 가지 않기를 원하신단다. 그런데 저 위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구해 주실 수 있었겠니?” 그러자 찰리가 대답한다. “알았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이 땅에 오셨다는 말이지... 맞아?”

“그래!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렇게 하셨단다. 아버지 하나님은 아들 하나님(예수님)을 저 하늘에 있는 아름다운 보좌를 떠나서 이 땅에 내려오게 하시고, 냄새나는 말구유에 누운 아기로 태어나게 하신 거야.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거라구! 그리고 서른 살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사람들한테 지옥에 대해 경고하셨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단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싫어했지. 예수님이 자기들한테 진리를 말씀하셨기 때문에 미워했던 거야. 하지만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제일 중요한 이유는 우리들의 죄를 없애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거였단다. 예수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죽으셨던 거야. 사람들은 예수님을 체포하고 채찍으로 무지 아프게 때렸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의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려고 귀중한 피를 흘려 주셨어. 하지만 예수님은 죽으시고 묻히신 지 삼일 뒤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단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그의 독생자[예수님]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6). 예수님은 이 모든 일을 바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신 거야.” 사라의 설명을 들은 찰리는 환호한다. “우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하셨다구?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사랑 이야기겠네.”
“그뿐이 아니란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로 다시 올라가셨는데, 하늘에다 구원받은 사람들이 영원히 살 아름다운 집을 만들어 주신다고 약속하셨어!” 사라의 설명에 찰리와 또 다른 친구는 구원받아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는 열망을 비치고, 사라가 인도하는 대로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하고 구원을 받는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롬 10:13).

<찰리와 개미>는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말해 주러 가는 세 친구의 밝은 얼굴과 주인공 찰리의 초청으로 끝이 난다. “친구야, 너는 구원받았니? 만약 구원받지 않았다면, 지금 예수님께 너의 구주가 되어 달라고 기도하지 않겠니!”

당신은 구원받았는가? 예수님께 당신의 구주가 되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는가? 잭 칙은 그의 만화전도지 속표지에 다음과 같은 영접 기도문을 적어 놓았다. “하나님, 저는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죄인이며, 죄 용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으로 오신 하나님이시며 저의 죄 때문에 그 귀중한 피를 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실을 믿습니다. 이제 저는 죄로부터 돌아서기를 원하며, 지금 예수님을 저의 구주로서 마음속에 모셔 들입니다.”

<찰리와 개미>의 대사들을 적고 보니 만화책이란 그림투성이의 몇 글자 안 되는 시시한 책이라는 편견이 사라져 버렸다. 아이 손바닥만 한 그림책에 위와 같이 많은 글자가 들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쨌든 순수한 마음으로 구주를 영접한 사람들은 흑암의 권세로부터 구해 냄을 받아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의 나라로 옮겨진다(골 1:13). 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드물고,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께 “항거”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읽고 나면 감동적이기 그지없는 <찰리와 개미>와는 달리, “철없는 아이들이 개미 떼를 짓밟으며 노는” 장면을 보고서 하나님이라는 “거대한 존재”에게 짓이겨지는 “개미”에 관해 노래한 “용서”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 내가 개미가 되어 거대한 존재한테 짓이겨지는. / 내가 사는 도시가 조각배처럼 흔들리고 큰 건물들이 종이집처럼 맥없이 주저앉는. / 나와 내 이웃들이 흔들리는 골목을 고래의 뱃속에서처럼 서로 부딪치고 박치기를 하며 우왕좌왕하는. / 우리가 사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우리의 존재와도 우리의 생각과도 우리의 증오와도 우리의 사랑과도 그밖의 우리의 아무것과도 상관이 없는 그 거대한 존재를 향해, 오오 주여, 용서하소서, 끊임없이 울부짖는. / 천년을 만년을 그렇게 울부짖기만 하는. /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무엇 때문에 용서하는지도 모르면서.」(신경림, <낙타> 제3부 “용서” 중에서)

이 거듭나지 않은 “개미”는 “하나님”을 “개미들”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불가항력적인 존재요, 그럼에도 “개미들의 인생”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일이 천년 만년의 모순으로만 여겨지고, 오히려 “하나님이 인간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는가”를 암시한다. 오,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의 꿈은 실로 “개꿈”이었다! 그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찰리와 개미>를 건네주고 싶다. 그를 “숭배”하는 중견 작가는 “선생님, 신과 싸워 주십시오.”라며 스승에게 하나님과의 싸움을 독려했다. 『자기를 지으신 분과 싸우는 자에게 화 있으리라!』(사 45:9) 바로 그런 자들에게 <찰리와 개미>가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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