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기장이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8년 11월호>

산과 들 진흙덩이들 나앉은 그 자리가
저희를 작품으로 빚어낼 토기장이
휘도는 물레판 위인 줄 짐작이나 할까만

진흙덩이 수만큼의 물레는 늘 대기 중
요긴한 그릇을 빚을 많은 손도 대기 중
한눈에 처음과 끝을 보는 눈길마저 대기 중

하루가 천년이요 천년이 곧 하루이매
그이는 십년쯤은 한숨에 기다린다네
가끔은 육칠십 년도 묵묵히 기다린다네

살 속에 박힌 잔돌 모두 게워내기까지
온몸이 곱디고운 가루로 빻아지기까지
맑은 물 속속들이 스며 차진 반죽 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