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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켈러의 <하나님은 나의 기쁨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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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4년 08월호>
찬송가집 <영광을 주께> 124장에는 「다만 한 걸음씩」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실려 있다. 1절 가사는 “내 장래 일이 가리워 내 눈에 뵈지 않으나 내 주님 손을 붙잡고 한 걸음씩 가네”로 시작하고, 2절에서는 빛이신 주 예수를 의지함으로써 한 걸음씩 내딛는 발걸음이 엿보인다. 그리고 3절에 이르러서는 두려움과 근심이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 만다. “내 앞에 두려움 없고 근심할 필요 없겠네, 예수님 발자국 따라 한 걸음씩 가네, 다만 한 걸음씩 다만 한 걸음씩 영광 나라 바라보며 다만 한 걸음씩.” 이 찬양에서 보듯이 우리는 장래 일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는 우리를 떠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시는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하신다.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믿고서 마음에 든든함을 얻으며 진리요 빛이신 주님을 계속 따라가는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야말로 신중하면서도 믿음의 경쾌함이 끊임없이 묻어나는 거룩한 발걸음일 것이다.필립 켈러의 <하나님은 나의 기쁨이시라>(God Is My Delight)는 말씀보존학회의 출간 소식을 알리는 책자인 <나의 사랑하는 책>에 수록된 책들 가운데서 단연 돋보이는 보석 같은 도서이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주 하나님을 송축해 드리며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로 맞이한 기쁨이 전달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악한 불결함으로 꼼짝없이 멸망할 운명에 처해 있던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켜 영원한 친구로 삼으시려고 저 셋째 하늘의 영광의 보좌를 떠나 갈보리의 거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대속해 주셨다. <하나님은 나의 기쁨이시라>에는 그 겸손하시고 사랑과 동정이 충만하신 주님과의 간단(間斷)없는 동행에서 오는 경쾌한 기쁨이 매 페이지마다 녹아 있다. 이론적인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위로와 기쁨, 격려와 응원을 부드럽고도 자상하게 건네는 서정적인 산문인 동시에 감탄사가 곳곳에 포진해 있는 순박한 시와 같은 책이며, 영적으로 생동하며 살아가는 한 그리스도인의 실제적인 간증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일깨워 주는 성경적인 근거가 왜 없겠는가. 저자가 조용하게 시간을 내어 아버지의 말씀과 그분의 거룩하신 성품에 대해 겸손히 묵상하며 만났을 아버지의 뜻, 그분의 임재에 대한 가슴 벅찬 감사가 책 여기저기서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필립 켈러(Phillip Keller, 1920-1997)는 케냐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아프리카에서 자랐고, 성장해서는 세계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야생 식물 사진작가로서, 또 농업 경제학자로서 활동했다. 거듭나기 전에도 그는 세상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였지만,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저술한 30여 권의 경건 서적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에 어떻게 동행해 주시는지를 잘 보여 주는데,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Walking with God, 말씀보존학회 간)과 <시편 23편에 나타난 목자>(A She- pherd Looks at Psalm 23) 등은 미주에서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이 정도만 봐도 필립 켈러는 매우 왕성하게 일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았음이 분명한데, 그런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품 두 가지로 무엇을 꼽았는지 아는가? 바로 “열정”과 “창의성”이다. 그가 말한 이 두 가지를 이해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소유로 삼고 싶다면 <하나님은 나의 기쁨이시라>를 꼭 읽도록 하라.
책에 기술된 “신앙에 대한 투영”(p.5-13)과 “나의 개인적인 순례 여행”(p.182-186)에 따르면, 필립 켈러는 신실한 그리스도인 부모님 덕분에 어린 꼬꼬마 시절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암기했다고 한다. 틀리면 고통스러운 체벌로까지 이어져서 그것이 당시 그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고 두렵고 싫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그 말씀들이 전혀 즐겁지가 않았고, 성장함에 따라 세상 철학과 과학을 접하면서 그리스도께 순응하려 들지 않게 되었으나, 우리의 위대한 토기장이이신(사 64:8) 하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가. 이렇게 주님과의 관계가 뒤틀려 버린 채로 세상에서나 인정받고 살던 그를 그토록 비열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찾아와 주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고집스레 헛된 길로 가던 그에게 물불 안 가리고 쫓아와 붙잡아 주셨다. 그가 어릴 적에 외우고 또 외웠던 그 말씀 하나하나의 가치들을 거듭거듭 마음속에 되새겨 주심으로써, 이치를 따져가며 설득하셔서 마침내 영원한 진리를 그의 마음에 심어 주신 것이다. 이로써 필립 켈러는 변덕스럽던 40여 년을 뒤로하고 주님을 영접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그는 제멋대로 고집만 피우던 사람을 그리스도께로 이끄시려고 자비로우신 성령님께서 참으로 끈기 있게 참아 주신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운가를 간증으로 들려준다. “그렇습니다. 주님 안에서,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친구’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저는 저를 죄에서 구해내 주시는 구주를 발견했고, 주님 안에서, 저는 다른 이의 도움 없이 더러움을 깨끗이 씻어 내고 양심이 주는 죄책감을 말끔히 지워 버리실 수 있는 하나님을 발견했으며, 주님 안에서, 저는 제 모든 사랑과 충성을 받으시기에 합당한 자신의 ‘절대적 군주’를 발견한 것입니다.”
오시고 또 오시고 계속해서 오셨던 주님을 마침내 영접한 필립 켈러는, 그 뒤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송축하며 “왜, 왜, 도대체 왜 주님께서는 애써 그런 수고를 하셨을까? 주님께서 나 같은 죄인을 자신에게로 이끌기 위해 왜 그렇게도 먼 발걸음을 하신 걸까? 주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완고함에서 돌아서라고 간청하시려고 내게 오시고 오시고 또 오셨을까?”라고 묻고는 이렇게 답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저의 친구셨기에 오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걱정이 되어서 오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눈에 띄게 드러나는 세상적인 성공과 수완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제가 멸망해 가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에 오신 것입니다. ‘살아 계신’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그런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세리들과 죄인들, 그리고 저를 포함한 죄에 빠진 모든 사람의 친구’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멸망해 가는 이들에게 오시고 오시고 또 오시는 자상한 분이십니다. 결코 우리를 나무라거나 비난하거나 혹평하려고 오시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더없이 아름다운 우정으로 둘러 친 울타리 안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려고 오시는 것입니다.”
마침내 필립 켈러는 다른 이도 아닌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서 자신의 친구라는 사실에 심적 부담을 느낌으로써, 저 옛날 비참한 줄도 모르고 거닐던 사악한 길들에서 돌이켜 주님의 놀라운 생명 안에 있는 밝고 새로운 길을 따라 주님과 동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그에게는 날마다 새롭고 풍성하게 주님께서 선사해 주시는 생명의 복된 나날이 펼쳐졌다고 한다.
주님과 늘 동행하고 대화를 나누던 저자의 책에서는 확실한 만족이 솔직하고 경쾌한 유머로 면면이 펼쳐진다. 그래서 내게는 글을 읽는 내내 ‘이분은 형제님이신데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존경심도 생겨났다. 책은 쉽게 술술 읽히면서 기분도 정말 좋게 고양되는데, 읽기에는 참으로 쉽지만 ‘이런 글을 어떻게 쓰셨을까?’를 생각해 보면 필립 켈러가 말한 “창조적인 사역”이란 말이 떠오르게 된다. 탁월하신 주님께서 겸손해진 필립 켈러를 부르셔서 독특하고 창조적인 사역에 도구로 쓰셨구나 싶다. 책의 페이지들에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일하고 바쁘게 사람들을 만나며 여기저기를 오가는, 그러면서도 성경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