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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칸의 죄로 가족까지 죽어야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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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9월호>

한승용 / 말씀보존학회 성경연구원



질문

「성경에는 아칸 한 사람이 범죄했는데 그의 가족까지 함께 처형당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칸이 범한 죄 때문에 왜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어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문의하신 내용은 성경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호수아가 사자들을 보내더라. 그들이 그 장막으로 달려갔더니, 보라, 약탈물이 장막에 감춰져 있고 은이 그 밑에 있더라. 그들이 장막 가운데서 그것들을 꺼내어 여호수아와 모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로 가져와서 주 앞에 놓으니라. 여호수아가 모든 이스라엘과 더불어 세라의 자손 아칸과 은과 의복과 금덩이와 그의 아들들과 딸들과 소들과 나귀들과 양들과 장막과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을 데리고 아콜 골짜기로 가져왔더라. 여호수아가 말하기를 “어찌하여 네가 우리를 괴롭게 하였느냐? 주께서 오늘 너를 괴롭게 하시리라.” 하고, 모든 이스라엘이 그를 돌로 치고 또 그들을 돌로 친 후에 불로 태우니라. 그들이 그 위에 큰 돌무더기를 쌓았더니 오늘까지 있더라. 그리하여 주께서는 그의 분노의 열화에서 돌이키시니라. 그러므로 그곳의 이름을 오늘까지 아콜 골짜기라 부르니라』(수 7:22-26). “아콜 골짜기”라는 이름의 유래를 보여 주는 아칸의 범죄 사건은 결국 그의 가족과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의 파멸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아칸의 범죄에 따른 심판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해석이 있는데, 그 첫째가 아칸의 자녀들은 사형을 당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범죄의 결과를 지켜보게 하려고 심판의 현장에 있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해석은 25절의 『그를 돌로 치고 또 그들을 돌로 친 후에 불로 태우니라.』라는 말씀에서 “그들”(them)은 “은과 의복과 금덩이”(24절)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해석은 아칸의 범죄 때문에 그의 가족이 몰살당한 것은 『범죄하는 혼은 죽으리라. 아들이 아비의 죄악을 지지 아니할 것이며 아비도 아들의 죄악을 지지 아니할 것이니 의인의 의는 그에게 있고 악인의 악도 그에게 있으리라.』(겔 18:20)라는 말씀에 위배되기 때문에 아칸의 가족이 죽었을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석들은 아칸 한 사람의 범죄로 인한 가족의 죽음이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해석자들 스스로 “피할 길”을 마련해 보려 한 것에 불과합니다.


아칸의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또 한 가지 해석은 아칸의 가족이 그와 “공모”했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칸의 죄가 아닌 그들 자신의 죄로 인해 불태워졌다는 다소 일리 있는 해석입니다. 아칸이 여리코 성에서 가져온 바빌론제 옷 한 벌과 은 이백 세켈과 오십 세켈 무게의 금덩이를 그의 장막에 숨겼을 때 그의 가족이 몰랐을 리가 없기 때문에 그의 가족이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몰랐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심지어는 아칸이 없는 가족을 누가 보살필까를 염려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가족의 생명도 함께 취해 가시는 자비를 보이셨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우리가 위와 같은 해석을 접할 때 주의할 점은 과연 성경이 그 점을 말씀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아칸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은 단순했습니다. 『주께서 택한 가족은 남자를 각각 불러낼지니라. 저주받은 물건과 함께 뽑힌 자는 그와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을 불로 태울지니 이는 그가 주의 언약을 어기고 이스라엘에서 어리석은 짓을 행하였기 때문이라』(수 7:14,15). 주님께서는 그분께서 택하신 가족과 그 가족의 성인 남자를 강조하셨고, 그 남자와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남자로 인한 그의 가족의 죽음을 명하신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를 달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남자(아칸)가 소유한 모든 것에 그의 가족을 포함시키셨고, 실제로 사형을 집행할 때에도 『세라의 자손 아칸과 은과 의복과 금덩이와 그의 아들들과 딸들과 소들과 나귀들과 양들과 장막과 그가 소유한 모든 것』(24절)을 아콜 골짜기로 데려왔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문맥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아칸과 그의 가족의 처형을 다른 관점, 곧 죄와 관련된 “성경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성경에는 어떤 사람의 죄가 그 죄와 무관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 아브라함이 잠시 그랄에 머무를 때의 일입니다(창 20:1). 그때 그랄 왕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그녀가 아브라함의 아내인 줄도 모르고 자신에게 데려갔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죄로 말미암아 아비멜렉은 물론, 그에게 속한 모든 자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창 20:3). 아비멜렉이 데려온 사라는 분명 남의 아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마음의 온전함과 손의 무죄함으로 그 일을 행했고, 하나님께서도 그 점을 인정하셨습니다(창 20:5,6).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아내를 모르고 데려온 일을 죄로 보신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자신을 속인 아브라함을 책망할 때 『내가 네게 무슨 죄를 지었기에, 네가 나와 내 왕국에 큰 죄를 가져왔느냐?』(창 20:9)라고 했는데, 이 점은 “간음에 근접한 것”도 큰 죄임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의 죄로 인해 그에게 속한 자들까지도 죽이실 것이라고 하신 것은, 죄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둘째, 다윗의 자식들도 아비 다윗의 죄에 영향을 받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다윗이 힛인 우리야의 아내인 밧세바와 간음하고 그녀의 남편 우리야를 죽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윗 집안에 칼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네가 힛인 우리야를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으며 암몬 자손의 칼에 그를 죽게 하였도다... 그러므로 이제 칼이 네 집에서 결코 떠나지 아니하리라... 내가 네 눈 앞에서 네 아내들을 취하여 네 이웃에게 주리니, 그가 대낮에 네 아내들과 더불어 동침하리라』(삼하 12:9-11). 우리는 이후 다윗 집안에 일어난 비극을 알고 있습니다. 암논이 압살롬의 누이 타말을 범한 일과 그 암논을 살해한 압살롬, 바로 그 압살롬이 아비인 다윗을 대적해서 일으킨 반역, 또 압살롬의 비극적 죽음 등 그 모든 것이 다윗 한 사람의 죄로 인해 일어났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들 외에도 아합 한 사람으로 인해 망해 버린 그의 집안사람들(왕상 21:21,22)과 바빌론 왕에게 항거한 시드키야의 죄로 죽임당한 그의 아들들과 유다의 고관들(렘 52:10), 다니엘을 고소했던 자들 때문에 함께 사자굴에 던져진 그들의 자녀들과 아내들(단 6:24) 등 성경에는 특정 인물의 죄가 그 죄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삼자들에게 영향을 준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인해 그 이후로 태어나는 모든 사람이 죄인으로 태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롬 5:12).

성경에서 말씀하는 죄의 특별한 영향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무고한 이들이 희생되는 일은 일상에서도 종종 목격됩니다. 일례로 택시 운전사나 열차 기관사의 잘못으로 사고가 나면 탑승객들이 다치거나 죽습니다. 자전거 경주에서 한 경주자의 탐욕으로 경주의 흐름이 끊어지자 함께 달리던 경주자들이 넘어져서 고통 속에 신음합니다. 평소 제방 관리를 허술하게 한 자들의 잘못으로 여름 장마에 둑이 무너지면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합니다. 도박에 빠진 가장 때문에 가족 전체가 거리에 나앉기도 하고, 누군가가 무단으로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에 파리가 들끓어 이웃 주민들이 난데없는 파리떼의 습격(?)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 위에도 사망이 군림하였으니 아담은 오실 분의 모형이라. 그 범죄와는 다르지만 그 값없는 선물도 그러하도다. 만일 한 사람의 범죄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다면 더욱더 하나님의 은혜와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이 많은 사람에게 풍성하였느니라』(롬 5:14,15). 성경은 아담 한 사람의 죄가 그의 모든 후손을 죄의 노예로 만들었다고 강조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그 자신의 선택은 아닐지라도 일단 태어나면 한 사람 아담의 죄의 영향하에 놓이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선물이 많은 사람에게 풍성하였다는 데 희망이 있습니다. 온 인류를 사망에 빠뜨린 죄로부터 인류를 건져내 주실 “한 사람”이 계시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의 영향력으로 온 인류가 살 수 있다면 세상은 바로 그 “한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그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한 사람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심판이 모든 사람에게 임하여 정죄에 이른 것같이,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의로 말미암아 값없는 선물이 모든 사람에게 임하여 생명의 의롭다 하심에 이르렀다는(롬 5:18)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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