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왕국의 “헌법”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9월호>

장준익 / 솔로몬성경연수원 강사


본 코너는 솔로몬성경연수원 교재들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으로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려 주신 지식의 보화들을 담고 있다.

마태복음 5-7장은 “산상설교”라 불리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으로 통치하실 왕국의 핵심적인 규범, 즉 “천년왕국의 헌법”이 제시되고 있다. 천년왕국은 물리적인 왕국인 “천국”과 영적인 왕국인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하에 동시에 실현되는 왕국이다. 그러므로 산상설교에서 제시하는 “천국”이 실제적으로 “천년왕국”에서 구현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헌법은 “전문”과 “조문”으로 구성된다. 전문에서는 헌법 제정의 역사적 과정, 목적, 헌법 제정권자, 헌법의 지도 이념이나 원리 등을 규정하고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호에 다루어진 “팔복”(마 5:1-12)은 천국이 “어떤 사람들이 복을 받는 왕국인지”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전문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이번 호의 내용 중 “땅의 소금,” “세상의 빛,” “천국에서 큰 사람,”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도 헌법의 이념이나 원리에 해당하므로 전문에 포함된다(마 5:13-20). 그리고 “살인에 관한 규례”부터는 구체적인 법률 규정이므로 조문에 해당된다. 이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자.

1. 너희는 “땅의 소금”이라(마 5:13) : 이스라엘은 왕국(땅)과 관련이 있으므로 “땅의” 소금으로 불린다. 그래서 그들의 행위에 따라 땅(세상)이 “복” 또는 “저주”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창 12:3, 말 4:6, 롬 11:12-20). 따라서 부패를 방지해야 할 그들이 맛을 잃고 스스로 부패하면 내버려져서 짓밟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고, 주 앞에 올바르게 행하지 않음으로써 이방인들에게 무수히 짓밟혔다. 이러한 일은 대환란 기간에도 반복될 것이다(계 11:2). 다만 그들이 온전히 회개하고 메시아께로 돌아와 온전한 왕국 백성이 되면, 그때 세상 민족들은 그들로 인해 복을 받게 된다(창 12:2,3). 하지만 교회는 결코 “땅의 소금”이 될 수 없다. 교회는 부패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별을 통해 분리되어야 한다(고후 6:14-16). 그와 동시에 소금으로 맛을 내듯 “적합한 말”을 함으로써 지체들을 세워 주고 늘 은혜가 넘치게 해야 한다(골 4:6).

2.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14-16) : 산 위에 있는 성읍은 주님께서 다스리실 성읍으로서(마 5:35, 시 122편) 모든 이들에게 드러나게 보여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 온전한 의로 다스리실 왕국에서 이방인들은 그분의 통치의 빛 아래서 주님께 영광을 돌릴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세상의 빛”으로서 그들의 선행을 나타내 보여야 하고(마 5:16), 그 빛을 본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에 계신 그들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빛”(요 8:12; 9:5)이시다. 그 빛을 받은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을 향해 “빛들을 비추는 자들”(빌 2:15)로서 어두움 가운데 헤매는 죄인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야 한다.

3. 천국에서 큰 사람(마 5:17-19) : “아버지의 뜻”(율법의 일점일획 : 예언된 모든 것, 눅 24:44)을 이루시려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스라엘에 “의”와 “구원”을 선포하셨다(시 40:7-10, cf. 골 1:25). 그러면서 자녀들이 왕국 법령인 주의 계명들, 곧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보다 더 뛰어난 의”를 행하도록 가르치셨는데, 이는 그들이 천국에서 큰 사람으로 불리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4.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마 5:20) : 산상설교의 핵심은 “의”(義)이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이 요구하는 의”를 완벽하게 지키고자 했던 “근본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이 지키라고 요구했던 “율법의 의”도 엄격한데, 천국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의 “의”가 요구된다. 심지어 마음에서 일어나는 악한 생각마저 “죄”라 단정하고 있는데(마 5:21,22,27,28), 이를 범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마태복음 5:21부터 천년왕국 조문, 즉 구체적인 법률 조항들이 제시된다.

1. 살인에 관한 규례(마 5:21,22) : 메시아 왕국에서는 자기 형제에게 “까닭없이” 노하거나 “라카”라고 하거나 “어리석은 자”라고만 해도 살인한 자가 받는 것과 동일한 심판을 받게 된다. 바울은 이 법을 어겼지만(고전 15:36, 갈 3:1), 지옥에 가지 않았다(롬 8:31-39, 딤후 4:18). 지금은 “은혜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2. 화해에 관한 규례(마 5:23-26) : 어떤 형제에 대해 갖고 있는 반감이 생각날 때 제단에 예물을 드리기보다는 그와 먼저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마 9:13). 대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하나님 안에서 맺고 있는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규례로서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쉽게 묵과되거나 용서될 수 없는 엄격한 법이다.

3. 간음에 관한 규례(마 5:27,28) : 율법보다 뛰어난 왕국 헌법은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간음으로 간주가 되는 엄격한 법이다. 성과 관련된 죄는 누구든지 쉽게 지을 수 있는 죄이기 때문에, 이 규례는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경건한 삶을 위해서 영적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말씀이다. 다만 이 시대에는 마음에 음욕을 품었다고 해서 지옥에 가지는 않는다.

4. 이혼에 관한 규례(마 5:31,32) : 신명기 24:1-4에 따르면 음행한 연고 외에 남편이 아내에게서 어떤 수치스런 일을 발견하면 이혼증서를 주어 내쫓을 수 있다. 그러나 왕국에서는 음행한 이유가 아니라면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 천국에서는 이혼당한 여자와 혼인하는 것조차 간음으로 규정한다. 참고로 신약 교회 시대에는 남편이 죽었을 경우 아내는 그 남편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기에 재혼을 할 수 있다.

5. 맹세에 관한 규례(마 5:33-37) : 율법에 따르면 주께 드린 맹세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 맹세가 되기 때문이다(마 5:33, 신 6:13). 반면에 천국에서는 맹세 자체가 금지된다. 왜냐하면, 하늘은 하나님의 보좌요, 땅은 하나님의 발판이며, 예루살렘은 위대한 왕의 도성이기 때문이다(직접적인 통치). 그러므로 왕국에서는 “예”나 “아니오” 그 이상으로 말하는 모든 것은 악으로 규정된다.

6. 용서에 관한 규례(마 5:38-42) : 율법은 악에 관한 한 그대로 응징할 것을 말씀하고 계신다. 하지만 왕국 헌법은 “악에 저항하지 말고, 오히려 맞은 뺨 외에 다른 뺨도 돌려 대고(cf. 요 18:22,23), 부당한 요구라 해도 들어주며, 구하거나 빌리고자 하는 자에게 손을 거두지 말고 오히려 주라”고 명령하신다. 왕국의 법은 이처럼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반면,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게 행하라는 지침을 준다. 이것은 로마서 12:17-20의 말씀에 따라 이 시대에 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보혈로 죄들이 이미 용서받았기 때문에, 누구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을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7. 사랑에 관한 규례(마 5:43-48) : 사랑할 대상에 대한 율법의 규정은 분명하다. 곧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는 미워하라”(마 5:43)는 것이다. 하지만 천년왕국에서는 이웃뿐만 아니라 “원수도 사랑해야 하고, 저주하는 자들조차 축복하며, 선하게 대하고, 기도해 주어야” 한다. 또한 “온전하라”(마 5:48)고 명령하셨는데, 이것은 “죄가 없는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어떤 요구를 충족시키는 온전함”을 말한다. 즉 하나님께서 태양을 비추시고 비를 내리실 때 모두에게 “똑같이” 주시는 것과 같이 “온전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수에게 선을 행함으로써 온전해져야 한다. 이것을 행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천년왕국의 헌법”이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