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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의 완악함은 하나님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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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8년 04월호>
Q 『출애굽기에는 하나님께서 파라오를 완악하게 하셨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셔서 그가 이스라엘을 내보내지 않은 것이라면, 그 일에 대한 책임은 하나님께 있는 것 아닙니까?』A 문의하신 질문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셔서 이집트의 노예 상태의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신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 백성에게 거부당한 모세를, 그 후 40년 뒤 불타는 가시덤불에서 만나신 주님은『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해 내고 그 땅에서 그들을 인도하여 아름답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즉 카나안인과 힛인과 아모리인과 프리스인과 히위인과 여부스인의 지역에 이르게 하려고 내가 내려왔노라.』(출 3:8)라고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신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압제를 눈여겨보시고, 모세를 파라오에게 보내시어 그분의 백성을 출애굽 시키시고자 광야에서 그를 만나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한 판단은 파라오와 관련하여 "처음부터" 부정적이었습니다.『...또 너, 곧 너와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이집트 왕에게 가서 그에게 말할지니 '히브리인의 주 하나님께서 우리와 더불어 만나셨나이다. 간구하오니, 우리로 삼 일 여정으로 광야로 나가도록 허락해 주소서. 우리가 주 우리 하나님께 희생제를 드리리이다.' 하라. 내가 확실히 아노니, 어떤 능한 손으로도 이집트 왕이 너희를 결코 가게 하지 아니할 것이나, 내가 나의 손을 뻗쳐 그들 가운데서 행할 나의 모든 이적들로 이집트를 치리니 그후에야 그가 너희를 가게 하리라』(출 3:18-20). 말하자면 주님께서는 어떤 능한 손으로도 이집트 왕이 이스라엘 백성을 결코 가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파라오는 그의 "의지적인 결단"으로 이스라엘을 가게 하지 않은 것인데, 출애굽기를 읽다 보면 오히려 그 일의 원인이 하나님께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모세가 파라오에게 가기도 전에 주님은 그분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시어 그가 이스라엘을 가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씀하기까지 하셨습니다.『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이집트로 돌아가거든, 너는 주의하여 내가 네 손에 준 그러한 모든 이적들을 파라오 앞에서 다 행하라.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리니 그는 백성을 가게 하지 아니하리라』(출 4:21).
참으로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로마서 9장에서는『그러므로 그분께서는 자비를 베푸시고자 하는 자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또 원하시는 자를 완악하게 하시느니라.』(18절)라는 구절 다음에,『그러면 네가 내게 "어찌하여 그분께서 여전히 잘못을 찾고 계시며 누가 그분의 뜻을 거역하였느냐?"라고 말하리라.』(19절)라는 말씀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극단적 칼빈주의자들은 이 말씀을 악용하여 파라오가 창세전에 멸망으로 예정되었다는 "예정론"을 가르치지만, 로마서 9장은 뒤이은 구절에서 그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결정적 단서 하나를 던져 줍니다.『하나님께서 그의 진노를 나타내시고 또 그의 능력을 알게 하시려고 멸하기에 합당한 진노의 그릇들을 심히 오래 참음으로 인내하시며』(22절). 문맥상 파라오는 "진노의 그릇들" 가운데 하나인데,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를 심히 오래 참음으로 인내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출애굽 때의 파라오를 곧장 멸하지 않으시고 심히 오래 참음으로 인내하셨고, 그러던 중에 하나님의 차원에서 파라오의 완악함과 관련된 "어떤 역사"를 이루셨던 것입니다. 바로 그 점을 알아내야만 주님께서 파라오를 다루신 그 일이 결코 불의하지 않으며, 주님이 전적으로 옳으셨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파라오의 마음은 "처음부터" 이스라엘의 주 하나님을 대적하여 완악했다는 사실입니다.『그후에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들어가 말하기를 "이스라엘의 주 하나님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나니 '내 백성을 가게 하여 그들로 광야에서 내게 명절을 지키게 하라.' 하시나이다." 하니 파라오가 말하기를 "주가 누구기에 내가 그의 말을 복종하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주를 알지 못하며, 또한 이스라엘로 가게 하지도 아니하리라." 하더라』(출 5:1,2). 여기서『주가 누구기에 내가 그의 말을 복종하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라는 말은, "나 파라오는 이집트에서 신으로 숭배받는 위대한 존재다. 내가 어찌 알지도 못하는 이스라엘 신에게 복종하겠느냐?"라는 뜻입니다. "나는 신이다. 나 외에는 다른 신이 없다. 주가 누구냐? 나는 그를 모르니, 모세와 아론 너희 둘은 내 앞에서 썩 물러가라!"는 것입니다.
이런 파라오를 주님께서 어떻게 다루셨는가가 지금부터 살펴봐야 할 중요한 대목입니다. 앞서 보았듯이, 파라오는 처음부터 자신 스스로를 완악하게 했습니다. 모세가 파라오 앞에서 이적들을 행한 것은 출애굽기 7장부터였기 때문에, 파라오의 완악함은(출 5:1,2)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따라서 모세가 파라오에게 가기 전에 주님께서 주셨던 다음의 말씀은, "출애굽 당시 모세가 열 재앙의 표적들을 행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실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네가 이집트로 돌아가거든, 너는 주의하여 내가 네 손에 준 그러한 모든 이적들을 파라오 앞에서 다 행하라.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리니 그는 백성을 가게 하지 아니하리라』(출 4:21).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파라오는 출애굽 때의 열 재앙들이(출 7-11장) 있기 전부터 완악해져 있었기 때문에(출 5:1,2), 파라오가 이미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굳힌 후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더 완악하게 하신 일은 또 다른 차원에서 해석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파라오가 스스로 완악해진 것은 "출애굽기 5:1,2"의 시점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후로도 그의 마음은 다음과 같이 지속적으로 "자기 스스로" 완악해집니다.『이집트의 마법사들이 그들의 마법으로 그렇게 행하니 파라오의 마음이 완악해져서』(출 7:22).『그러나 파라오가 한숨 돌리게 되자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출 8:15).『그러자 마법사들이 파라오에게 말하기를 "이것은 하나님의 손길이니이다." 하나, 파라오의 마음이 완악하게 되어』(출 8:19).『파라오가 이번에도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백성을 가게 하지 아니하더라』(출 8:32).『파라오가 사람을 보내니, 보라, 이스라엘인의 가축은 하나도 죽지 아니하였더라. 그래도 파라오의 마음이 완악하게 되어』(출 9:7).『파라오가 비와 우박과 천둥이 그친 것을 보고 다시 죄를 지어 그의 마음이 완악해졌으니』(출 9:34).
그리고 파라오가 이렇게 스스로 완악해지는 가운데 주님께서 그를 완악하게 하신 일이 몇 차례 개입됩니다.『주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시므로 그가 그들에게 경청하지 아니하였으니,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더라』(출 7:13).『그러나 주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으므로 그가 그들에게 경청하지 아니하였으니,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더라』(출 9:12).『그러나 주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시니 그가 그들을 가게 하지 아니하더라』(출 10:27). 종국에는 이집트의 첫태생들이 죽는 마지막 열 번째 재앙이 닥치게 되고, 하나님께서 파라오를 한 번 더 완악하게 하셔』서(출 14:4) 그와 그의 군대가 이스라엘을 뒤쫓아 왔다가 홍해에 수장되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요컨대 하나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신 것은, 그가 스스로 완악하게 된 뒤에, 또 계속 완악해지던 중에 개입하신 일이었을 뿐입니다. 주님께서는 스스로를 완악하게 하는 죄인의 마음을, 그분께서도 친히 완악하게 하시어 그 죄인이 재앙과 심판을 면하지 못하게 하는 일을 행하십니다. 하지만 반대로 파라오가 주님의 제안을 처음부터 수용했더라면, 주님께서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실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참고해 볼 구절은 시편 18편 말씀입니다.『주께서 자비로운 자에게는 주의 자비하심을 보이시고 정직한 자에게는 주의 정직하심을 보이실 것이요, 순결한 자에게는 주의 순결함을 보이시고 완고한 자에게는 주의 완고하심을 보이시리니 이는 주께서 고난받는 백성들은 구원하시나 교만한 눈은 낮추실 것임이니이다』(시 18:25-27). 처음부터 완고했던 파라오는 주님께서 재앙을 거두시면 그것을 악용하곤 했습니다. 재앙에서 한숨을 돌리고 나면 이전의 완악함으로 되돌아갔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간악함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인내를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진노의 그릇을 심히 오래 참음으로 인내하시면서 다루셨던 것인데, 파라오는 하나님으로 하여금 결국 인내의 한계를 느끼시도록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지녀야 할 자세에 관해 중요한 교훈을 던져 줍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자비롭고, 은혜로우며, 오래 참고, 선함과 진리가 풍성하며, 노하기를 더디 하고 매우 인자하신 분이지만(출 34:6, 욘 4:2), 그분의 인내와 오래 참음을 시험하는 것은 인간 자신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