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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스쿨의 신앙교육, 성경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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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11월호>

법원으로부터 미션 스쿨의 신앙교육이 위축되는 데 한몫할 수 있는 판결이 나와서 기독교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4년의 일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강의석 군이 “학내 종교 자유”를 부르짖으며 1인 시위를 하고 단식 농성을 했던 것은 언론의 조명을 받아 이미 사회에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사건 당시 강 군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이 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기독교 미션 스쿨인 서울 대광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고교 평준화 제도 속에서 강 군은 추첨식으로 그 학교에 배정되었다. 강 군은 우등생이어서 입학 당시에도 신입생 대표였다. 기독교 미션 스쿨인지라, 강 군은 신입생을 대표해 기독교 교육을 받겠다고 선서를 했다. 학교는 학생들을 매주 예배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했고, 수업을 예배로 대체하기도 했으며, 종교 과목을 두면서도 다른 대체 과목을 편성하지 않았고, 성경 읽기와 찬송가 부르기를 성적에 반영하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강 군은 1학년 때에는 “융통성 있게 살자”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기독교 교육과 예배 시간에 참여해, 앞장서서 손뼉치고 큰 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종교가 문제가 되었다면 다른 학교로 전학갈 수도 있었지만 그런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3학년 때는 학생회 활동에 뛰어들었는데, 학교는 미션 스쿨로서 건립 취지가 있기 때문에 학생이 교회에 다니지 않으면 학생회 간부 자격을 주지 않는 등 학생회 간부가 되는 데에도 신앙과 관련된 제한조건이 있었다. 강 군은 학생회장으로 취임하면서도 학교 교육방침에 따르겠다고 서약했다. 그러나 강 군은 학생회장으로서 활동하며 자신이 이전에 부당하다고 여겼던 것을 공공연히 표출하게 되었는데, 바로 “예배 선택권, 학내 종교 자유”를 외치며 1인 시위를 한 것이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학교장은 강 군에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도록 권고했으나 강 군은 거절했고, 학교 측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교에 등교하던 강 군을 시험 도중 불러내어 징계위원회의 제적(퇴학) 결정을 통보하고 퇴교 조치시켰다.
강 군은 학생 신분을 잃어 대학 원서를 제출할 수 없었으며,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꼼짝없이 1년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 변호사를 통해 “퇴학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했고 법원(서울북부지법)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판결 확정시까지 퇴학처분 효력을 정지한다.”는 판결을 빨리 내림으로써 강 군은 다시 학교에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강 군은 판결 이전부터 했던 단식 농성을 계속했고, 건강 악화로 가족들이 강제로라도 입원시키려 하자 집을 나가고 연락 두절 상태에 있기도 했다. 학교 측에서는 강 군의 건강이 위태로울 것을 염려하여 최대한의 양보를 하자는 제안 하에 전체 교사회의를 열고 강 군의 “예배 선택권”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국 강 군은 단식 46일 만에 학교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그후 학교장의 배려로 강 군은 서울대학교 수시 2학기 모집전형에서 법대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5년 서울대 법대생이 된 강 군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학내 종교 자유 문제”로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또 비로소 자신의 모교 재단인 대광학원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을 상대로 5천만 백 원(항소 시 고등법원에 배정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래는 학교 내에서 종교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거나 받았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하려 했지만, 강 군 외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그 사건의 판결이 이번에 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배기열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5일, “대광학원은 원고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좀더 세분하면 “신앙의 자유 침해”에 대해서 위자료 500만 원과 “퇴학 처분”에 대해서 위자료 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것이었다. 청구했던 액수만큼이 아닌 것은 학교의 취지에 동의했던 강 군의 선서와 서약, 강 군이 전학을 거절하는 등 강 군의 입장이 완전한 합리성이나 필연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고, 학교는 나름대로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재판부는 강 군의 입장에 손을 들어 주었고, 미션 스쿨인 학교는 건립 취지에 따라 시행했던 의무적인 신앙교육을 하기 어려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이번 판결의 영향은 크게 일고 있다. 학교 측은 ‘종교사학의 건학이념을 따라 당연히 할 수 있는 학내교육을 문제 삼은 부당한 판례’라는 입장으로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군과 비슷한 소송을 준비해온 학생·학부모·교사, 시민단체들은(중고교 3건, 대학 3건) 판결에 크게 고무되어 연대운동에 나섰다. 어떤 시민단체들은 “학내 종교교육 강요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모든 사태는 각 측의 잘못들과 부적절한 태도들이 엮어져서 기독교 교육을 조롱하는 결과를 얻어낸 마귀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교육부는 미션 스쿨들이 건학이념을 자유로이 수행할 수 없도록 모든 학교들을 고교 평준화 제도의 틀 아래에 엮어 넣고서는, 발생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종교 마찰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방안을 내놓지 않고 모든 책임을 학교로 돌렸다. 미션 스쿨은 학생의 입장에서 당연히 적법하게 반발할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그저 제도권 속에 틀어박힌 채 기독교 교육을 의무화하기만 함으로써 필연적인 마찰을 빚어냈다. 학생은 고집스럽게도 기독교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는 다른 길은 거부하고, 오로지 미션 스쿨을 뜯어고치는 데만 몰두했다.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교육부의 제도나 강 군의 태도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을 듯하지만, 그 문제들을 깊이 다루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교육부나 강 군의 행동은 세상의 법에 의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 군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라는 죄목은(롬 1:30) 『하나님의 심판』이 내려질 때에(롬 1:32-2:5) 크게 작용할 것이고, 그것을 정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다. 이것은 강 군 같은 사람들이 숙고해 볼 문제이며, 우리가 숙고해야 하는 것은 다만 마귀가 주관하는 세상 제도 앞에서 그리스도인들과 기독교 교육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그렇기 위해 재판부가 이 사회의 법에 기준하여 대광고등학교의 잘못을 밝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신앙의 자유 침해”에 대해서 - “종교단체가 선교 등을 목적으로 학교를 설립했더라도 공교육 시스템 속의 학교로 존재하는 한 선교보다도 교육을 1차적인 기능으로 삼아야 하고, 비록 학생들의 올바른 심성과 가치관을 심어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더라도 종교에 관해 학생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그쳐야지, 특정 교리와 의식을 주입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원칙적으로 학생의 신앙의 자유는 학교를 설립한 종교단체의 선교나 신앙 실행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며, 인격적 가치를 지닌 상위의 기본권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학생의 기본권이 보다 더 존중돼야 한다.”
2. “퇴학 처분”에 대해서 - “잘못의 내용이나 정도에 비해 징계처분의 내용이 현저히 중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됨이 명백한 경우 등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징계권의 남용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의 효력이 단순히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위법하게 징계처분 대상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이 돼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학교가 원고에 대해 퇴학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은 것 중 ‘담임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대해 반발하고 불순한 태도를 보였다’는 부분 이외에는 대부분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고,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부분도 학생 신분까지 박탈하는 퇴학처분을 한 것은 원고가 저지른 잘못의 내용이나 정도에 비춰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다.”
기독교 학교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학교의 선교의 자유보다 학생의 신앙의 자유를 더 중시한 판결의 개념 자체는 긍정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입장을 바꾸어 다른 종교에 속한 학교에 학생이 입학한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가치는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학생이 그 학교를 선택해서 간 것이 아니라는 점은 우리 나라 공교육 제도 속의 미션 스쿨이 잊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학생이 전학을 하여 홀로 낯선 환경에 떨어져야만 종교의 자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학교가 정당성을 잃는 것이다.
미션 스쿨 나름대로 고심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공교육 제도 속의 학교로 존재하는 한” 사회적 한계선을 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고 설득력도 없다. 그리스도인은 『주를 위하여 인간의 모든 법령에 복종』해야 하며 『위에 있는 권세자들에게 복종』해야 한다(벧전 2:13, 롬 13:1). 물론 더 높은 권위인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되는 무엇인가를 강요받는다면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행 4:19, 『하나님 앞에서 너희에게 경청하는 것이 하나님께 경청하는 것보다 더 옳은 일인지 판단하라』). 그러나 공교육 제도 속의 미션 스쿨에서 교육부의 방침을 어기고 학생들에게 신앙 교육 의무화를 시행하는 것은 그런 숭고한 경우에 적용하기에는 많이 미흡하다. 믿지 않는 청소년에 대한 복음 전파는 학교 성적이라는 이해 관계와 완전 별개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며, 또 본질상 그렇게 하는 것이 지극히 옳다. 미션 스쿨에서의 채플 참석의 의무화 역시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성경적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교회의 예배든, 학교의 채플이든 간에 하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라고 하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신앙이 억지로 만들어지고 인위적으로 자라나는 것인가?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미션 스쿨에 들어온 믿지 않는 청소년에게 제도적으로 믿는 사람의 신앙 활동을 의무화시키는 것이 건학이념이란 말인가? 모슬렘식 미션 스쿨이라도 되는가?
이번 판결과 관련해서 추첨식으로 학교를 배정하는 교육평준화의 제도적 모순에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며 판사가 “불공정 오판”을 했다고 비판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지만, 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을 강하게 고수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우산을 벗어 버리고 아예 제도권 바깥으로 나갈 수도 있었음을 고려할 때 학교 측의 정당성을 부르짖기는 역부족이다. 정체성을 띤 그리스도인의 길이나 정체성을 띤 기독교 학교의 길이나, 결국 세상 제도와는 온전히 함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의 수치를 짊어지고 진영 밖에 있는 그에게로 나아가자』(히 13:13). 세상 제도와 온전히 함께하려면 중요한 부분들을 양보하고 타협하며, 신앙적으로 어느 정도 변질되는 수밖에 없다.

대광고등학교의 강 군에 대한 “퇴학 처분”이 학교 입장에서는 건학이념을 고수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었겠으나 “사회 통념”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한 학생을 갑자기 대학 진학을 할 수 없는 신분으로 만든 것이니, 이 부분도 학교가 공교육 제도 속에 있었기 때문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기는 하다.
그리스도인의 실행의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지 “사회 통념”은 아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정체성을 가진”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사회 통념”에 관심이 별로 없는 단호한 자세를 가진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이름이 비방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양심과 이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대인에게나 이방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게나 아무도 거치는 자가 되지 말라』(고전 10:32).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너희가 미쳤다고 말하지 아니하겠느냐?』(고전 14:23) 『이 일에 조심하는 것은... 아무도 우리를 비난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 주 앞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정직한 일들을 하려 함이니라』(고후 8:20,21). 『비난받을 일이 없어야 하고』(딤전 3:2). 『외부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평판을 받아야 할지니』(딤전 3:7). 『이 소망 때문에 나 자신도 하나님과 사람 앞에 항상 거리낌이 없는 양심을 지니려고 힘쓰나이다』(행 24:16). 『외부 사람들에게 단정히 행하고』(살전 4:12). 『대적에게 비방받을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기를 바라노라』(딤전 5:14).
미션 스쿨인 학교 측에서 좀더 성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신중했다면, 그리고 제도권 속에서 문제가 안 생기기만 바라고 있는 안일함을 버리고 마귀의 공격에 대비하는 자세를 취했다면, 이처럼 기독교 교육이 전반적으로 조롱을 당하는 사태로까지 불거졌을까 싶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사람들과 단체들은 그 일의 막중함에 걸맞게 신중해야 한다. 미션 스쿨 - 믿지 않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가까이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의미 있는 터전이 아닌가. 이런 학교들이 철저히 주의하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이 또한 하나님 앞에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겠는가?
『죽은 파리들이 약제사의 향유에서 악취를 내뿜는 것같이, 조그마한 우매도 지혜와 존귀로 평판이 있는 사람에게 마찬가지니라』(전 10:1).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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