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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적 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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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0년 00월호>
성경에서 마귀는 예수 그리스도 다음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능력도 예수 그리스도 다음으로 가장 강력하고, 그가 점유하고 있는 부분도 막강하여 실로 성경의 많은 부분이 마귀와 연관되어서 할당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은 물흐르듯이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진행되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귀의 방해를 끊임없이 받는 가운데 지속되는 선과 악의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마귀는 항상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들의 대적자라고 불린다.성경에서 제시되는 마귀는 단지 하나의 악한 영향력 정도가 아니라 실제적인 인격체로서, 그의 역사는 아주 구체적이고도 치밀하다. 그가 불리우는 이름만 해도 사탄, 마귀, 비엘세붑, 벨리알, 용, 옛 뱀, 리비야단, 고소자, 멸망, 공중 권세의 통치자, 이 세상의 신 등 다양하다. 특별히 그가 이 세상의 신이라면 분명히 숭배받는 대상일테고, 또 통치자라면 막강한 권세를 가졌음이 분명하다. 그에게는 하나님의 통치를 대항할 만한 왕국이 있어, 하나님을 끊임없이 대적한다. 그래서 성경의 역사는 피로 물든 전쟁의 역사다. 하나님과 사탄, 하나님의 백성과 마귀의 백성, 성도들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와 마귀의 미혹, 이 땅에 대한 하나님의 다루심과 마귀의 찬탈, 예수 그리스도와 마귀의 큰 전쟁과 예수 그리스도의 궁극적인 승리, 이러한 것들이 바로 성경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큰 주제인 것이다. 성경은 처음부터 이 둘의 싸움으로 시작한다. 흔히 이원론적 구도라고 불려지기도 하는 이 선악 간의 대립의 구도는 성경의 가장 기본적인 구도이다. 성경은 이 구도로 진행되어 간다.
그러나 이원론적 구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은 그것이 마치 조로아스터교나 마니교 등의 이교도 이론이기 때문에 기독교적 사고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원론이라 하면 처음부터 선의 신과 악의 신이 별도로 존재하여 이 둘이 인간 세상을 놓고 싸우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고작이다. 또는 철학적으로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의 대립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또 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육체적인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이 되고 정신적인 것, 또는 영적인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 된다고 생각하므로 이것은 건전한 사고가 아니라고 평가한다. 처음부터 선의 신과 악의 신이 함께 시작했다고 보는 것 또한 기독교의 사고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반대로 사탄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므로, 성경은 오히려 일원론이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탄이 아무리 어쩐다 해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체이시니, 모든 것이 선한 구도로 일관된다고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들은, 이교도의 이원론적인 기원을 너무나 반대하다 보니 갖게 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성경적인 사고는 아니다. 왜냐하면, 우주의 기원 자체가 하나님과 사탄이 동시에 시작한 그러한 이원론은 아니라 할지라도, 성경은 선악의 구도만큼은 어떠한 이원론 이상으로 분명한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선악의 구도는 사탄의 타락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 타락한 사탄은 너무나 강력한 존재이다. 하늘의 천사 하나쯤이 타락해서 하늘에서 쫓겨나 인간 세상에 와서 산다 하는 정도의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타락하기 전에도 막강한 권세를 소유했던 자였다. 에스겔 28장에서 그의 원래의 모습을 알 수 있는데, 투로 왕으로 묘사되고 있는 그는 “완전한 규모와 충만한 지혜와 완벽한 아름다움을 이루었다.”고 말해진다(겔 28:12). 그가 얼마나 위대했는지는 그가 등장하는 순간에 모든 귀한 보석들로 장식되었고 북들과 관악기들로 팡파르를 받으며 나타났다는 묘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겔 28:13). 보통은 사탄이 타락하기 전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임무를 맡은 일개의 천사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그의 위대함은 사실 “기름부음을 받은 덮는 그룹”이라는 말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겔 28:14). 기름부음을 받았다는 말은 “그리스도”라는 말이며, 구약적 의미로는 “메시야”라는 말이다. 그에게는 왕처럼 권세가 있었고, 또 영적인 지고함이 있었다.
그렇게 위대했던 루시퍼이기에 그는 타락한 후에도 하나님을 대적할 만한 거의 절대적인 권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루시퍼가 타락한 후 지옥에 떨어져서 형벌을 받고 있다는 것은 밀턴의 실낙원 같은 이교도적인 신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는 셋째 하늘에서는 쫓겨났을지라도 여전히 둘째 하늘과 첫째 하늘에서 권세를 갖고 있다. 심지어 욥기에 보면 그는 여전히 하나님 앞으로 두려움 없이 나아가고 있다(욥 1,2장). 온 우주를 통틀어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대적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사탄 하나밖에 없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세력을 굳건히 하며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의 모든 역사는 하나님과 사탄, 선과 악, 의와 불의 등의 대칭 구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신정통치의 계획을 방해함
그렇다면 마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나님을 대적하는가? 항상 셋째 하늘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맞서 싸우는가? 항상 인간들의 마음 속에 죄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어 타락시키기만 하는가? 그가 하나님을 대적해서 펼치는 일은 실로 광범위하다. 그 일을 펼치기 위해 고안하는 그의 지혜 또한 매우 뛰어나다. 성경을 통해 그 다양한 예를 볼 수 있듯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계략에 넘어갔다. 그러나 우리는 마귀가 행하는 일들에 대한 여러 가지 양상들 자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의 큰 목적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 그의 큰 목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를 방해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그분의 신정통치 왕국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늘 위나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영육간의 피조물들 가운데 홀로 높임을 받으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피조물들을 그분의 원하시는 선하신 의도로 통치하기 원하신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완성되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왕국은 태초부터 계획되었고,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일을 진행시켜 오셨다. 사실 루시퍼가 기름부음 받은 것도 이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계획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가 타락하기 전까지는 인간 창조 이전 세계에서, 그 원초적 에덴이라는 하나님의 최초의 피조세계에서 아주 적절한 통치자였다. 그러다가 그가 타락하자 그는 그의 막강한 힘으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이 되어, 이후 하나님의 그 왕국 진행 계획을 낱낱이 방해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펼쳐놓으셨을 때 사탄은 그 세상으로 침투했다. 이것은 단순히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망가뜨리려는 그의 추한 본성을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이 땅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첫 사람 아담을 타락시킴으로 온 인류를 죄 가운데 집어 넣는다는 것을 알거니와, 또한 아담을 통해 땅을 다스리려는 하나님의 계획을 무너뜨리려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통해 시작되는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아름다운 인류를 통해 이 땅 위에서 그분의 신정통치를 이루시려 하셨다. 그래서 아담에게 최초로 하신 명령은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것이었다(창 1:28). 그러나 아담의 범죄로 하나님의 이 온전한 계획은 무너지게 되었다. 사탄은 일단 성공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하나님께서 그 인류를 더 이상 통제하실 수 없도록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린 인간들을 지속적으로 타락시켜 하나님을 반대하는 인류 문명을 만들게 하고(창 4:19-22), 노아 때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게 하였다. 여기에 범죄한 천사들이 이 땅에 내려와 땅을 더 혼란케 함으로써 사탄의 계획을 돕게 되었다(창 6:1-6).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온 인류를 멸망시키시고, 노아를 선택하시어 그로 하여금 마치 아담을 통해서 시작했던 것처럼 이 땅에 대한 신정통치를 다시 구현하려 하셨다. 그러나 사탄은 또 한 번 방해한다. 그는 노아를 술에 취하게 했고, 그 아들 함으로 하여금 그의 아버지에게 범죄케 하여,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의로운 신정통치를 이루시려 하는 것을 방해하고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함의 자손들을 통해 최초의 공식적인 인간 왕국이 세워졌으며(창 10:10), 그들을 통해 세상은 하나로 묶여지고, 급기야는 바벨탑을 건설함으로써 하나님께 대한 공식적인 반기를 들게 되었다(창 11장).
하나님께서는 이제 온 인류를 한꺼번에 다스린다는 계획을 조금 수정하시어,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을 통해 한 민족을 선택함으로, 그들을 통해 온전한 신정국가를 구현하고, 또 그 왕국을 통해 온 세상을 치리하시겠다고 계획하셨다. 하지만 이때도 사탄은 가만있지 않고, 아브라함의 씨를 대적하여 그들을 이집트의 노예로 전락하게 만든다. 하나님의 위대한 신정국가를 사탄의 왕국의 노예로 만듦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대적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위대한 능력으로 그들을 출애굽시키셨다. 그때 보이신 능력들은 사탄의 모든 역사들에 대해서 일일이 심판하시는 것이었으며, 동시에 사탄의 궁극적인 심판에 대한 예시까지 해 주신 것이었다. 하지만 사탄은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인지라, 광야에서 백성들을 범죄케 하고, 또 약속의 땅에 들어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예생활을 하게 만들었다(재판관기를 보라). 다윗과 솔로몬을 통해서는 참으로 하나님의 신정국가가 아름답게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 왕국은 위대했으며, 이방 왕국들은 이스라엘의 위대함을 보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양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옛 원수 사탄은 이때에도 그의 가장 즐겨쓰는 방법을 사용하여 그 왕국을 무너뜨린다. 그 방법은 하나님의 언약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사탄은 누구에게도 그의 영향력을 발휘하곤 하지만, 특히 하나님께서 그분의 역사를 이루시기 위해 선정하신 사람에게 더욱 접근한다. 이것은 단지 그 개인을 타락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그를 통해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전체적인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며, 그것으로 인해 자기 자신의 왕국을 구축하려는 의도로써,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자신을 대적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이처럼 하나님께 대한 사탄의 대적은 간접적이며, 하나님과 사탄은 이 땅을 전쟁터로 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싸우고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마귀의 공격을 당한다면 그것은 그 개인이 당하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을 향한 마귀의 대적임을 알아야 하며, 나 자신이 실패할 때에는 나 혼자만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실패를 안겨드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갈보리에서의 마귀
사탄이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대면해 싸운 것은 역사적으로 한 번 있었다. 바로 초림 때인데, 그때 하나님께서는 육체를 입으시고 그분의 피조 세계로 직접 내려오셨기 때문에 사탄뿐아니라 모든 영적 세력들의 이목은 이 땅에 내려오신 그분에게 집중되었다. 마귀는 처음 예수님이 어릴 때 죽여버리려고 헤롯을 충동질해서 베들레헴의 두 살 미만의 아기들을 죽이게 하더니(마 2:16),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자 시험을 함으로 그분의 계획을 저지하려 했다. 또한 자신의 종들인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종교지도자들을 통해 예수님을 지속적으로 대적하다가, 갈보리 십자가 위에서 결정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것은 우주의 창조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온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대적인 사탄이 일대 격전을 벌이는 전장이었다. 하늘 위나 아래 있는 모든 영적 존재들이 이 전장 주위에 둘러섰고, 그들은 모두 숨죽이면서 이 일대 격전을 보고 있었다. 이때의 상황을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말한다.『나를 의롭게 여기시는 이가 가까이 계시니 누가 나와 다투겠는가? 우리가 함께 서자. 누가 나의 대적인가? 그를 내게 가까이 오게 하라』(사 50:8). 사탄과 그리스도는 십자가라는 링 위에서 만났다. 그리고 다음 순간 사탄은 철저하게 패배하게 된다. 처음에 사탄은 그의 내리치는 강타로 그리스도께서 죽으시자 자신이 승리한 줄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심으로써 죽음의 세력을 가진 마귀를 멸망시키시는 것이었으며(히 2:14) 부활하심으로 그분의 승리가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그래도 그의 계획의 반은 성공이었다. 왜냐하면 하나님 자신에 대해서는 패했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해 이루려 하신 신정국가만은 철저히 파괴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스라엘은 마귀의 뜻대로 행하여 그들의 메시야를 거부했고, 그들에게 약속되었던 메시야 왕국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제 물질세계에서의 눈에 보이는 왕국은 더 이상 방해세력 없이 사탄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었다. 언약의 백성이 버림받았으니 더 이상의 약속은, 적어도 땅에서의 신정통치국가에 관한 약속은 빼앗아버린 것이다. 물론 그 약속은 완전히 취소된 것이 아니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온전히 성취될 것이지만, 사탄은 그것마저도 방해하려 한다.
그것과 더불어 사탄에게 남은 또 하나의 공격목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분의 영적인 왕국이다. 물리적인 왕국은 저 멀리 가버렸지만, 오히려 영적인 왕국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이후로 그분의 교회를 통해 점점 확장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제 사탄의 주 공격목표는 이스라엘보다 교회가 되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장차 신부가 될 존재가 아닌가? 사탄의 공격 대상이 더 커졌으니, 그의 책략이 더 교묘해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한 번 구원받은 사람, 즉 그분의 몸이 된 사람들은 절대로 그 몸에서 떨어뜨릴 수가 없는 것이다. 사탄도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니, 그와 같이 되지도 않을 일에 대해서는 쓸데없이 수고하지 않는다. 대신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태까지 변질시키고 타락시키고 배교하게 만드는 길을 택했다. 그렇게 함으로 그리스도의 몸의 구성원 자체를 빼 내오지는 못해도, 그 몸에게 상처는 많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몸을 대적하는 마귀
이것을 위한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죄를 짓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죄에 약하게 되어 있다. 아담이 타락한 이래로 육신은 죄와 연관되어 있다. 로마서 7:17,18은『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행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내 안에 (곧 내 육신 안에는,) 선한 것이 거하지 않는 줄을 내가 아노니...』라고 말한다. 옛 사람인 육신 안에 들어 있는 아담의 타락한 성품은 아무리 경건한 사람일지라도 거꾸러뜨릴 수 있다. 그래서 사탄은 육신만 적절하게 자극하면 죄를 짓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구원받지 않은 사람들이야 원래 마귀의 자식들이니까 그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지만, 구원받은 사람들도 죄를 짓게 되면 그는 “죄의 종”이 되어(롬 6:16) 궁극적으로는 사탄의 종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면 사탄은 그의 주인이 되어 그를 마음대로 관장한다.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죄란 처음에는 가볍다가도 돌이키지 않고 지속되면 그 사람을 망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탄의 다음 단계는 그리스도의 몸을 파괴시키는 일이다. 죄를 지은 사람이 교회의 지도자라면 교회가 파괴되는 것은 더 쉽다. 회중들 가운데 죄가 많게 되면 그 교회는 육신적이 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을 향해 외칠 수가 없고 구령할 수도 없다.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그리스도인들의 행태를 보고 그리스도를 거절한다. 그래서 죄를 지은 후 마귀의 영향력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죄를 자백하는 것이다. 성경은 죄를 자백하면 용서해 주신다고 말씀하고 있다(요일 1:9). 이것은 죄를 자백하는 순간 하나님과의 막혔던 교제가 회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더 이상 마귀의 지배를 받지 않고 주님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귀는 육신적인 사람들의 육신을 지속적으로 자극해서, 그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죄를 짓게 만들어 그리스도의 몸에 상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죄의 문제보다도 더욱 효과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파괴시키는 것은 거짓 교리를 침투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육신적인 죄들은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신앙심이 깊지 않은 사람들, 심지어 비그리스도인들도 기본적인 양심으로 분별할 수 있어서, 조금만 경각심을 갖는다면 육신적인 죄들이 교회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거짓 교리라는 것은 은밀히 들어와 누룩처럼 부풀려지기 때문에 분별하기가 어렵고, 다 부풀려진 다음에도 그것이 정상인 줄 알게 된다. 사실 도덕적인 영역보다 사탄의 더 큰 주 무대는 종교적인 영역이다.
대표적인 누룩이 바로 로마 카톨릭의 교리들이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단독 중보사역을 부인하며, 여러 우상들을 숭배하고, 세례를 통해 구원받는다고 믿는다. 이렇게 믿음으로 인해 그들은 열심히 믿지만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마귀는 종교심을 부추겨서, 마치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착각 속에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극단적 칼빈주의 또한 마귀가 심어 놓은 누룩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 창세 전에 선택된 자들만이 구원받는다고 믿도록 함으로써, 뻔히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지 못하고 여전히 교회놀이만 열심히 하게 한 후 고스란히 지옥으로 보낸다. 그들은 열심히 종교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혀 마귀에게 속는 줄도 모른다. 은사주의 또한 거대한 누룩이다. 방언을 하면 성령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여, 구원도 받지 못한 자들이 소리치고 난리치다가 지옥으로 달려간다. 행위로 구원받으려고 하는 것이나, 구원받은 사람들도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믿는 것 등도 역시 마귀가 뿌려 놓은 누룩으로서, 교회를 파괴시키는 주된 거짓 교리들이다.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때로 마귀는 한 영혼을 “포기”(?)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한 사람을 아주 기꺼이 헌신케 하고, 교회에 봉사케 하고, 모범적인 인격을 소유하도록 방해하지 않고 놔두고, 신학 대학에 보내고, 마침내는 유명한 목사가 되게 한다. 그리고 그동안 살살 뿌려놓은 거짓 교리들로 가르치게 하는데, 사람들은 그의 “훌륭한” 인격으로 인해 그의 거짓 교리들을 그대로 수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많은 교인들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도 있는데도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세상을 위한 일들을 하게 함으로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파괴시키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귀가 교회를 파괴시키는 가장 교묘한 방법은 자기 자신의 실체를 가리는 것이다. 이것은 마귀를 인격적인 존재로 믿지 않고 단지 악한 영향력 정도로만 믿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마귀가 어떤 사역을 하는지를 가려버리고, 마귀가 어떻게 그리스도를 대적하며, 어떻게 세상을 들어 쓰고, 또 앞으로 어떻게 현현하여 적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모든 것들까지 베일 속에 가려버리는 것이다. 마귀의 머리가 이미 부숴졌다느니 마귀는 십자가 사건 이후로 이미 힘을 잃었다느니 하는 말들도 마귀의 실체를 가려버리는 것이다. 특별히 후천년주의와 무천년주의의 교리는 마귀의 실체를 크게 가리는 교리들이다. 인간들의 힘으로 어느 정도 세상이 발전된다고 믿는 이들 교리의 특성상, 그들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통치자가 사탄인 줄 모르고, 그와 연합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 일하고 있는 사탄의 정체도 제대로 알지 못하거니와, 더욱이 미래에 나타날 적그리스도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그들은 마귀의 종이 되어, 앞으로 나타날 적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일을 주된 사역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적으로 적그리스도가 나타날 때 그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사탄은 바로 이들의 교세와 영향력들을 통해 교계를 휘어잡고 있다.
자, 이쯤되면 마귀는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그것은 2000년 전에 반쯤 성공한 것, 즉 하나님의 신정통치를 이스라엘로부터 제거한 그 일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 실제적으로 세워지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통한 이 땅의 신정국가는 완전히 포기하시고 교회를 통해 영적 왕국만을 번성케 하신다. 이스라엘은 완전히 버림받은 민족이다. 교회가 그것을 대신한다.’라는 거짓 교리를 아주 강력하게 심어 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초림 때에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의 메시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막았던 것과 같이, 재림 때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도록 주입시키는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왕국이 임하지 못하도록 “온 몸으로” 막는 것이다. 오늘날 교계의 모습은 너나할 것없이 모두 연합의 물결 속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자는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에서는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향한 마귀의 대적이 극대화가 됨을 말씀하신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힘과 지혜를 총동원해서 세상을 더욱 강력하게 미혹하고, 세상의 민족들을 모아서 예루살렘으로 진격할 것이다. 이것이 아마겟돈 전쟁이다. 그것은 십자가 이후에 마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발악이며, 가장 강도 높은 전쟁이다. 하지만 십자가에서 그분의 피로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그분의 날카로운 말씀의 칼로 사탄의 머리를 산산이 부수고 멸망시키실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 마귀와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도 멸망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세세한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논하기로 하자. 여기서는 단지 사탄이 어떤 존재인지, 그가 하나님을 어떻게 대적하는지, 또 그의 일들을 하는 가운데 어떻게 사람들을 사용하는지 등에 대해서만 살펴 보았다. 사탄의 대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머리가 성성한 채로 우리에게 달려 온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대적이다. 우리가 사탄의 온갖 계략으로부터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신뢰함과 동시에 성경에서 보여지는 사탄의 모습을 분명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가 마귀의 모습을 분명히 알 때, 우리는 더욱더 주님만을 신뢰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은 그를 이길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게되기 때문이다. 사탄의 거대한 역사를 간파하고 올바로 대처하자.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 승리를 안겨드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