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신학논단 분류

“모국어 성경”으로 전파되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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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8월호>

한승용 / 킹제임스성경신학교 교수



필자가 막힘없이 읽어 나갈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다. 고등학교 때 대학입학 시험용으로 일본어를 잠깐 공부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 기본 알파벳인 가타가나와 히라가나도 뇌리에서 지워진 지 오래다. 영어는 대학에서 전공했음에도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읽으려고 하면 막히는 부분들이 있어서 한국어처럼 술술 읽지 못한다. 이런 나에게 “당신의 최종권위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한국어로 된 <한글킹제임스성경>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나의 영어 실력을 비난하지 말라. 나는 복음도 한국어로 전해 들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일 때 한국어로 영접했다. 그 뒤 한국어로 된 <한글킹제임스성경>이 없었더라면 나의 구주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중 재림과 교회의 휴거, 대환란, 그리스도의 심판석, 어린양의 혼인식, 지상 재림, 천년왕국, 큰 백보좌 심판과 영원 세계에 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어로 된 <한글킹제임스성경>이 없었더라면 이 악한 현 세상에서 성도로서 소망을 갖고 인내하는 법도 몰랐을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수많은 성경의 약속들에 관해 철저히 문외한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자고로 한국어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그분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해 오신 유일한 언어이다. 영어는 내가 <한글킹제임스성경>의 진리를 깨닫는 데 있어서 참고한 이차적 언어에 불과했다.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막힘없이 술술 읽지 못하는 것이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이 나라 전국 각지에 성경대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지만, 우리 가운데 영어 성경을 원어민처럼 읽고 깨닫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또한 우리의 영어 실력을 탓하지 말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영어 성경을 원어민처럼 읽고 깨달을 수 있는가?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면서도 영어 <킹제임스성경>이 자신의 최종권위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우습고 어리석은 이가 없다. 영어 <킹제임스성경>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최종권위일 뿐이다.


놀랍게도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6천여 개이다. 하나님께서 온 땅에 하나의 언어와 하나의 말만 있게 하셨을 때(창 11:1) 사람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죄를 범했고, 하나님께서는 그 죄에 대한 심판으로 하나의 언어를 서로 다른 언어들로 분리시켜서 민족들을 “그들의 언어에 따라” 온 땅에 흩어져 살게 하셨다(창 11:6-9). 지금은 그 언어가 6천여 개라는 것이다. 성경에는 “백성과 민족들과 언어들”(단 3:4), “민족들의 모든 언어”(슼 8:23), “각 족속과 언어와 백성과 민족”(계 5:9)과 같은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언어가 민족들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창세기 11장에서 흩어진 사람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결집해서 국가를 이루었고(창 10:5,20,31), 그 언어들을 기준으로 민족과 나라로 불리게 되었다(단 3:7,29; 4:1; 5:19; 6:25; 7:14, 계 10:11; 11:9; 13:7; 17:15). 하나님께서 이처럼 언어들로 사람들을 분리시켜서 그들끼리 모여 살게 하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찾게 하시려는 그분의 은혜였다. 『또 하나님께서는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피로 만드시어 온 지면에 살게 하시고 미리 계획하신 시기와 그들이 거주하는 경계를 정하셨으니 이는 주를 찾게 하려 함이라. 사람들이 하나님을 감지하려 하면 만나리니 그분은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아니하도다』(행 17:26,27).


위와 같은 현실에서 모세가 파라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그는 이집트어를 사용했다. 히브리인들에게는 히브리어로 선포했다. 요나가 니느웨 사람들에게 주의 말씀을 전달할 때는 당연히 앗시리아어로 했을 것이다. 빌라도가 갈보리 십자가에 『이 사람은 유대인의 왕이라.』(눅 23:38)라는 명패를 달았을 때 그는 그것을 당시 국제 공용어인 헬라어로만 만들지 않고 라틴어와 히브리어로도 만듦으로써 유럽인(야펫, 헬라어)과 아프리카인(함, 라틴어)과 아시아인(셈, 히브리어)에게 “유대인의 왕”께서 처형되셨음을 알렸다.


또한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천하 각국에서 예루살렘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사도들은 그들이 태어난 곳의 “고유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다. 『그때 이 소문이 퍼지자 무리가 함께 모여 혼란이 생겼으니 이는 각 사람이 자기 나라 말로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라. 그러자 그들이 모두 놀라고 이상히 여겨 서로 말하기를 “보라,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 각 사람이 우리가 태어난 곳의 고유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단 말인가?』(행 2:6-8) 이때 당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파대인과 메데인과 엘람인과, 메소포타미아, 유대와 캅파도키아, 폰토와 아시아, 프루기아와 팜필리아, 이집트와 쿠레네에 가까운 리비아의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에서 온 타국인들, 즉 유대인과 유대교로 개종한 자들과 크레테인과 아라비아인들이었고, 그들은 『우리의 언어로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을 말하는 것을 듣고 있도다.』라고 말했다(행 2:9-11). 당시 공용어가 코이네 헬라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 자신이 태어난 곳의 고유 언어로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게 하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모국어”로 그분의 말씀을 들려주셨다.


모국어 성경은 그 성경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권위를 갖는다.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그리스도인들은 <한글킹제임스성경>을 믿음과 실행의 최종권위로 삼고, 바로 그 성경에서 가르치는 진리를 공부하여 전파한다. <한글킹제임스성경>과 영어 <킹제임스성경>이 가르치는 진리는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피터 럭크만 박사가 저술한 진리의 서적들을 한글로 번역하여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간혹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 진리가 있는데, 이런 경우 럭크만 박사는 뭐라고 했을까?


“당신이 독일 사람들이나 그리스 사람들에게 <루터성경>이나 헬라어 <표준원문>의 말씀을 전파할 때 그들이 그들의 독일어 본문들과 헬라어 본문들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 즉 당신이 영어 본문에서 발견한 것들을 그들에게 가르쳐 주라. 당신이 그들의 본문들을 고치거나 그것에서 결점을 찾거나 오류들을 지적하는 따위는 당신이 할 일이 아니다. 단지 성령님께서 ‘원본과 같은 영어 성경’[킹제임스성경]으로부터 당신에게 알려 주신 중요한 것들을 그들에게 알려 주라. 만일 그들의 번역본이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번역본”(reliable translation)이라면... 그 번역본은 당신이 영어 본문으로부터 얻은 그 진리를 증거할 것이다.” Peter S. Ruckman, “Why God Dumped the Greek for the English,” Bible Believers’ Bulletin, (Pensacola, Fla.: Bible Baptist Church), Vol.22, No.11(November, 1998), pp.12,17.

말하자면 럭크만 박사는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을 다른 모국어 성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면 된다고 했다. <한글킹제임스성경>도 하나님의 말씀이고 영어 <킹제임스성경>도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그 어떤 모국어 성경에서 진리를 얻게 되더라도 다른 언어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려 주면 되는 것이다. 특정 언어로 번역된 성경의 우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심히 잘못되었다. 각 언어의 민족에게 주신 말씀을 서로 비교하며 차별하는 것은 또 하나의 우상 숭배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기에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믿음과 실행의 최종권위로 삼았던 럭크만 박사는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 성경에서 어떤 진리가 발견되었을 때 그 진리를 알려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창세기 2:19과 관련해서 「“아담”은 “붉은 갈색”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구상의 대다수 인구가 왜 갈색이나 붉은 갈색, 혹은 누런 갈색인지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라고 했다. 창세기 2:23과 관련해서는 「“여자”(woman)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자궁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영어 역시 구조적으로 “womb”와 “man”이 합쳐진 형태이다(“b”는 생략되고 “m”은 중복이라 하나가 줄어듦). 히브리어로는 “이쉬”(Ish, 남자)와 “이샤”(Isha, 여자)로, 한 철자만 다르다. 그래서 여자는 “여성인 사람”(she-man), 즉 자궁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했다. 창세기 9:20과 관련해서는 「노아는 “농부”였다. 여기에서 “농사”라는 말이 나왔는데(대하 26:10), 그 의미는 “포도원을 경작하는 사람,” 혹은 “땅을 일구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처음 언급된 문맥에서 이 용어는 히브리어로 “이쉬 하아다마”(흙의 사람)이며, 그 문맥은 부도덕함, 남색, 벌거벗음, 술 취함, 저주, 종 등과 관계되어 있다. 이런 것들은 민수기 6:3,4의 “금지된 열매,” 즉 포도와 연관된 것들이다.」라고 했다. 창세기 21:31에 대해서는 「히브리어로 “맹세한다”는 말은 “일곱”이라는 말과 유사한 말이다(30절).」라고 했고, 창세기 24:63에 대해서는 「이 말에 대한 히브리어 단어 수아흐는 묵상하면서 “기도하는 것,” 혹은 “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앞장을 통해 보건대, 이삭은 분명히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아직까지 슬퍼하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상은 <럭크만 주석성경>에서 발췌함)


럭크만 박사의 책에서 위와 같은 예들은 비일비재하다. 각 민족의 고유 언어로 번역된 성경은 그 민족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거기서 알게 된 진리를 전파하면 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매이지 아니하』므로(딤후 2:9) 말씀은 영어에만 매이지 않고 각 민족 고유의 언어로 주어짐으로써 진리가 전파되는 것이다.




“마지막 날에(요 12:48) 원어 성경은 헬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과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심판의 표준이 될 것이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의 영어 리셉투스[영어 <킹제임스성경>]는 당신[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심판의 표준이 될 것이다.” Peter S. Ruckman, The Inspiration of the Bible, Theological Studies, (Pensacola, Fla.: Bible Baptist Bookstore, 1988), Vol.15, p.20.


우리는 언젠가 하나님께 최종적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불려 나갈 곳은 백보좌 심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심판석』(고후 5:10)이다. 그때 우리는 히브리어 성경도 아니고, 헬라어 성경도 아니고, 영어 성경도 아닌 <한글킹제임스성경>을 근거로 심판받게 될 것이다. 이 한글로 된 성경에 주어진 명령대로 『각자 자기가 행한 것에 따라, 자기 몸으로 행한 것들을』 판단받게 될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일만 마디의 알지 못하는 방언으로 말하기보다는 차라리 나의 지각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여 나의 말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기를 원하노라.』(고전 14:19)라고 했다. 한국인이 자신의 지각으로 할 수 있는 그의 말은 “한국어”이다. 우리는 바로 그 모국어로 다른 사람들을 가르쳐서 진리를 전파해야 한다(딤후 2:2). 복음을 전파할 때도,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때도, 성경에 주어진 다양한 진리들과 약속들을 가르칠 때도, 예배하고 찬양하고 기도할 때도 우리는 그 모국어 성경을 근거로 실행해야 한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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