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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底本)부터 잘못된 한글 성경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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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8월호>

장준익 / 킹제임스성경신학교 강사



성경 번역은 그 성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믿음과 지식과 실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그 성경이 출간된 국가의 영적 상황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성경은 바른 저본으로부터 바른 번역 원칙에 의해 번역되어야 한다. 변개된 저본으로는 아무리 잘 번역해도 저본의 변개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호에 이어서 한글 성경들의 저본들에 관해 알아봄으로써, 저본이 잘못된 그 성경들이 그리스도인들의 믿음과 실행의 최종권위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로마카톨릭과 합작한 에큐메니칼 성경 <공동번역성서>(1977)


<공동번역성서>의 신약은 카톨릭 측에서 백민관, 허창덕 신부, 개신교 측에서는 박창환, 정용섭, 김진만, 이근섭 등이 번역하여 1971년 부활절(4월 11일)에 출간되었고, 구약은 선종완 신부, 문익환 목사, 곽노순 목사 등이 번역하여 1977년 부활절(4월 10일)에 외경과 신약 개정판과 함께 출간되었다.
개신교와 로마카톨릭이 합작한 <공동번역성서>에 관해서는 그 출간 배경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제2차 바티칸 공회에서 로마카톨릭은 개신교와의 연합을 도모하기로 하였고, 성경의 신구교 공동번역을 권장하기로 했는데, 이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일환이었다. 교황청 기독교일치증진국의 1966년 보고서 내용 중에 “성서공회와의 협력”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이것이 교황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일임을 알 수 있다. 그 보고서는 「교황은 성서사업에 있어서 바티칸 제2공회가 정한 하나님의 계시에 관한 헌장에 따라서 비카톨릭계 성서공회와 협조하는 문제를 기독교일치증진국에 의뢰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결국 <공동번역성서>의 발간은 교황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성서공회와 카톨릭 전문가들이 1964년과 1967년에 공동으로 회합하여 이 문제를 토의 연구한 결과를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실행위원회와 교황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세밀한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으나 번역 이전에 이미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원칙적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배경하에서 소위 <공동번역성서>가 번역, 출간된 것이다. 이것은 성경의 바른 의미를 보존하는 것이나 바른 성경을 보급하는 것, 기존 성경의 오류를 개선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로마카톨릭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된 일이었다.


<공동번역성서>의 구약 저본은 키텔의 히브리어 성경이며, 신약은 1966년에 출간된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헬라어 신약성경(GNT) 1판인데, 이것은 로마카톨릭과 개신교의 성경 번역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변개된 신약성경이다. 키텔의 히브리어 성경은 2판까지는 바른 본문을 담고 있지만 3판(1937년)부터는 변개된 본문이다. <공동번역성서>는 키텔의 히브리어 성경 3판 이후의 변개된 원문에서 번역된 것이며, 또한 변개된 <칠십인역>을 따라 번역된 부분들이 많으므로, 바른 저본에서 올바로 번역되어 보존된 성경이 가지는 정확성과 권위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II
<표준새번역>(1993년), <표준새번역 개정판>(2001년)


<표준새번역>은 대한성서공회가 <개역성경>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대한성서공회는 이미 1967년에 <신약전서 새번역>을 출간한 바 있지만 기독교계에 수용되지 못했었다. <표준새번역>의 구약은 강사문, 김갑동, 김의원, 김이곤, 민영진, 박준서, 박철우, 손석태, 윤영탁, 이군호, 이양구, 임태수, 정규남 등이 번역했으며, 신약은 김창락, 박형용, 서중석 등이 번역했다. 소위 젊은 세대를 위해 현대어로 번역했다고 하지만 본래의 뜻을 저버리고 수많은 왜곡된 표현과 자유주의 신학의 전시장이 되어 그 변개의 정도는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자라나는 젊은 세대를 오히려 영적으로 죽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표준새번역>과 <표준새번역 개정판>의 구약은 구약 히브리어 성경본(BHS, 1967년/1977년)을 사용했고, 신약은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헬라어 신약성경(GNT) 3판(1983년)을 사용했다. 이것은 판본의 연도만 다를 뿐 <개역성경>이나 <공동번역성서>와 똑같이 변개된 저본에서 번역되었다.


III
개역성경을 또다시 개정한 <개역개정판>(1998년)

<표준새번역>이 번역, 출간되고 5년 후인 1998년에는 1961년판 <개역성경>을 신약에서 12,823곳, 구약에서 59,889곳, 총 72,712곳이나 수정하여 내놓은 <개역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것은 개역성경을 공동번역성서(1977년)나 표준새번역(1993년)으로 대체하고자 한 대한성서공회의 여러 시도들이 실패하자 선택한 또 하나의 성경 변개였다. <개역개정판>이 7만 군데 이상을 수정했으나 여전히 변개된 성경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개정”이 변개된 저본인 신약 헬라어 성경본(UBS 4판)과 구약 히브리어 성경본(BHS)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바른 번역은 물론, 바른 개정 또한 올바른 저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성서한국>(43권 4호)에 의하면 <개역개정판>은 1983년 9월 12일부터 개정 및 감수 작업을 하여 1997년 6월 28일에 그 작업을 마쳤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한성서공회는 <표준새번역>을 번역하고 출간하면서 동시에 <개역개정판>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대한성서공회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인 최종권위로 생각하지 않고, 취향에 따라 골라 읽는 책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준다. 즉 <표준새번역>을 <개역성경>을 대체할 최선의 성경으로 번역, 출간한 것이 아니고, 실패할 수도 있는 또 하나의 성경으로 생각하며,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다른 대안으로 <개역개정판>을 준비 중이었다는 것이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의 저본에 관하여 「우리말 성경 번역 과정을 보면, 1911년 구역과 1938년의 개역성경을 번역과 개정하는 과정에, 영어 개역성경(RV, 1885)의 저본이 되었던 그리스어 본문인 팔머의 옥스퍼드판 그리스어 성경(1881), 텍스투스 리셉투스 및 흠정역(KJV, 1923, 14판), 네슬의 그리스어 본문, 긴즈버그의 히브리어 구약성경, 영어개역 성경(RSV)과 한문대표자역본과 미국표준역(ASV), 미국개역본, 개역 일본어 신약전서(1917, 1922) 등을 주로 보았으며, 기타 라틴어, 독어, 불어, 현대 영어역 등 여러 역본들이 참고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에서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의 저본 목록에 헬라어 <표준원문>과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끼워 넣어 마치 보존된 성경도 저본으로 활용한 것처럼 적어 놓았으나, 실제의 번역물인 <개역성경>은 보존된 원문을 반영하여 번역되지 않았다. 즉 헬라어 <표준원문>과 영어 <킹제임스성경>을 저본 목록에 넣은 것은 형식이었을 뿐, 실제로는 참고 자료에 불과했던 것이다.


<개역성경>을 변개된 저본을 통해 번역한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판>의 개정에 대해서는 아예 「이번 개정 작업에 신약 헬라어 성경본(UBS 4판)과 구약 히브리어 성경본(BHS)을 참고로 하여 바로잡았다.」라고 기술함으로써, 완전히 변개된 저본을 기준으로 개정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대한성서공회는 바른 저본을 통해 성경 번역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성경들 외에도 <현대인의 성경>(1977년)은 네슬의 헬라어 신약성경(NTG)과 영어 리빙바이블에서 번역되었으며, <현대어성경>(1978년/1991년)은 영어 리빙바이블과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헬라어 신약성경(GNT) 1판에서 번역되었고, <표준신약성서>(1983년)는 네슬의 헬라어 신약성경(NTG) 25판에서 번역되는 등 한글 성경들은 모두 변개된 성경을 저본으로 사용했다.


대한성서공회 민영진 전 총무는 “사실을 말하자면... 각국 성서공회는 신약 번역의 대본으로서 당대에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헬라어 신약성경(GNT)이나 네슬의 헬라어 신약성경(NTG)과 같은 비평적 편집을 선택할 뿐입니다. 대한성서공회도 여기서 예외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번역자들은 히브리어 본문의 비평적 편집에 관한 전문가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번역 원본 선정 문제에 관해서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가 번역자들에게 제공하는 참고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한성서공회가 그동안 마치 자신들이 바른 저본을 선정하고 올바른 번역을 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것처럼 기독교계를 속여 왔다는 뜻이 된다. 바른 저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그들 마음대로 번역하고 개정하며 돈벌이를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해 보존하신 히브리어 구약성경은 야곱 벤 하임의 <맛소라 원문>이며, 헬라어 신약성경은 에라스무스로부터 엘지버에 이르기까지 편수된 <표준원문>이다. 이 두 성경을 영어로 완전하게 전수한 성경이 <킹제임스성경>이다. 이 땅에도 하나님의 섭리적 역사로 바른 성경인 <한글킹제임스성경>이 번역된 지 올해로 29년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바른 저본에서 올바로 번역된 <한글킹제임스성경>으로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야 한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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