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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과 불결의 법 (레위기 11 - 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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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07년 08월호>
레위기 11-15장은 정결의 규례를 다루는 내용이다. 10:10에서 『그래야 너희가 거룩한 것과 거룩하지 않은 것, 불결한 것과 깨끗한 것 간의 차이를 구별하며』라고 말씀하신 것, 곧 “불결한 것과 깨끗한 것 간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에 대한 자세한 규정인 것이다. 크게 네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음식에 대한 규례(11장), 산모에 대한 규례(12장), 문둥병에 대한 규례(13-14장), 유출병에 대한 규례(15장)이다.이것은 도덕적인 죄를 다루는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정결(깨끗함)이란 도덕적 정결이 아니라 의식적 정결을 말한다. 하지만 이 역시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반영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도덕적인 죄가 아니라고 해서 아무것이나 행해서는 안 되었다. 그들의 모든 행위들은 율법 의식들로 구별되었다. 이 모든 법들에는 하나님의 성품, 즉 그분의 거룩하신 성품이 반영되어 있다(레 11:44).
1. 음식에 대한 규례
음식에 대한 규례는 크게 두 종류로 제시된다. 첫째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문제, 둘째 짐승들의 시체를 만지는 문제이다. 먹는 것과 연관해서는 땅의 짐승, 물고기, 조류 등에 대해 각각 불결한 짐승과 정결한 짐승을 제시하고 있으며, 만지는 것과 연관해서도 불결한 짐승의 사체와 정결한 짐승의 사체를 만졌을 때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 먹는 문제
땅의 짐승 가운데 먹을 수 있는 짐승과 먹을 수 없는 짐승에 대한 구별은 굽이 갈라진 것과 되새김질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즉 굽도 갈라지고 되새김질도 하는 것이 정결한 짐승이다(11:3). 하지만 이 둘 중 하나만 해당되는 짐승들은 불결하다. 예를 들어 낙타는 되새김질은 하나 굽이 갈라지지 않았으므로 불결하고, 돼지는 굽이 갈라졌으나 되새김질을 못하므로 불결하다.
물고기에 대해서는 민물과 바닷물에 상관없이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이 먹을 수 있는 동물이다. 따라서 장어나 오징어 같은 것들은 불결한 음식이다.
조류에 대해서는 짐승들에 대해 말하듯이 날짐승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몇 새들을 금지 조항으로 제시해 주실 뿐이다. 주로 독수리 같은 맹금류들을 비롯해 몇몇 새들이 금지되었다. 특이한 것은 곤충들을 가리켜서도 “조류”(fowl, 20절)라고 말한다는 사실인데(11:20-23), 이것들에 대해서는 새들과는 달리 금지 조항이 아니라 허락 조항들을 제시해 주신다. 메뚜기 종류를 비롯해 몇몇 곤충들인데, 이 조항에 어긋난 것은 먹으면 안 된다.
이러한 규정은 이방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규정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왜 이런 짐승들을 금하거나 허락하셨는지 그 이유에 대해 해석하곤 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위생학적 해석”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본성이 사랑이시기 때문에 인간의 건강에 해로운 것들을 배제시켰다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깊은 바다에서 사는 많은 것들이 식용에서 제외되었는데, 그런 고기들은 광야에 있는 이스라엘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서 잡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런 음식들을 이스라엘까지 가져올 경우 저장 기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해석이다. 본문에는 위생에 대해 어떤 암시도 발견할 수 없다. 또한 이스라엘은 지중해 해안가에 자리잡은 나라라는 것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 율법은 단지 광야 생활을 위한 규정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규정들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기서 불결한 짐승들은 단순히 먹을 수 없다는 것 정도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그런 것들을 “가증하다”고 말씀한다(10,13,23절). 이것은 정확히 하나님의 도덕적 성품이 반영된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과 연관해서 엄격하게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돼지는 신약에서도 더러운 짐승으로 제시되며(마 8:31, 눅 15:15), 거짓 선지자를 상징하기도 한다(마 7:6, 벧후 2:22). 또한 이 부정한 짐승들은 이방인들이 생활과 제의(祭儀) 가운데 활용하던 것들이기도 하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분리라는 기본적인 성별의 관점으로 본다면 정결과 불결의 차이를 좀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들 중에는 주로 맹금류들을 금지시키셨는데, 이는 피흘리는 동물들이다. 성경에서 피는 중요하기 때문에 피흘리는 동물들을 불결하다 여기시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규정들은 정결한 짐승을 부정한 짐승들에서 분리하듯이 이스라엘이 이방인들로부터 스스로를 성별해야 한다는 영적 원리를 제시한다.
(2) 사체를 만지는 문제
사체를 만지는 것이 금지된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불결한 짐승들이다(11:24). 그러나 이 경우에는 먹는 것을 금하는 것보다는 다소 완화된 규정을 제시해 주신다. 왜냐하면 사체를 치우는 등, 어쩔 수 없이 만져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그 사람은 불결하게 되나, “저녁까지”(11:27) 즉 일시적으로만 불결하게 된다. 그들은 옷을 빨면 되고(11:28), 그 사체가 어떤 물건에 닿게 된 경우 기본적으로 물로 빨아야 하나 그릇들은 깨뜨려야 한다(11:32,33).
그러나 먹을 수 있는 짐승들의 경우에도 죽은 사체들을 만지는 자들은 불결하게 된다. 그들도 역시 옷을 빨고 저녁까지 불결하게 된다.
2. 산모에 대한 규례
여자가 아이를 낳게 되면 불결하게 취급된다. 하지만 언뜻 보면 이것은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아이를 낳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축복”으로 언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게 되면 남자 아기를 낳은 경우에는 7일 동안, 여자 아이를 낳은 경우에는 14일 동안 불결하게 된다(12:2,5). 그리고 정결의 날들이 지난 다음에는 정결례를 위해 제물을 바쳐야 한다(6,8절). 어린 양 한 마리는 번제물로, 어린 집비둘기나 산비둘기 한 마리는 속죄제물로 바친다. 만일 가난한 경우에는 번제물로 어린 양 대신 비둘기를 바칠 수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피의 유출”과 연관시켜서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피를 흘리게 된다. 15장에서도 유출병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피의 유출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이는 “육체의 생명이 피에 있다.”는 말씀과도 연관된다(레 17:11).
정결케 되는 날들에 대해서도 “피의 정결”이라고 말씀한다(12:4). 때문에 그녀가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속죄제를 드리라고 말씀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 아기를 낳은 경우는 33일, 여자 아기를 낳은 경우는 66일을 정결의 날들로 지키라고 하셨을 때, 그것은 또한 “그녀의 병약을 인한 격리의 날들”(12:2)이라고 말씀한다. 아이를 낳은 여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볼 수 있는 구절이다.
여기서 그 여인이 “불결하게 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악하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하나님의 규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거룩한 일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전에 들어갈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이다(12:4). 이는 음식에 대한 규정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3. 문둥병에 대한 규례
여기에서 문둥병이라는 것은 오늘날 나병이라고 말해지는 것보다 좀더 광범위한 피부병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 문둥병에 대해서는 다른 정결 규례보다 좀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정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13장은 문둥병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14장은 문둥병이 치유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규정도 단순히 질병에 대한 것이므로 그 자체가 도덕적인 법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규정이 말하는 바가 “죄와는 무관한 의식적인 부정”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문둥병은 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문둥병은 죄에 대한 상징으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문둥병은 그 사람과 이웃과 심지어 의복과 집에도 감염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처리 방법 또한 죄의 오염에서 철저히 분리시키시려는 하나님의 의도를 잘 보여 준다.
문둥병과 연관해서는 제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환자의 의심되는 질환을 보고 문둥병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며, 문둥병이 확실한 경우에는 격리시키고, 또 문둥병에서 깨끗해졌을 때에는 그를 위해 희생제를 드려야 한다.
이 경우 제사장의 역할이 강조되었다고 해서 제사장이 의사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제사장은 이 모든 경우에서 그 병의 치료에 대해서는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제사장의 역할은 그 환자를 격리하여 질병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죄의 오염에서 성도들을 지키시려는 하나님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기본적으로 세상의 죄들을 용서해 주셨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돌이키지 않은 죄인의 경우 그를 격리시키신다. 교회도 교회의 성결을 위해 회개하지 않는 경우 누룩을 제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성도들은 죄의 오염이 있는 곳에 다가가서는 안 된다. 죄는 급속하게 퍼지기 때문에 그 근처에 가지 않는 것 자체가 성별이다.
그러나 제사장이 피의 희생제를 드림으로 치유를 선포하는 것에 대해서는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피로 죄인들을 용서하셨고 그 용서를 선언하셨기 때문이다. 아무리 질병에서 나았다 할지라도 제사장이 선포하지 않으면, 즉 깨끗게 하지 않으면 그는 깨끗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회중 가운데서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문둥병자가 정결하게 되기 위해서는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주홍색 실과 우슬초를 가져와야 한다(14:4). 제사장은 새 한 마리를 흐르는 물 위 질그릇 안에서 잡고, 백향목과 주홍색 실과 우슬초에 그 피를 묻혀서 그 환자에게 일곱 번 뿌린다. 살아 있는 새에게도 피를 묻히고 들판으로 풀어 준다. 이 경우 죽임당한 새는 “우리의 범죄함을 인하여 드려지신” 그리스도를, 들판으로 놓임받은 새는 “우리의 의롭게 하심을 위하여 다시 일으켜지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롬 4:25). 또 흐르는 물이 생명의 성령을 상징한다면 질그릇은 인성을 가지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예수님께서 죽으신 것은 그 몸을 제물로 바치신 것이다. 또한 우슬초는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정결케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시 51:7).
드려지는 제사는 화목제를 제외한 모든 제사이다(14:12,19,20).
12절에서는 “속건제”가 나오고, 13장에서는 속죄제물과 번제물이 제시되며, 19,20절에서는 속죄제, 번제, 음식제사가 나온다. 하지만 화목제는 제시되지 않는다. 이는 문둥병이 죄와 연관된 질병이기 때문이다. 속죄제와 속건제가 제시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이것 때문에 문둥병자가 실제적인 죄를 지어서 징계받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것은 모형론으로 다루는 것이 더 합당하다.
4. 유출병에 대한 규례
유출병에 대해서는 피의 유출이 주로 다루어지지만 피가 아닌 경우도 있다.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몸에서 어떤 체액이 빠져 나올 때 그것은 불결한 것이다.
크게 네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첫째는 질병으로서의 유출이다(15:2-15). 이것은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본문은 지속적으로 “...는 자” “그”(he)라는 표현을 써서 남성의 유출병임을 말해 주고 있다. 남성의 경우는 정상적인 피의 유출은 없으며, 임질 등 어떤 잘못된 병일 수 있다. 둘째는 남성의 씨가 분출되는 것에 대해 말하고(15:16-18), 셋째는 여성의 정상적인 월경에 대해 말하며(15:19-23), 넷째는 여성의 비정상적인 피의 유출을 말한다(15:25-30).
이 모든 경우에 있어서 그들은 불결하며, 이들뿐 아니라 이들을 만지는 사람, 이들이 닿거나 앉은 물건들도 동일하게 불결하게 된다. 11장에서 불결한 짐승들에 대한 규례와 같이 유출병으로 인해 불결하게 된 자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적용된다. 즉 저녁까지 불결하며, 그 물건들을 물로 씻고, 질그릇 같은 경우는 깨뜨리는 것이다(5-12절 등).
하지만 희생제를 드리는 것은 두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질병으로 인한 남자의 유출병에서 깨끗게 된 경우(15:13-15)와 질병으로 인한 여자의 유출병에서 깨끗게 된 경우(15:28-30)이다. 나머지 두 경우는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죄와 연관되지도 예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더러운 것이기에 불결하게 취급되기는 한다. 질병에 대해서는 죄의 예표와 연관된다.
이때 드리는 희생제사는 문둥병의 규례가 아니라 산모의 규례에 따라 드려진다. 산비둘기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가져와 한 마리는 속죄제물로. 한 마리는 번제물로 드린다. 이들은 7일을 헤아린 후에, 8일째에 희생제를 드린다. 또한 유출이 있는 여인과 동침한 자는 7일 동안 불결한데(24절), 정상적인 동침으로 저녁까지 불결한 것(18절)에 비하면 분명히 다르게 취급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규례는 피와 씨의 중요성을 다룬다. 피에는 생명이 있고, 씨는 인간의 근원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실 때 그 “씨”에 대해 매우 강조하셨다(“아브라함의 씨”). 그러므로 이러한 규례는 단순히 위생상, 혹은 도덕상 중요한 일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중요한 규례였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 씨 자체가 구별된 백성이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말한다면 그리스도인들도 그 씨 자체가 구별되었다. 씨가 구별되었다는 말은 출생부터가 다르다는 말인데,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영적 출생을 하여(거듭남) 세상 사람들과 구별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육신적 출생을 통해서는 전혀 구별되지 않았다. 어디에 사는 누구라도 육신적 출생 때문에 하나님 앞에 차별받는 사람은 없다. 오직 유대인만이 육신적 출생으로 인해 구별된 백성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구원받았을 때 우리는 성령으로 태어난 것이고, 그 새로운 출생이 우리를 구별시켰다. 이 출생으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이방인에게서 구별되었듯이 우리 또한 이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즉 성별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