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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필사본”에 의해 보존된 신약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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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11월호>

장준익 / 킹제임스성경신학교 강사



성경 보존에 관하여 언급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리가 있다. 그것은 “영감”이 “보존”을 보증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성경에 영감만 주시고 보존하시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애초에 왜 보존하시지도 않을 성경에 영감을 주셨는가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성경을 영감으로 기록하셨다”는 사실이 곧 “성경을 보존하신다”는 사실을 보증하게 되는 것이다.


성경의 영감을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을 인간이 저술한 책으로 보기 때문에 보존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성경이 필사되는 과정에서 삭제, 첨가, 대체 등이 일어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성경의 영감을 믿는다고 말하는 신학자들 중에서도 보존을 믿지 않는 자들이 많이 있다. 성경이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성경 말씀은 믿으면서도, 성경을 보존하시겠다는 말씀은 믿지 않는 “선별적 믿음”을 가진 이 신학자들은, 믿음이 있는 척하지만 타인들을 속이기 위해 성경을 믿는 척할 뿐 사실은 성경을 믿지 않는 자들이다. 왜냐하면 성경을 영감으로 기록하셨다고 말씀하신 바로 그 하나님께서 성경을 보존하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주의 말씀들은 순수한 말씀들이라. 흙 도가니에서 단련되어 일곱 번 정화된 은 같도다. 오 주여, 주께서 이 말씀들을 간수하시리니 주께서 이 세대로부터 영원토록 그것들을 보존하시리이다』(시 12:6,7).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리라』(마 5:18).


신약성경은 그것이 보존된 방식이 구약성경과 달랐다. 구약성경은 레위 지파 출신의 제사장들이라는 특별한 그룹이 그들만의 보존 방식에 따라 필사하여 보존했지만, 신약성경은 그렇지 않았다. 신약성경은 그 정경에 어떤 책과 서신서를 포함시킬지를 결정하는 권위 또한 구약의 제사장들처럼 특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 주어지지도 않았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성전 휘장이 찢어졌을 때(마 27:51) 구약의 제사장들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음을 알고 있다. 이로써 신약 교회 시대에는 별도의 제사장 계급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는데,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제사장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벧전 2:9, 계 1:5,6). 바로 이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신약성경을 보존하는 데 쓰임받은 것이다.


성경 보존의 교리는 1646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안에 처음으로 선언되었다. 그 전에는 그 교리가 신조나 신앙고백의 형태로 선언된 적이 없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하나님께서 영감으로 기록하시자마자 그분의 특별한 보호하심과 섭리로 모든 시대를 통해 순수함이 유지된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은 권위가 있다. 그러므로 모든 논쟁에 있어서 교회는 최종적으로 신구약 성경에 호소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 보존의 교리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처음으로 시작되거나 소개된 것은 아니다. 성경 보존의 교리는 성경 그 자체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 확고하게 믿어 왔던 믿음의 기초였다. 성경 보존에 관해 언급할 때,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실 외에는 최초의 원본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데, 최초의 원본들은 기록된 이후 몇 년 되지 않아 마모되어서 없어졌고 그 말씀의 권위가 필사본에 그대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성경 보존은 원본이 기적적으로 보존되는 것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필사본들의 정확성이나 어떤 하나의 필사본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원문비평학자 알프레드 마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필사본들 중에 어떤 것도 그 자체로, 절대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이는 하나님께서 어떤 필사자의 무오성에 의존하시는 것이 아니라, 필사본들 안에 있는 무오한 단어들에 의존하시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성경이 단지 어떤 하나의 필사본을 통해서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필사본 전통에 따라 널리 분산된 필사본들을 통해서 보존된다는 의미이다. 실수가 포함되어 있는 하나의 필사본이 생겨났다 해도, 다른 필사본들과 비교함으로써 그 실수들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고 쉽게 바로잡힐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보존된 필사본들은 그 본문이 서로 올바르게 일치하게 된다. 이 점은 성경 보존에 있어서 올바르게 보존된 필사본을 어떻게 판별하는가의 문제를 명확하게 해 준다. 이렇게 바른 필사의 전통에 따라 보존된 필사본들을 “전통 원문”이라 부르는데, 이 전통 원문은 “다수 필사본”을 이루게 되었으며, 비잔틴 제국 기간(A.D. 312-1453) 동안 사용되었기에 “비잔틴 원문”이라고도 불린다.


전통 원문은 신약 시대 초기부터 올바른 성경으로 사용되었으며, 헬라어를 사용하는 교회들에게 영감으로 기록된 원본과 동일한 권위를 지녔다. 반면 변개된 필사본들이 발견될 때는 회람이 중단되었거나 폐기되었다. 이렇게 회람이 중단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바티칸 사본”과 “시내 사본”이다. 이런 사본들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모되지 않고 남아 최근에 발견된 것들이다. 그러나 순수한 필사본들과 그 필사본들의 필사본들은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사용되었기에 마모되어 없어졌으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후대의 것이지만 오히려 최초의 원본을 온전히 전수한 “다수 필사본들”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경을 보존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분명히 성경 안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신학대학의 교수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씀을 섭리적인 방법으로 보존해 오셨다는 점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늘날의 근본주의자들과 원문비평학자들 대부분은 단지 최초의 원본만이 오류가 없고 권위가 있다고 하며, 필사본들과 번역본들에는 오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이 학자들은 오래된 필사본일수록 원본에 근접한 필사본이라는 잘못된 기준을 제시하면서, 다수의 필사본들이 가진 권위와 정확성을 무시하도록 가르치며 가장 오래된 필사본을 근거로 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그들의 기준에 따라 제시한 필사본이 바로 4세기의 필사본인 “시내 사본”과 “바티칸 사본”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다수 필사본과 다수 필사본을 통해 편수된 헬라어 <표준원문>을 열등한 것으로 취급하려 한다.


오래된 필사본들이 오래되었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원본에 근접하거나 원문비평학적으로 우월하지 않다. 오래된 필사본의 우월성을 주장하면서 변개된 “시내 사본”과 “바티칸 사본”을 가장 우월한 필사본으로 제시하는 성경 변개의 대표 주자 커트 알란드조차도 가장 오래된 필사본인 “파피루스 47”에 관한 평가에서 「파피루스 47(P47)은 필사본들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며, 요한계시록의 전체 또는 거의 전체 본문을 담고 있지만 확실하게 가장 우월한 필사본은 아니다.」라고 기술한 바 있다. 그러므로 소수의 오래된 필사본들이 최초의 원본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후대까지 지속적으로 회람되고 필사되어 온 다수 필사본들이 최초의 원본을 보존한 것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오래된 필사본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자들은 성경 번역본을 출간할 때, 소위 “절충 본문”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그들은 절충 본문에 관하여, “어느 한 필사본이나 어느 한 계열의 필사본들만을 존중하지 않고, 특히 여러 필사본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는 ‘그들 자신이 보기에 더 올바른 본문’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을 선택해서 ‘절충’된 본문을 구성한 다음 그것을 저본으로 번역본을 만들었다.”라는 식으로 말한다. 결국 필사본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 편수자 마음대로 본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오래된 필사본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자들 중의 하나인 메츠거는 개정표준역(RSV)과 신개정표준역(NRSV) 초판, 카톨릭판, 영국판, 카톨릭 영국판, 이렇게 5개의 번역본을 출판했으므로, 그에게는 5개의 “절충 본문”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중에서 어떤 “절충 본문”이 “가장 올바른 본문”인가? 여기에 더하여 우리는 이 “절충”이라는 말의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메츠거가 전체 필사본들의 99%에 해당하는 “다수 필사본”보다는 전체에서 1%도 안 되는 “소수 필사본”의 본문을 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소수 필사본”을 대표하는 사본이 바로 “시내 사본”과 “바티칸 사본”이다.


도널드 웨이트(Donald A. Waite) 박사는 파피루스 필사본 88개 중 13개(15%)는 절충 본문에 부합하고, 75개(85%)는 <표준원문>에 부합하며, 대문자 필사본 267개 중에서는 단지 9개(3%)만이 절충 본문에 부합하고 258개(97%)는 <표준원문>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소문자 필사본 2,764개 중에서는 23개(1%)만 절충 본문에 부합하고 2,741개(99%)는 <표준원문>에 부합하며, 성구집 필사본 2,143개는 100% 모두 <표준원문>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신약성경 필사본 5,262개 중 단지 45개(1%)만이 절충 본문에 부합하고 나머지 5,217개(99%)는 <표준원문>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다수 필사본을 기반으로 편수된 <표준원문>과 소수 필사본을 주로 반영한 “절충 본문”에 관한 올바른 진실이다! “절충 본문”이라는 속임수에 속지 말고, <표준원문>이 섭리로 보존된 바른 신약성경 원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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